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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북-포토로그]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by 북드라망 2024. 7. 23.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밤 9시가 넘어가면 저희 집은 깜깜해집니다. 남편은 첫째 아이와, 그리고 저는 둘째 아이와 자기 위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거든요. 아이가 어릴 때는 수면의식(잠을 자기 전에 하는 행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뭐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특별한 ‘의식’이 있다기보다 방을 좀 어둡게 하고 책을 읽고 뒹굴뒹굴 하는 등 잠이 오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된답니다.

그렇게 아이를 재우다보면 같이 잠이 들 때도 있고, 겨우 일어나 남은 집안일을 하거나 일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잠들지 않더라고요. 수면의식만 하면 바로 꿈나라로 가느냐? 절대 아닙니다. 잠이 든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어떻게 알고) 엄마를 찾고, 다시 토닥토닥 해서 자는 것 같아서 나가려고 하면 “잉~” 소리를 내면서 다시 엄마를 찾고. 육아 전문가들은 아이가 자다가 중간에 일어나더라도 최대한 무심하게 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스스로 잘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이죠. 저희도 아이가 울어도 최대한 늦게 들어가는데, 그저께는 아이 방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매트리스 주변으로 설치해 둔 베이비 룸 중간을 부여잡고 “음마”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쨌든, (수면의식에 대해서 이렇게 길게 말하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이가 완전히 잠들기 전까지 저도 잠이 들지 않는 날이면 곁에 둔 핸드폰을 하기도 합니다. 인스타와 네이버 카페 등을 둘러보고 나면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릴스들과 카페에 올라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보고 나면 순간 즐겁기는 하지만 무언가 헛헛했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아깝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작은 다짐과 함께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고른 소설책은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 않아도』였습니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표지였는데, 알고 보니 제가 인스테아서 팔로우하고 있는 마음 산책 출판사에서 많이 보았던 것이지요. (이것이 북-인스타의 힘인가요? 아시는 분은 아실테지만, 저는 북드라망&북튜브의 SNS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저 또한 북튜브 인스타에 좋은 문장들과 책 표지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데,열심히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은 꽤나 재밌었습니다. 가볍고(그렇다고 내용까지 가볍진 않았습니다.), 술술 읽히고 호흡이 짧았습니다. (『애쓰지 않아도』가 일단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있어서 고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언제 또다시 깰지 모르고 책을 읽을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니 짧게 마무리되는 책이 좋더라고요. 그 후로 최은영 작가의 소설 몇 권을 찾아 읽었고요, 여기저기에서 한 책 도서로 선정되었다는 『순례주택』을 읽었고요, 또 저희 지역 도서관에서 추천하는 『소금 아이』를 읽고 있습니다. 

참 소설은 주제가 다양하기도 하고, 작가들이 하고 싶은 말이 뚜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전보다는 조금 쉽게 읽힌다는 점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강렬해서 조금 아쉽기도 했답니다.(제가 주로 청소년 소설을 읽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고전은 한쪽 한쪽 넘기는 것이 쉽지 않지만, 뭔가 단어 하나가 또 문장 한 줄이 갑자기 제 삶에 훅(!) 들어오는 경험이 있었거든요.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고전’이라고 하는 거겠지요?

이렇게 하루를 소설로 마무리 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면 참 뿌듯해집니다. 지난 주말에 도서관에 잠시 가보니 독후감 대회를 하더라고요! 뭔가 매일 매일 이어지는 육아의 일상에 어떤 동기가 필요할 것 같아서 도전해볼까 했지만, 아이들을 키우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일단 대상 도서라도 읽어볼까 합니다. 어차피 제게 남는 것이니까요. 혹시나 제가 독후감을 제출하게 되면 북-포토로그에 후기를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후후.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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