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아기가왔다 : 포토에세이33 [아기가 왔다] 만들기는 언제쯤? 만들기는 언제쯤? 요즘 우리 딸이 가장 즐겨... 한다기 보다는 할 때 가장 즐거워 하는 놀이는 아빠가 쌓아 놓은 컵을 발로 차며 부수는 놀이다. 아빠는 동심으로 돌아가, 컵 쌓기에 몰두를 하는데, 이렇게도 만들고, 저렇게도 만든다. 나는 컵을 쌓아 만드는 것 자체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어릴 때는 집에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해서 성도 만들고, 벽도 만들고 그랬다. 우리 딸은 언제쯤 부수는 것 말고 만드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까. 그때가 되면 정말, 방 하나 가득 딸과 아빠가 만든 것들로 채우고 싶다...만, 기대하지 말아야겠지. 뭐 어쨌든, 아빠는 지금도 좋다. 와르륵 무너지는 컵들을 보며 꺄르륵 웃는 것으로도 충분히, 넘치도록 만족한다! 2019. 7. 12. [아기가 왔다] 손가락만 까딱해도 부모에겐 태풍이 분다 손가락만 까딱해도 부모에겐 태풍이 분다 '쟤들은 어쩜 그렇게 천사 같은지. 우리 딸은 잘 때만 천사 같은데...'동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빠는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이건 진실이 아니다. 어느 집이나 애를 키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애도 다른 사람들 앞에만 가면 그렇게 얌전하고, 착하고, 예쁘고... 말하자면 천사 같다. 사실을 따져보자면 진짜로 착하고 얌전해서 그런게 아니라 요즘들어 부쩍 느끼게 된 수줍음에 대한 감각 때문에 그런 것이다. 여하간, 아기가, 솔직히 요즘은 덩치도 너무 커져서 '아기'라는 표현이 합당한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아기가 손가락 한번 까딱해서 뭐라도 쏟으면 엄마, 아빠의 체력전선엔 태풍이 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 2019. 7. 5. [아기가 왔다] 표면탐구생활 표면탐구생활 우리 딸은, 언젠가부터 새로운 바닥, 말이 이상하지만 처음 보는 표면을 보면 일단 주저앉는다. 앉아서 쓸어보고, 기어보고, 두드려보고 온갖 체험(?)을 해보려고 한다. 산책 나간 공원에서는 새똥과 함께 구른 적도 있다.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모른다.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게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흔 가까이 된 아빠도 여전히 모르는 것 천지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모르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졌다. 이게 점점 심해지면 아마 사는 게 재미없어질 텐데, 그런 걸 생각하면 딸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인 것 같다. 세상사에 무덤덤해져 버린 이 시점에 '짜잔' 하고 등장한 새 배터리 같달까. 2019. 6. 28. [아기가 왔다] 표정이 늘어간다 표정이 늘어간다 아기들의 얼굴은 정말 단순하다. 태어나서 초기에는 우는 얼굴, 그냥 얼굴, 웃는 얼굴 정도 밖에 없다. 그러다가 점점 크게 웃기, 작게 웃기, 데굴거리며 웃기 같은 식으로 표정들이 점점 분화된다. 그런 중에도 재미있는 것은 이른바 '인상 쓴다'고 할 때의 그 '인상' 그러니까 얼굴을 찡그리며 못마땅해하는 표정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 딸의 경우도 최근(24개월 이후)에 와서야 인상을 쓰게 되었다. 물론 못마땅해서 짓는, 진짜 표정이 아니다. 그냥 어딘가에서 보고 따라한다. 요즘 우리 딸은 다양한 감정들을 연습하고 있는데, 확실히 감정이 다양해지는 것이 맞춰 표정들도 다양해진다. 조만간 진짜로 인상을 쓰는 날이 오겠지. 그때 아빠는 어째야 하나. (아빠처럼) 너무 자주 그러지는 말거라. 2019. 6. 21.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