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발! 인문의역학! ▽/위클리 만세력

위클리 만세력 - 겨울, 동지 그리고 트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2. 17.

짧은 겨울 이야기


안녕하세요. 편집자 시성입니다. 겨울,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요 며칠사이 비와 눈이 내리더니 땅이 무척이나 미끄러워졌습니다. 한파에 비와 눈까지 내리다 보니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제가 있는 베어하우스는 때 아닌 침수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다른 집들은 보일러가 얼어터지고 따듯한 물이 나오지 않아서 씻지도 못했다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북드라망 필자 가운데 언 땅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바로 절기서당을 쓰고 있는 동철군인데요. 남산을 넘어 연구실로 오다가 2번이나 빙판에서 다이빙을 하는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오자마자 쓰러지면서 죽을 고비를 넘겨서 연구실에 왔다고 하소연을 했는데 그가 입고 온 추리닝이 어찌나 웃기던지 그만 그 아픔엔 공감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동네백수삼촌들이 구멍가게에 갈 때 대충 걸치고 가던 그 펑퍼짐한 추리닝. 얼굴엔 아직도 그때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새하얗게 질려서 쓰러지는 모습. 죽을 고비도 넘기고 나면 금방 웃긴 상황이 펼쳐지는 것. 겨울이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일들이 벌어질까요.



계절이 그래서인지 요즘 몸도 물기를 잔뜩 머금어서 늘어지고 따듯한 곳만 찾게 됩니다. 따듯한 바닥에 등을 대기만 해도 졸음이 쏟아집니다. ‘니가 다른 계절에는 안 그랬냐?’라고 물으신다면...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사주에 화(火)가 많은 저조차도 이런데 수(水) 많은 분들은 이 겨울을 어떻게 나고 계신지. 참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겨울엔 잔뜩 웅크리는 게 상책이라고 합니다.『동의보감』에는 아예 이런 지령(?)들이 실려 있기도 합니다. 여행금지! 해 뜨기 전까지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기! 마음속에 무언가를 감춘 듯이 행동하기! 땀이 나지 않도록 하기! 가만히 집에 틀어박혀서 먹고 마시면서 음(陰)을 보충하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보충된다는 음(陰)은 어디쯤 오고 계신지 감감 무소식이네요. 대신 몸엔 살만 덕지덕지 붙고 졸음이 한없이 몰려오는 것이 참...^^ 아무튼 겨울, 천천히 움직이고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것이 몸-보신에 최우선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위클리 만세력


이번 주엔 동지(冬至)가 끼어 있습니다. 겨울(冬)의 극한(至)! 밤이 가장 긴 날! 늘어지게 자야 하는 날?^^ 사실 동지는 과거 ‘작은 설’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새해가 된 건 아니지만 천지에서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교대되는 때가 바로 동지였기 때문입니다. 동지에 태양은 가장 낮은 고도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내려가려는 음이 올라가려는 양으로 전환되는 순간! 양의 화신인 태양이 다시 고도를 높이는 날. 그래서 한해의 시작을 동지로 표시하는 달력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동지에 팥죽을 먹는 것도 돌아오는 양기(陽氣)를 환영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런 동지가 이번 주에 우리를 찾아옵니다.


먹고 싶다.... 내가 이상한 거니~~~



먼저, 일주일 동안의 흐름을 좀 볼까요.

月 







 壬

 癸

 甲

 乙

 丙

 丁

 戊

 子

 丑

 寅

 卯

 辰

 巳

 午


이번 일주일은 좀 재밌습니다. 천간과 지지가 서로 같은 기운을 가진 일주들이 대거 몰려있기 때문인데요. 월요일에 壬子=水, 수요일과 목요일에 甲寅, 乙卯=木, 토요일에 丁巳=火. 이렇게 위아래가 서로 같은 기운일 때 통근(通根)되었다고 부르기도 합니다. 뿌리까지 통했다는 뜻이죠. 이렇게 되면 그 기운이 더 세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그래서 이번 일주일은 水-木-火의 기운을 주목해서 봐야 합니다. 이 일주 가운데 오늘은 丁巳일주에 대해서 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머리가 뛰어나고 재주가 많으며 예술, 기술, 체육, 문학 계통에 끼가 있다. 성품이 착하고 베풀기 좋아하면서도, 호탕하고 명랑하며 사교적이다. 화끈한 성격으로 타인에게 말로 상처주기 쉽고, 일을 잘 벌이지만 끝맺음이 약하다. 남성은 기술과 예술 분야, 여성은 예술과 문학 계통에서 일하면 크게 성공하여 이름을 떨친다. 

 

김동완,『사주명리학 완전정복』, 동학사, p.276


천간과 지지 모두 불의 기운이다 보니 화끈하다는 말이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실제로 丁巳일주를 가진 분들을 보면 화끈하기가 말도 못합니다.^^ 더구나 사교적이고 명랑활달의 대명사로 통하는 게 丁巳일주인데요. 연구실에 계신 丁巳일주들도 대부분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머리가 뛰어난 것도 맞는 거 같습니다. 뭘 해도 상황을 확 낚아채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건 불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 것도 같습니다. 불처럼 환하게 보는 것이죠. 대신 너무 핫(hot)한 일주이다 보니 그 뜨거움이 다른 사람에겐 가끔 따가움으로 다가가기도 합니다. 불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온기를 전해주지만 너무 가까이 가면 살을 태우듯이 불기둥 일주도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약간 천방지축이면서도 불처럼 따듯함을 가지고 있어서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도 이 일주의 특징입니다. 항상 주변에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게 온기를 전해주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들! 다만 불 조절을 쵸큼만 하면 아주 훌륭한 일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참고로 제가 경험한 丁巳일주들의 또 다른 특징은 이들이 무척이나 발이 빠르다는 것입니다. 빠름~빠름~빠름~. 경험해보세요^^)



甲木, 乙木 - 상다리가 부러진다!

목사람들에게 이번 일주일은 잔치의 연속이 될 전망입니다. 초반의 인성, 중반의 비겁, 후반의 식상. 나를 생하는 힘, 내 친구들, 그리고 내가 낳는 것들. 이 흐름 위에서 받아서 베푸는 잔치를 벌여야 하는 한 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건 아주 구체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아주 큽니다. 엄마나 주변 지인들로부터 뜻하지 않는 도움을 받고 친구들로부터 밥이나 술을 얻어먹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목사람들에게 이번 일주일 동안은 아주 풍요로운 잔치가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잔치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왁자지껄 떠들면서 먹고 마시는 게 보통입니다. 이럴 때는 풍요로운 만큼 베풀어주는 것이 당연한 미덕이겠죠?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 그게 식상의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요럴 때 주변에 있는 목사람들에게 찰싹 달라붙으면 일주일 밥 굶지 않고 지낼 수 있습니다. 자, 우리 눈을 크게 뜹시다!^^


丙火, 丁火 – 수렴하라!

화사람들은 이번 주 관성-인성-비겁의 리듬을 탑니다. 관성은 나를 제련하는 극의 힘이고 인성은 나를 생해주는 구체적인 원동력이고 비겁은 나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성이 들어올 때는 나를 괴롭히는 인간들이 몰려오겠지만 그걸 견디고 나면 꿀맛 같은 인성의 힘이 나를 구원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걸 받아먹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것. 이게 화사람들에게 주어진 일주일의 리듬입니다. 가령 글을 쓴다고 하면 나를 괴롭히는 온갖 질문들에 휩싸여서 좌절하겠지만 그걸 넘기고 나면 서광이 비치듯이 길이 열리고 막판엔 그렇게 생산된 글로 뜻하지 않은 친구들이 생기는 형국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목요일까지 에세이를 써야하는 저로는 이 팔자에 전적으로 기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죄송합니다.ㅠㅠ 아무튼 화사람들에게 제련과 도전의 한 주가 되길 빌어봅니다. 파이팅!^^


戊土, 己土 - 연애의 계절?

재성의 향연이 펼쳐지는 초반, 조직의 일 때문에 바쁠 중반, 그렇게 진을 빼고 헛헛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책을 펼쳐드는 것?^^ 요게 토사람들의 일주일 행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기억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사실 토사람들에게 요번 일주일은 남녀 모두에게 연애운이 세게 들어와 있는 일주일이기도 합니다. 남자에게는 여자에 해당하는 재성, 여자에게는 남자에 해당하는 관성이 아주 강하게 들어오는 일주일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런 기운에 의해서 뜻하지 않는 연애사건이 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시린 옆구리를 보온 모드로 바꾸고 싶으신 토사람들이 계시다면 이때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신 토가 가지고 있는 우유부단함이 그때도 발휘된다면 낭패! 그러니 과감하게 속마음을 내보이면 이성을 만날 가능성이 큰 일주일이 될 전망입니다. 토사람들도 영광이 가득하기를, 그들이 연애의 달인이 되기를!^^


庚金, 辛金 - 내가 식모냐?

금사람들에게 이번 일주일은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일 때문에 바쁜 한 주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식상-재성-관성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식상은 먹을 복이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내가 힘을 써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초반엔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해야 하는 팔자고 재성이 들어오는 중반에도 마찬가지로 일복이 세게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막판에 들어오는 관성은 조직이나 사회적인 관계를 챙기느라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녀야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에 아주 바쁜 일주일이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금의 기운이 가지고 있는 뚝심으로 이걸 무리 없이 처리해낼 가능성도 높습니다. 대신 너무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 때문에 과도하게 힘을 쓰게 될 경우도 생길 겁니다. 요럴 때는 한 타임 쉬는 센스!! 그럼 바쁜 일주일도 유연하게 넘어가지 않을까요?^^


壬水, 癸水 - 木火와 춤을!

수사람들에겐 비겁-식상-재성의 흐름이 펼쳐지는 일주일입니다. 다 내가 힘을 써야하는 리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금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이 많은 것은 물론 그 일 때문에 계속해서 몸도 바쁜 일주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바삐 움직인 만큼의 소득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성이 빠방하게 들어오는 주말쯤에 어디선가 돈이 굴러들어오지 않을까요?^^ 특히 잘 움직이지 않는 수사람들에게 木火의 기운이 들어오는 이번 일주일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망설이고 너무 생각이 많아서 탈인 수사람들에게 지르는 기운인 木火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그냥 생각을 접고 몸을 먼저 밀어 넣는 것도 좋습니다. 木火기운과 한판 뒹굴기! 수사람들에게 주어진 일주일의 리듬입니다.^^

북드라망 일기예보

월요일 : 위클리 만세력
갈수록 위클리를 쓰는 것이 힘에 부친다는 두 편집자의 연재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 맨날 먹을 복이 들어온다고 구박하는 별자리서당의 필자 손군의 질타에서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화요일 : 마이클 지도
북드라망 출판사의 야심작. 마이클 시리즈의 지도를 그린다! 책안에 펼쳐진 수많은 오솔길로 우리를 인도해줄 문장들을 만나는 시간. 커밍 순~!(씨앗문장 보러가기)

수요일: 몸과 정치
몸으로 보는 정치. 대선 당일인 수요일. 그는 우리에게 어떤 정치-뒷담화를 들려줄 것인가. 본격 몸-정치-뒷담화의 향연. 몸과 정치가 찾아간다.(몸과 정치 보러가기)

목요일: 서당데이 – 본초서당, 혈자리서당
라면 먹을 때나 송송 썰어 넣던 파의 비밀이 찾아온다. 파뿌리의 전설, 총백(蔥白)이 우리들을 찾아온다.

(약빨이 궁금하시다면!)

침을 맞다가 정신을 잃으면 반드시 가장 먼저 찔러야 하는 곳. 불의 창고. 소부(少府)혈이 그 베일을 벗는다.

(혈자리서당으로 고고씽) 

금요일: 절기서당, 편집자들의 소개코너
동지라고는 팥죽 먹는 날로만 기억하는 무식한 독자 일인(나)을 위해서 그는 어떤 이야기들을 펼쳐 보일 것인가. 동지 팥죽 같은 글이 찾아오리라 기대한다.^^(절기서당 글 보러 가기)
한자와의 끊을 수 없는 인연. 한동안 한자로 먹고 살았던 한자-초보-매니아 편집자 시성의 한자놀이가 찾아간다.

토요일 : 간지데이 - 壬水
공자학당 최고의 반항아. 재아를 통해본 임수의 성향을 파헤친다. 간지데이! 호기심의 대명사 재아를 만나본다.(간지나고 싶으신 분들은 클릭클릭)



이번 주도 '겁나게 미끄러운 곳'을 잘 피해다니시면서 북드라망과 함께 해주세요^^

겨울철 속을 뻥 뚫어주는 동치미 같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꺼억~~~~~~~~~~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