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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우리는 부족해서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 선사에서 발견한, 인간이라는 수수께끼

by 북드라망 2026. 4. 2.

“우리는 부족해서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 선사에서 발견한, 인간이라는 수수께끼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이런 화폐 기원론에 반대한다. 우리가 물건을 주고받는다면, 각자 없는 것을 보충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뭔가를 주고받는 소중한 관계’ 자체를 욕망하기 때문이다. 앞서 잠깐 살펴보았던 말리노브스키도 같은 생각이었다. 동삼동의 조개 팔찌를 보고 있으니, 그레이버와 말리노브스키의 화폐 기원론에 더 마음이 끌렸다.”
(오선민, 『나의 한반도 석기시대 순례기』, 229쪽)


보통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교환은 필요 때문에 일어난다고. 부족하니까 나누고, 없으니까 거래한다고.
그런데 그 상식을 뒤집는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간은 애초에 ‘부족한 존재’라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고 싶은 존재’라서 주고받는 존재라고.

이 관점으로 선사시대를 다시 보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주먹도끼는 생존 도구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쓰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 됩니다.
토기는 저장 용기가 아니라 무언가를 함께 나누기 위한 장치가 됩니다.
조개 팔찌는 장식이 아니라 관계를 몸에 걸고 다니는 방식이 됩니다.

그러고 보면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주고받으려 합니다. 

메시지를 보내고, 사진을 공유하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선물을 건네고.... 왜일까요.
『나의 한반도 석기시대 순례기』는 말합니다.
그 모든 행위는 ‘쓸데없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장 본질적인 충동이라고.

『나의 한반도 석기시대 순례기』는 이 질문을 들고 한반도의 선사 유적지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 끝에서 드러나는 것은 “과거의 인간”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우리 자신입니다. 이 책이 선사시대를 만났지만 그 시대를 다룬 책이 아닌 이유입니다. 이 책은 인간이 왜 인간인지, 그 이유를 끝까지 따라가 보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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