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세상에서 정신을 붙드는 법
― 마빈 게이(Marvin Gaye)의 What's happening brother
정군(세미나책 저자)
연일 바다 건너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이 마음이 영 뒤숭숭하다. 우리도 '미친' 대통령을 가져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려 2026년에, 그것도 미국에서 공권력이 시민을 둘이나 살해한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더 놀라운 건 사태 이후 미국 정부가 내놓은, 자신들이 한 일은 법집행 방해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공식 반응이었다. 사고도 아니고, 적절한 대응이었다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이상 국가 간의 총력전은 없을 것이라는 감각을 끝장내버렸고, 한국에서의 계엄령은 민주화 이전으로의 후퇴는 불가능하다는 믿음을 끝내버렸다.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는 사태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전쟁이 벌어지고, 선진국에서 시민이 경찰에게 살해 당하는 일이 벌어지다니. 도무지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어떤 선線이 계속해서 뒤로 밀리는 느낌이다. 하나의 세계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냉정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옛날 음악들을 뒤지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안심이 되기도 한다.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아닐지라도, 내가 꽤 안정적이라고 믿었던 바로 얼마 전의 세계도 처음 만들어질 때에는 지금처럼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불안정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고, 지금은 가능성이 희박한 듯 보이지만 결국엔 괜찮아질 거라는 (어쩌면 헛된) 희망을 품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빈 게이의 1971년 앨범 <What's going on>에 수록된 What's happening brother가 그런 곡이다. 마빈 게이는 Motown 역사상 최초로 사회적 메시지를 가사에 담은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마빈 게이의 그러한 전회는 스티비 원더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아마 마빈 게이가 없었다면 <Innervisions> 앨범 같은 명작은 안 나왔을 것이다.
노래 속에서, (아마도) 베트남 전쟁에서 돌아온 사람이 '전쟁은 지옥'이고, '돈은 빡빡'하다고 말하고, '무슨 좋은 일'이 없는지 묻는다. 그러니까, 반세기 전과 비교해 세상은 어쩌면 별로 안 달라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렇게 세상이 불안정하고 미친 것처럼 보일 때 일수록 좀 더 넓은 시야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야 간신히 미치지 않고서 살 수 있으니 말이다.
Hey baby, what'cha know good
I'm just gettin' back, but you knew I would
War is hell, when will it end,
When will people start gettin' together again
Are things really gettin' better, like the newspaper said
What else is new my friend, besides what I read
Can't find no work, can't find no job my friend
Money is tighter than it's ever been
Say man, I just don't understand
What's going on across this land
Ah what's happening brother,
Oh ya, what's happening my man
Are they still gettin' down where we used to go and dance
Will our ball club win the pennant,
do you think they have a chance
And tell me friend, how in the world have you been.
Tell me what's out and I want to know what's in.
What's the deal man, what's happening
What's happening brother Ah what's happening brother
What's happening my man Ah what's happening brother
What's been shaken up and down the line
I want to know cause I'm slightly behind th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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