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요즘 난 ‘위대한 탄생’이라는 오디션프로그램에 빠져 있다. 가끔 프로그램을 보다가 울컥하기도 한다. 참가자들의 노래 때문에, 그것을 아주 매섭고도 뜨거운 마음으로 비평해주는 심사위원들 때문에 감정이 복받치는 순간들을 만난다. 저것이 노래의 힘인가 싶어 보면 순전히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거기엔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자기를 완전히 비운 것처럼 노래와 하나 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거다. 아주 신체적이면서 본능적으로! 반면 노래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는 참가자들의 노래들은 귀를 맴돌다 그냥 지나간다. 자기. “처음엔 세상과 싸우지만 나중엔 자신과 싸워야 한다.”는 한 멘토의 진정어린 충고. 이 앞에 가슴이 먹먹하다.
한편으론 그들의 열정이 부럽다. 글쓰기에도 저런 오디션들이 있다면. 내가 글을 쓰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열정이 저들만큼이나 강렬한지 되묻게 된다. 어떻게든 피하고 싶고 대충 넘어가고 싶은 마음. 아마도 이 마음을 넘게 하는 힘은 열정에서 나올 거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울리지도 웃기지도 가슴을 아프게 하지도 못하는 글은 글이 아니다. 그런 글. 쓰고 싶다.^^
겨울이다. 천지는 이 겨울에 아주 뜨거운 양기를 속에 숨겨두고 있다. 때가 되면 다시 그 양기가 터져 나와 세상만물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움직임은 모두 이 양기의 힘이다. 천지가 그러하듯 사람도 그렇다. 겨울이면 속이 뜨거워진다. 이 뜨거운 속을 무언가로 풀어야 속도 편하다. 무엇을 향해 그 뜨거운 속을 풀어내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위클리 만세력
이번 주엔 대설(大雪)이 끼어 있다. 눈 구경이라도 하게 될는지 기다려진다. 시골깡촌에 살 때 눈이 1m도 넘게 온 적 있다. 키가 아직 1m가 넘지 못해서 아버지가 뚫어놓은 길로 다녀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 대설엔 어떤 일이 생길까. 대설이 지나고 나면 임자(壬子)월이다. 수(水)의 기운으로 똘똘 뭉친 이 녀석. 오늘은 이 壬子일주에 대해서 공부해보자.
매사에 의욕적이고 진취적이다. 재주가 있고 끼가 넘치며 명예를 소중히 한다. 고집이 너무 세어 한번 화가 나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속이 깊고 과묵한 성격이지만, 일단 말을 하면 논리정연하고 통솔력이 있다. 포용력이 있고 지구력이 매우 강하다. 능력 있고 재주가 많은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기능인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면 크게 명성을 떨치지만, 한번 화가 나면 격노하기 쉬운 기질 때문에 일을 망칠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ㅡ김동완,『사주명리학 완전정복』, 동학사, p.304
壬子는 양인살(羊刃殺)로 분류되는 육십갑자다. 양인살은 말 그대로 양의 목을 칼로 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명의 목숨을 빼앗으려면 그만한 깡다구가 필요하다. 맞다. 이 살은 깡다구, 고집, 무력, 힘 등과 계열화되어 있다. 그래서 팔자에 양인살이 있는 경우엔 팔자가 세다고 평가한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그만큼 기운이 세기에 그것을 경계하기 위해 이런 살로 분류한 것이다. 문제는 늘 그렇듯이 그 기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사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잘 모른다.^^ 내 안에 있는 기운들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지.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연륜이고 체험이고 내공일 것이라는 정도만 안다.
보시다시피 壬子는 재능과 끼가 넘친다. 동시에 욱(!)하는 성질머리도 가지고 있어서 쉽게 선을 넘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도 없는 것 같은데 그걸 물고 늘어져서 놓지 않는다. 사실 이건 자기 기운의 세기 때문이기도 하다. 천간과 지지, 곧 천지의 기운이 같은 오행으로 되어 있기에 마음과 몸, 욕망과 현실 사이에 큰 어긋남이 없다. 어긋남이 없기에 천지가 합심해서 같은 기운을 쓰는 듯한 힘을 내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간지 모두 水의 기운으로 되어 있어서 맑고 총명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친구 중에 壬子일주를 가진 놈이 있는데 인용문에 나와 있는 것과 비슷하다. 머리도 좋고 고집도 세고 재주도 많다. 대신 잘 안 움직인다. 水가 많고 金이 네 개나 되다보니 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본인도 그걸 제일 어려워한다. ‘몸이 안 움직인다야!’ 또한 좀 야행성이다. 밤에 초롱초롱해지고 아침엔 거의 맥을 못 춘다. 야행성인 쥐(子)의 영향일까. 아무튼 어두운 밤에 빛나는 맑고 차가운 물! 이 물의 기운, 쥐의 시간이 우리들을 찾아온다.
그럼 壬子의 기운이 시작되는 이번 주는 과연 어떨까.
月 |
火 |
水 |
木 |
金 |
土 |
日 |
戊 |
己 |
庚 |
辛 |
壬 |
癸 |
甲 |
戌 |
亥 |
子 |
丑 |
寅 |
卯 |
辰 |
이번 한 주 동안 천간은 土-金-水의 리듬이다. 반면 지지는 水-木이 중심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금요일! 이 날이 바로 대설(大雪)이자 임자(壬子)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거기다 이 날의 갑자 또한 임인(壬寅)이다. 아주 물(水)의 기운이 충만한 하루가 될 전망이다. 이 물의 기운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甲木, 乙木 -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목사람들에게 초반은 좀 고생스런 나날이 될 전망이다. 재성과 관성이 천간으로 들어와서 목요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월요일엔 지지까지도 재성이라 노동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걱정할 건 없다. 지지에 들어오는 인성이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 시절을 무사히 견디면 금요일부터는 더 큰 힘들이 몰려온다. 壬子월로 인성이, 천간과 지지엔 인성과 비겁들이 목사람들을 지켜줄 거다. 그러니 초반엔 눈 딱 감고 버티자! 그럼 고생 끝에 낙(樂)이 온다.
丙火, 丁火 – 힘 좀 씁시다!
화사람들에게 이번 한 주는 힘을 써야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말이기도 하고 일이기도 하고 조직 내의 활동이 될 수도 있다. 아니 이것들 모두가 화사람들에게 닥칠지 모른다. 특히 월요일엔 식상이, 이후로는 재성과 관성이 화사람들을 자극(?)할 전망이다. 이럴 땐 전략적인 불 조절이 필요하다. 바쁜 일주일이 될 수 있기에 그것을 감안해서 힘을 잘 분배해야 한다는 것! 허나 어찌됐건 이번 주엔 힘을 써야할 팔자다. 더구나 壬子월의 水氣가 몰려옴을 기억하자. 좋게 작용하든 나쁜 게 작용하든 그것이 나를 견제하는 힘이라는 걸 잊지 말자.
戊土, 己土 - 작물을 기르자!
토사람들에게 壬子는 모두 재성에 해당한다. 그것이 일복이 될지 돈복이 될지는 지나봐야 안다. 다만 그것이 유형의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기억해두자. 우리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물건, 즉 원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맑은 수의 기운이 들어오니 이참에 원대한 꿈을 품는 것도 좋다. 土의 생명력은 뭐니 뭐니 해도 변화와 매개다. 뭐든 땅과 만나면 변한다. 내가 땅의 기운을 타고 났다면 변화와 매개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땅의 기운을 제대로 쓰면서 살아가는 길임을 잊지 말자. 그러니 뭐라도 자신 안에 심고 기르자. 스스로가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가만두지 않을 것이 분명하겠지만. 월운(月運)만이 아니라 일주일의 운도 그렇다. 그러니 내 손으로 먼저 저지르자.^^
庚金, 辛金 - 흐르는 강물처럼
금사람들에게 壬子월과 이번 일주일은 식상의 시절이다. 먹고 말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할 시간이라는 얘기다. 이 리듬을 자연스럽게 타려면 몸이 가벼워야 한다. 단단한 돌의 완고함을 버리고 물처럼 흘러갈 유연함. 이 유여함에 금사람들의 강력한 의지가 결합되면 겁날 게 없다. 그러니 너무 재지 말고 몸 먼저 밀어 넣고 생각하자. 일주일 동안의 흐름도 그렇다. 물과 나무. 식상과 재성.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펼쳐야 할 시간. 이 시간들을 위해 물이 되는 꿈부터 꿔보자!^^
壬水, 癸水 - 물 만난 물고기?
바야흐로 수사람들의 시절이 도래했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유영해보자. 물바다(?)에서 마음껏 지르자. 단, 초큼씩 자제하면서!^^ 사실 겨울에 물이 많은 팔자는 좀 고생스럽다. 일단 몸이 차기 때문에 겨울에 온몸이 꽁꽁 얼어 동파(?)될 위험이 있다. 요럴 때는 물 안에 있는 불의 힘을 써야 한다. 물은 원래 그 안에 불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물이 투명하고 맑은 건 그 안에 불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壬子월뿐만 아니라 일주일의 흐름도 물의 영향력이 지대하다. 물이 넘쳐서 홍수가 될 위험성도 있지만 그 넘침에 생산적인 회로를 부여해보자. 물길을 만들고 그쪽으로 물을 흘러가게 하고. 木氣가 들어오는 이번 주 후반부에 토목공사를 시작해보자.^^
북드라망 일기예보
월요일 : 위클리 만세력
인기연재코너 <활보, 활보>의 연재종료. 월요일은 위클리 만세력으로 버틴다! 편집자 붕어와 새로운 캐릭터로 무장한(?) 편집자 시성의 만담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화요일 : 약선생의 철학관
일과 공부. 둘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면서 글을 매주 생산하고 있는 저력의 저자. 이번 주엔 혈자리서당까지 그의 글로 채워질 예정이니 곧 그가 이 블로그를 장악할 날도 얼마 남지 않을 듯!(철학관 구경 가기)
수요일: 몸과 정치
새로운 연재코너! 몸으로 정치를 논하는 본격 정치-뒷담화. 정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몸을 통해 제시하겠다는 이 멋진 포부를 눈 여겨 보시라!
목요일: 서당데이 – 본초서당, 혈자리서당
무생채, 동치미, 총각무, 무짠지. 그런데 무가 약이다? 본초서당에서 밝혀지는 무의 생얼(?).(약빨이 궁금하시다면!)
신문(神門). 귀신(?)이 드나드는 문이라는 별명을 가진 혈자리를 파헤친다.(혈자리서당으로 고고씽)
금요일: 절기서당, 편집자들의 소개코너
대설(大雪), 눈은 과연 내리고야 말 것인가. 필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야 말 것인가.(절기서당 글 보러 가기)
편집자들의 소개코너에서는 북블매씨의 만화소개가 이어진다. 지금까지 나온 만화 가운데 내가 아는 만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 난 언제쯤 이 만화들을 섭렵할 수 있을까.
토요일 : 시간지 - 壬水
편집자 붕어의 시간지. 이번엔 어떤 시가 임수의 기운을 열어줄 것인가. 물과 붕어의 만남을 기다려보자!^^(사심 가득 시간지 보러 가기)
자월로 접어든 겨울, 북드라망의 뜨거운(!) 글들과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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