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109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리뷰] ‘살아감’에 대한 생각 ‘살아감’에 대한 생각 이기헌(인문공간 세종)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오선민 선생님의 신간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을 읽으면서 그런 질문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관계’다. 작가는 시종일관 사람 그리고 물건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는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매일 만나고 함께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잘 해나가야 하는 건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평소 주의를 두지 않는 물건까지도 여기에 포함되다니. 작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1편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인물들의 관계 맺음, 또 그들 주변에 배치된 물건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나는 많은 사람 속에 뒤섞여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조용히 혼자서 다른 존재들의 끄달림 없이 .. 2024. 12. 30. [북드라망 철학 PT 후기] 8주간의 뇌-근육통, 하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8주의 ‘철학PT’ 8주간의 뇌-근육통, 하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8주의 ‘철학PT’정사랑 원래 북드라망은 제가 좋아하던 출판사입니다. 제가 즐겨 읽는 책들을 많이 출간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책들은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거나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분야들을 일상과 접목시켜 친숙하게 느끼게 해주는 책들입니다. 대개 북드라망 책들은 이 두 가지 부류 중 하나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평소에 북드라망 출판사의 신간 소식을 sns를 통해 듣고 있었죠. 그러다가 ‘철학PT’에 대한 안내문을 보게 됩니다. 긴 책을 읽기 힘들어하는, 도파민 중독자인 저에게 갱생 프로그램으로 딱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죠. 도파민 중독자답게 이런 것 끝까지 못하거든요. 그러나 대개 제 인생에 중요한 일들은.. 2024. 12. 4. 선물 같은 시간, 철학 PT 선물 같은 시간, 철학 PT 이여민(북드라망 철학PT 참가자) 철학 PT! 어느 날 아침 메일에서 확인한 눈에 번쩍 띄는 공지였다. ‘북드라망’에서 일요일 아침에 사유 근력을 기르는 기초로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이다. 마침, 나는 딸에게서 “엄마는 10년이나 인문학 공부했지만, 글에 본인의 사유가 부족하다.”라는 따끔한 지적을 받은 터였다. 그래서인지 ‘사유 근력을 키운다.’라는 문구는 철학 PT가 ‘나를 위한 강좌’라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그래서 메일에서 공지를 확인하자마자 혹시라도 마감되는 불운을 피하려고 바로 신청하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꼼꼼히 안내 글을 읽어보니 인문학 공부 초보자들을 환영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에 10년이나 인문학을 공부한 내가 누군가의 첫 공부 기회를 뺏은 .. 2024. 12. 3. [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 상상,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상상,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강평옥 쌤은 수지에 살며 인문공간세종에서 인류학 공부를 하고 계신다. 우리는 수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운동을 하고 오셨다는 선생님이 먼저 내게 안부를 여쭤보셨다. 요즘 만나고 있는 은둔고립청년 이야기를 조금 해드렸더니, 곧바로 은둔고립청년들에게 화가 많을 것 같다고 짚으셨다. 놀랍게 정확했다. 은둔고립청년에 관해 처음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이 무기력하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노와 같은 격렬한 감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놓친다. 하지만 강평옥 쌤은 은둔고립청년들의 삶을 꽤 정확하게 그려내셨다.인터뷰하며 그가 상상을 자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덕분에 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시간을 뛰어넘기도 하고, 공간을 이동하기도 하고, 존재를 변형하기도 한다. 글을 쓸 때.. 2024. 11. 29. 이전 1 2 3 4 5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