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 정화 스님이 풀어 읽으신 《신심명》
《신심명》(信心銘)은 중국 선종(禪宗)의 3대 조사인 승찬(僧璨) 스님(?~606)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선불교의 핵심 경전입니다. 짧은 한문 시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지만, 선(禪)의 궁극적인 경지와 수행의 지침을 가장 명확하고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 이후 동아시아 선불교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경전입니다.
‘신심명’이라는 제목의 뜻은 참된 믿음을 마음에 새기는 글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서 ‘믿음’은 외부의 신이나 절대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 본래 마음이 바로 부처’라는 확고한 깨달음의 믿음을 의미합니다.
북드라망은 지금 이 《신심명》을 정화 스님께서 풀어 읽으신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2년 전 《반야심경》을 풀어 읽으셨던 것처럼 《신심명》 원문에 대한 번역과 함께 그 안에 담긴 뜻을 정화 스님 특유의 과학 언어로 풀어 주고 계신 책입니다. 특히 《신심명》은 철학적 잠언처럼 압축된 텍스트라, 정화 스님의 이 같은 풀이가 이 책을 파악하고 공부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정화 스님은 교정을 여러 번 보시는데요, 이 교정을 수정할 때마다 스님께 직접 가르침을 받는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한 자 한 자 공들여 쓰시고 고민해 고치신 것이 분명한 글자들을 잘 보고 수정해 가면서, 제 마음에 들끓던 일상 속 번뇌가 차츰 가라앉는 것을 느낍니다. 문장으로 표현된 가르침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번 숙고하신 흔적이 고스란히 그 안에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간 정화 스님의 책을 총 7권 작업했습니다. 적지 않은 양입니다. 책을 내갈수록 노년의 스님께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누고자 써 내려가신 글들이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불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 같은 중생에게도 서서히 물드는 가르침이, 정화 스님의 책에 있습니다.
《신심명》의 내용 전체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구절은 바로 첫 구절인데요, 至道無難 唯嫌揀擇(지도무난 유혐간택), 뜻을 풀자면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다만 이것저것 가려 집착하지만 않으면 된다”입니다. 우리가 진리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이것은 좋고 저것은 싫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라며 끊임없이 마음속으로 분별(간택)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분별로 우리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요. 끊임없이 나누는 이 마음을 경계하면,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되면, 우리도, 우리 본래의 성품으로 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몇 분만이라도 분별 없는 마음에 들게 하는 책, 정화 스님이 풀어 읽으신 《신심명》을 기다려 주세요. 곧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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