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청년 동의보감10 [청년동의보감]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관계 – 알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관계 – 알바 24살, 나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카페 알바를 했다. 오전 7시에 출근해서 청소하고, 과일을 깎고, 샌드위치를 만들다 보면 금방 점심시간이 된다. 회사 근처 카페라 점심시간은 그야말로 ‘피크타임’이다. 손님들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그에 맞춰 나도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초인적인 ‘반사 신경’으로 커피를 뽑고, 과일을 갈고, 동시에 설거지도 하고 빵도 굽는다. 오후 2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거의 녹초가 되어있다. 하지만 정작 속을 끓이는 일은 따로 있었다. 그것은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것이었다. 카페 사장님은 ‘주휴수당’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게 구한 일자리를 놓치기 싫어서 또 관계가 껄끄러워질까봐 나는 당장 말하지 못하고 혼자 쌓아두.. 2019. 12. 10. [청년동의보감] 결정 장애 세대 결정 장애 세대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헤어질 때 했던 말이 있다. “넌 왜 하고 싶은 게 없어? 하다못해 같이 먹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다 좋다고만 하잖아.” 만나는 동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고 했던 나대신 모든 결정을 대신해야 했던 그.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한꺼번에 표출한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난 후,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막상 내가 나서서 뭔가를 결정한 경험은 없었다. 그냥 다 괜찮은데…, 딱히 별 고민이 없었던 나에게 그 말은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주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하나? 호불호가 강하지 않은 성격이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그리하야, 각종 심리 검사를 동원했다. MBTI며 애니어그램 등, 하다못해.. 2019. 11. 5. [청년동의보감] 마주 보고 있지만 만나지 못하는 – 연인 마주 보고 있지만 만나지 못하는 – 연인 여자 친구와 남산으로 산책을 자주 다닌다. 평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걷는데, 어떤 날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길 때가 있다. 나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단번에 알아차린다. ‘너 삐졌지? 또 뭐 때문에 그래?’ 그러면 여자 친구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다. 그러고는 입을 꾹 다문다. 나는 또 ‘왜 말을 못 하냐며’ 답답해한다. 그러면 여자 친구는 ‘뭐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살짝 입을 연다. 그렇게 서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다 끝끝내 이유를 듣는다. 풀어가는 과정은 매번 다르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질투. 다른 이성 친구와 함께 있는 것만 봐도 가슴에서 열불이 난단다! 그래서 나는 가끔 여자 친구를 ‘질투의 화신’이라 놀린다^^ 지금 열애 .. 2019. 10. 22. 유튜브라는 망망대해 - 청년, 반양생적 시대를 살다 유튜브라는 망망대해청년, 반양생적 시대를 살다 - 4) 어두컴컴한 배경, 한사람이 검은 장갑을 끼고 있다. 그의 앞에 놓인 것은 통연어. 장갑을 낀 손으로 물컹한 연어를 집어 입에 넣는다. 느끼한 표정으로 거친 숨소리를 내며 연어를 천천히 탐닉한다. 끈적끈적한 소리와 더불어. 설정이며 행동을 보아하니 포르노가 따로 없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먹방 내용이다. 이름도 ‘욕망의 연어’다. 욕망을 가차 없이 자극한다. 요즘 먹방의 최신 트렌드는 ‘희소성’이다. 절대 평범하게 먹지 않는다. 더 많이, 더 맵게, 더 기이하게 먹으려고 한다. 그래야 이슈화되면서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산낙지에서 돼지머리와 생간까지, 음식을 ‘통째로’ 먹는다. 그것도 최대한 잔인하게. 음식의 ‘맛’보다는 ‘자극’에 초점을 맞춘다. .. 2019. 10. 8.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