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드라망 블로그953 소건중탕, 음양이 모두 부족할때는 단맛이 나는 약이 필요해! 열고, 먹고, 살아가라(Open, Eat, Live!) - 소건중탕의 미학(味學) 앤은 한 빵집에서 아들 스코티의 생일 케이크를 예약했으나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경황이 없었다. 케이크를 찾으러 가기로 한 생일날 스코티가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가벼운 뇌진탕이라고 했지만 스코티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결국 며칠 만에 숨을 거두었다. 그런데 스코티의 생일 날 부터 빵집주인이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예약한 케이크를 가져가라는 전화였다. 그러나 케이크를 예약한 사실을 알지도 못하는 남편 하워드는 물론이고 황망해 하고 있던 앤도 밤낮으로 전화해대는 이 사람이 빵집 주인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빵집 주인은 집요했다. 새벽 5시에도 전화를 걸었다. 부부는 이 자가 스코티.. 2015. 9. 2. 치심에서 발심으로! 나의 '치심극복기' 치심(癡心), 어떤 어리석음에 대해 [사오정이] 어쩌다 유사하(流沙河)의 요괴가 되었지? 서왕모의 반도대회 때 옥파리(玉玻璃) 하나를 깨트려 옥황상제의 진노를 산 탓이란다. 아니, 그게 그렇게 큰 죄야? 실수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상의 세속적 기준일 뿐이다. 하늘에선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잠깐 마음을 놓는 순간 천지의 운행과 어긋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오정은 ‘탐진치(貪瞋癡) 가운데 치심(癡心), 곧 어리석음의 전형이다. 치심은 일종의 무지몽매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배부르면 강 속에 웅크려 자고, 배고프며 물결을 헤치고 나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그리고는 또 자책에 시달린다. … 요컨대, 무지와 악행, 그리고 자책 이것이 치심의 기본요소다. 고미숙.. 2015. 9. 1. ‘서울’ 대학가 익명시 모음 『슬픈 우리 젊은 날』 대학생활을 ‘상상’하게 했던 대학가 익명시 모음, 『슬픈 우리 젊은 날』 집에서 첫째인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가끔 언니나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어려운 숙제를 도움받아 해오는 걸 볼 때도 부럽긴 했으나 그보다는 있어 보이는(?) 팝 음악도 많이 알고, 뭔가 수준 높아 보이는 책들도 읽고 하는 것이 더 부러웠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이렇다더라, 하는 정보도 미리 알고 있는 것이… 뭐랄까 하나하나 내 힘으로 내가 겪으며 깨쳐 가야 하는 고단함에 비해 손쉬워 보이기도 했고 더 유리해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인터넷이 없던 시절, 정보는 오롯이 지근거리의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었는데, 나에겐 정보를 얻을 곳이 참 없었다(언니 오빠는 고사하고 나이 차가 얼마 안 나는 삼촌이나 이모, 고모도 없었고, 가까운.. 2015. 8. 31. 도시를 떠나 거대한 야생의 땅 '그랜드 캐니언'에 가다 땅의 노래 뉴욕에서 맞는 두 번째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간다. 일한 기억밖에 없는데,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었다. 작년에는 매인 곳 하나 없어 그냥 훌훌 떠나면 되었다. 워싱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캐나다의 벤쿠버까지 아메리카 대륙을 찍고 다녔더랬다. 호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올해 내 일상은 시작부터 ‘정규직’의 냄새가 났다. 늦깍이로 대학교에 입학한 것도 모자라 내가 지원하지도 않은 알바 자리가 넝쿨째 굴러 들어왔고, 정규직 스케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써야 하는 원고가 있었다. 주말에는 밀린 숙제를 하다가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다. 아, 이 비루한 일상. 모든 장소가 그렇듯, 뉴욕은 어느 새 설레였던 이국적인 도시에서 내 일상을 무겁게 짓누르는 감옥이 되고 말았다. 이렇다 보니 올해는 여름 .. 2015. 8. 28. 이전 1 ··· 53 54 55 56 57 58 59 ··· 2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