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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노래

[지금 이 노래] 초여름에 듣는 기분 좋은 4분― Goodbye April의 ふたりのBGM

by 북드라망 2026. 5. 8.

초여름에 듣는 기분 좋은 4분― Goodbye April의 ふたりのBGM 

정승연(『세미나 책』 저자)

 

 


장르, 국적, 시대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는 것의 장점은, 그러니까 그것은 스트리밍 시대가 열리면서 '생겨버린' 장점인데, 때때로 '왜 이런 곡을 나에게?' 싶은 '추천'이 일상적으로 뜬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내 애플 뮤직과 코부즈의 '홈'에 들어찬 곡들의 목록은 도무지 일관성이 없다. '최근 플레이'부터 '발견'까지 그 어떤 일관성도 없이 이 음악, 저 음악이 다 뜬다. 그래서 매번 스트리밍 서비스에 처음 가입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그럴 때마다 어쩐지 뿌듯한 기분마저 느끼곤 하는데, 왜냐하면 그런 일관성 없음이 어떤 분야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도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최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악'은 여러 예술분야 중에 특히나 극한의 산업화가 일어난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의 모든 음악은 커녕 음악예술의 문법을 혁신한 중요한 작품들 조차도 모두 들어볼 수가 없다.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몇가지 일들을 제외한 모든 일을 작파하고서라면 몰라도 말이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천시스템은 그런 현대의 음악 생산 체제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음악’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져 간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여전히 나의 영웅은 지미 헨드릭스나 핑크 플로이드 같은 그야말로 오래된 ‘고전’ 밴드이거나, 너바나 같은 좀 더 최근(?)의 밴드들이다. 그래서 ‘추천 시스템’이 없으면 새로운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다. 점점 클래식이나 재즈로 플레이리스트가 굳어져 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같은 곡을, 다른 사람이 수없이 반복하면서 조금씩 다르게 연주하는 걸 듣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하달까?

그런 중에 2010년대 후반쯤, 그러니까 마흔이 막 될 무렵 ‘추천’과 함께 극적으로 열린 감상의 세계가 있었으니 일본 음악이 그것이다. 정확하게는 80-90년대, 온 세계의 돈이 일본으로 모이고 일본은 그 돈을 스튜디오 장비, 자동차, 애니메이션 등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던 시절 녹음된 일본 음반을 듣는 게 아주 재미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웅 목록에 새로운 인물이 올라오는 일은 없었다. 그냥 주구장창 듣는 분야 하나가 더 생겼을 뿐. 그래서였을까? 그렇게 일본 음악들을 한참 듣다보면 애플뮤직이 비교적 최신곡에 해당하는 일본음악을 추천해줄 때가 있다. 오늘 소개하는 곡이 그것이다. 4인조 시티팝 밴드라고 하는데 음악만 들어서인지 나는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계절에 이런 음악이 한결 더해주는 청량감 같은 게 몹시 좋을 때가 있다. 가령 운전을 하거나, 산책로를 걸을 때 청명한 날씨를 만끽하면서 듣는 (제목 그대로의) BGM이랄까?

그럼에도 여전히 지나치게 사운드가 가볍고, 가사는 별 고민 없으며, 뮤직비디오에 감도는 허망한 이미지들이 좀 썰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지만, 이건 그냥 BGM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기분좋은 4분이면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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