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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중론』- 모든 것이 무너지는 자리에서 생각하기 모든 것이 무너지는 자리에서 생각하기용수의 『중론』 늦은 오후 소파에 널브러져 ‘생각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일반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면, 무언가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상상한다. 그것은 사유를 곧 재현(再現)으로 상상하는 것이다. 이 개념에는 어떤 객관적이고 현재적인 외부 세계가 이미 있고, 사유는 그 세계에 대한 그림 혹은 사본이라는 가정이 숨어 있다. 그러나 그런 틀이라면 사유가 세계를 바꾸는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보나마나 그것은 자기 자신조차 변형시킬 수 없을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대개는 이렇게 반문한다. “생각한다고 세상이 바뀌나?” 이런 따위의 사유는 그저 고정된 세계의 반영일 뿐 전혀 세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임을 반문하는 자도 너무나.. 2016. 11. 22.
공자의 정치학① - 군주제의 민주화 공자의 정치학① - 군주제의 민주화 유가(儒家)의 정치철학을 한마디로 집약한다면, “修身,齊家.治國,平天下(수신제가치국평천하)”일 것이다. 『대학』에 나오는 이 언명은 개인의 금욕적 수양을 통해 정치적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읽힌다. “성악설”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순자는 이러한 유가의 정치철학에 대해 “품성을 도야하는 방법은 들었지만, 국가를 통치하는 방법은 들은 일이 없다”고 했다. 개인의 인격도야와 국정은 별개의 문제이니 공자에게는 정치철학이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작금의 믿을 수 없는 정치스캔들을 생각한다면, 지도자의 높은 도덕성은 확실히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최고주권자로 뽑았다고 만사형통이 될까? 아마도 단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날카롭.. 2016. 11. 17.
정정당당(精精堂堂)하게 사는 법 정정당당(精精堂堂)하게 사는 법 경마에 미친 선배가 있었다. 그의 일상은 모든 것이 경마로 채워졌다. 도서관에서 들려오는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는 말발굽 소리로 들려온다고 했다. 아침수업에 지각을 면하기 위해 머리를 풀어헤치며 달리는 여자들은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경주마들 같다고 했다.(젠장! 선배는 김예슬보다 더 먼저 우리가 경주마였던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의 증상은 날로 심해져갔다. 급기야는 학교를 작파하더니 경마방에 들어앉았다. 그리곤 어느 날, 해장국이나 한 그릇하자며 나를 부른 선배는 말했다. “모든 게 다 경마로 보인다.” 해장국집 앞에 ‘안경마을’이 있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 이 축복받아 마땅한 구절은 불변의 법칙이다. 정(精)에 대해 쓰려니 나도 선배처럼 되어간다. 이제 그의.. 2016. 11. 16.
병법을 뛰어넘는 전쟁기계 : 승리하거나 죽거나(3) 병법을 뛰어넘는 전쟁기계 : 승리하거나 죽거나(3) 을 메운 신라의 전사자들 앞에서 이야기했듯 『삼국사기』 에는 삼국의 전투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신라의 병사들이 빼곡히 나열되어 있다. 그들을 살펴보자. 찬덕과 해론 부자의 대를 이은 죽음. 해론은 모량 사람이었다. 아버지 찬덕은 용감한 뜻과 뛰어난 절개가 있어 한 때 명망이 높았다. 건복 27년 을축에 진평대왕이 그를 선발하여 가잠성 현령을 삼았다. 건복 28년 병인년 겨울 10월에 백제가 대군을 동원하여 와서 1백여 일에 걸쳐서 가잠성을 공격했다. 구원군이 가서 백제와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고 군사를 이끌고 돌아왔다. 가잠성 현령이었던 찬덕이 그것을 분하게 여겨 의리있게 죽기로 결심했다. 군사를 격려하여 일변 싸우고 일변 방어하다가 양식과 물이 떨어.. 2016.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