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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외, 『인민이란 무엇인가』 - "우리, 인민"이 형성되다 "우리, 인민"이 형성되다알랭 바디우 외, 『인민이란 무엇인가』 가끔은 소, 돼지를 도살하여 태연하게 그 고기를 구워 먹는 내 모습이 불가사의할 때가 있다. 그러면서도 지나가는 애완견을 보면 귀엽고, 생명이 참 아름답지, 라고 생각하는 내 모습은 우스운 걸 넘어 기이하기조차 하다. 물론 이것과 저것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모순이 떠오르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괴이한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내가 딛고 있는 이곳이 매우 난해한 지형이란 느낌으로 가슴이 턱 막힌다. 이토록 난해한 곳에서 내가 무슨 감각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의심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살기 위해서 무언가 더러운 것을, 그리고 무언가 잘못된 것을 알아도 안다고 말하지 않고 살아간다. 아무 일도 없이 살아가기 위해서. 이를테면 .. 2016. 12. 6.
12월 둘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12월 둘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마지막 목격자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글항아리 출판사 책소개소련의 서쪽 경계선에 위치한 소연방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 어느 지역보다 극심한 참상을 겪었다. 독일이 독소불가침 조약을 느닷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바람에 벨라루스의 평온한 일상은 아무런 대비 없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짓밟혔고, 4년 남짓 동안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인구의 4분의 1이 사라졌으며, 고아의 수는 2만 5천 명이었다. 『마지막 목격자들』은 이 참극 속에서 가장 작고 무기력한 존재였던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구소련 벨라루스의 ‘전쟁고아클럽’과 ‘고아원 .. 2016. 12. 5.
[활보활보] 막무가네 G와 강아지의 동거 막무가네 G와 강아지의 동거 한 달 전 활보를 하러 G의 집에 갔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하얀색 말티즈인데 아주 많이 예쁘게 생긴 친구였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강아지는 G보다 나를 더 따랐다. G는 그 강아지는 누가 와도 그렇게 반겨준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런데 G는 강아지가 나를 따르는 것이, 혹은 다른 사람을 따르는 게 못마땅했나보다. 약간 농담을 섞어서 “아무나 다 따르면 국물도 없어!” 라는 말을 말티즈에게 말했다. 이렇게 G와 강아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사실 나는 고양이는 키워본 적이 있어서 익숙하지만 강아지는 길러본 적도, 가까이 한 적도 없다. 그리고 고양이와 달리 나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드는 강아지가 나는 좀 부담스럽다. 하지만 뭐 이것도 인연이거니 ~~ 하고 받아들이.. 2016. 12. 2.
공자의 정치학② - 지도자의 인격도야 공자의 정치학② - 지도자의 인격도야 공자의 정치학은 당시의 정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어떤 정치이론이든 그 당시의 역사적 조건이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원전 1100년경 은나라를 멸망시킨 주(周)나라는 정복전쟁에 참여한 왕족들과 개국공신들, 그리고 힘을 합해준 여러 부족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고 제후로 봉했다. 무왕과 함께 정복전쟁에 나섰던 강태공에게는 제나라를 주었고 아우 주공단에게는 노나라를 주는 식이었다. 이처럼, 건국초기에 주나라는 결혼 동맹을 포함한 혈연관계를 통해 제후국들과 결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세대가 거듭될수록 피도 묽어지고 상호협력의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그러니 천자로서 주(周)왕의 리더쉽도 초기만큼 유지 되지 않았고, 제후국끼리의 전쟁도 빈번하게 되었다. 공자.. 2016.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