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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블로그953

삶은 전쟁이다 - 지수사괘 '전쟁의 달인'이 되는 법 서유기는 삼장법사와 세 명의 제자들이 서역에 가면서 겪는 구법의 여행기이다. 말이 여행기이지 요괴와 싸우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정과(正果)를 얻기 위해 81개의 어려움을 통과해야 하니 구도를 향한 여정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손오공은 재주가 뛰어나다. 하여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는 무자비하게 죽이기 일쑤다. 이런 손오공에게 스승인 삼장법사는 출가자는 선을 행하고 자비를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고 귀가 따갑게 강조한다. 그에 반해 손오공은 악은 무조건 싸워야 한다고 불굴의 투지를 불태운다. 모름지기 악은 송두리째 없애야 하는 법! 이것이 손오공의 논리다. 사실 손오공의 말이 훨씬 현실적으로 들린다. 요괴는 사람을 해치는 괴물이니 감상에 젖었다간 한순간에 목숨이 날아간다. .. 2014. 1. 17.
곰진이의 남산 답사기 ② 점심시간 산책길 이야기 점심시간 - 산책길에서 만난 남산 이야기 참 이상한 일이다. 왜 하루 24시간 중에서 유독 오전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일까. 출근하고 무언가를 하다 보면 어느새 시계바늘이 열두 시를 가리킨다. 마음은 ‘아니 벌써?’라고 놀라지만 배꼽시계는 정직하게도 밥을 달라고 아우성이다. 아침에 챙겨온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속이 더부룩하다. 이대로 있다가는 오후 반나절을 절전모드(?)로 보낼 게 뻔하다. 소화도 시키고 잠도 깰 겸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서울타워까지 오르기로 한다. 서울타워가 있는 남산 꼭대기까지 등산을 하겠다니! 점심산책 치고는 좀 과한 게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산은 동네 야산이 아니다. 남산에는 점심시간 한 시간이면 충분히 서울타워를 보고 내려올 수 .. 2014. 1. 16.
생각이 언어를 타락시킨다면, 언어도 생각을 타락시킨다 언어는 힘이 세다 금지된 행위 윈스턴은 빈민가의 한 고물상에서 몰래 노트를 샀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지만,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노트는 생산이 중단된 지 40여년 정도 되었기 때문이다. 충동구매는 곧 다른 구매를 불러왔다. 노트에 그냥 볼펜으로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펜촉, 펜대, 잉크까지 모두 구입한 후 그는 비로소 노트를 펼쳐 글을 쓰기 시작한다. 윈스턴이 시작하려는 일은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일기쓰기는 불법이 아니었다. (법이란 게 없으니 불법이란 것도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발각될 경우 사형 아니면 적어도 강제노동 이십오 년 형의 선고를 받을 것이 틀림없었다. (…) 그는 손으로 글을 쓰는 일에 익숙지 않았다. 아주 짧은 글 외에는 모든 것을 구술기록기에 불러주는 것이 상례였다. 물론.. 2014. 1. 15.
생명에 대한 사유의 대공사! -『앎의 나무』를 읽다 한 권의 책, 세 개의 시선 움베르토 마투라나, 프란시스코 바렐라 지음, 『앎의 나무』, 최호영 옮김, 갈무리, 2007 우리는 세계의 ‘공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visuelles Feld)를 체험하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색깔’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색채공간(chromatischer Raum)을 체험하는 것이다.(30p) 신경체계와 관련된 책들, 이를테면 뇌과학이나 인지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는 건 쉽지 않다. 하긴 모든 과학책이 술술 읽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의 과학책이 어려운 이유는 용어들의 낯설음 때문이다. 낯설다는 심리적 거리감이 어렵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과학서적들은 이런 용어의 낯설음을 통과하고 나서 내용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 2014.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