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나의 삶, 나의 글, 리좀13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닐 것 - 지층을 탈출하는 섬세한 전략 - 김해완(남산강학원 Q&?) 이번 글은 지난 글의 후속편이다. 저번 글에서 우리는 ‘지층’(Stratum)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내 몸과 지구의 관계, 그리고 나를 사유했다. ‘나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낯간지러울 만큼 진부한 질문에 지구는 성심성의껏 답을 해준다. 내 몸은 지구의 분자들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지층이고, 그렇기에 나는 오롯이 나일 수 없다고. 폭풍감동이다.(ㅠㅠ) 역시 우주적 스케일은 다른 것인지, 갑자기 내 사소한 일상들이 우주를 떠도는 먼지처럼 느껴지면서 저 광활한 대우주와 합일하고픈 의지가 불타오른다. 알지도 못하는 루소 아저씨의 말씀이라도 (“자연으로 돌아가, 이 녀석아!”) 가슴에 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2012. 4. 10.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내 몸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할까 ㅡ지층 속의 떨림 김해완(남산강학원 Q&?) 출구 없는 일상이 반복될 때 당연하지만 우리는 힘들어지거나 무감각해진다. 먹고 TV 보고 옷 사고 노동하고 찌그러져 자고, 그러다 보면 이런 동물적인(?) 일상을 잠시 스톱하고 철학적인 사색을 하고 싶어지는 날이 가끔 있다. “(도대체 이 꼴로 살고 있는)나는 누구인가?!?” 물론 답이 나올 리 만무하다.(;;) 뭔가 철학적이면서도 개념적인 ‘나’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하는 순간 사고는 정지되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사실 답은 질문 속에 이미 존재했다. 나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지 않은가! 인간이고, 여자고, 할 줄 아는 코디는 후드티뿐이고, 어른이고, 주민등록번호 13자리, 무직에, 솔로이고, 통장잔고는 두 자리 수 만 원. 이게.. 2012. 3. 27. 사랑하지 않는 삶은 앙꼬없는 찐빵! 사랑은 자의식이 아닌 무의식이 한다 김해완(남산강학원 Q&?) 연애를 안 하는 (혹은 못 하는) 이유 사랑이란 무엇인가. 예전 같았으면 그럴 듯한 답을 만들어 내며 어떻게든 질문에 대한 예의라도 갖추려고 애썼을 테지만, 지금은 그냥 찌질한 것이라고 답하겠다(-_-;). 고상한 질문에는 고상한 답이 가야 하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다.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하여, 내가 지나쳐 온 여러 청춘들의 연애사는 대체로 한심하기만 했다. (ㅠㅠ) 유치한 이벤트, 섹스에 대한 애매함, 주위 사람들에 대한 눈치, 학벌의 열등감, 연인 사이의 권력관계, “내가 더 중요해 걔가 더 중요해?”와 같은 말싸움……. 그런 데에 계속 치이다 보면, 마침내 최초의 꽃잎 100개 날리던 떨림은 온데간데없고, 뭐 하나 제대로 해.. 2012. 3. 13. 우리의 글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나의 삶, 나의 글, 리좀 ㅡ 편 ② 김해완(남산강학원 Q&?) 『천 개의 고원』 첫 고갯길에서, 나는 듣도 보도 못한 낯선 식물과 마주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첫장부터 새로운 사유, 새로운 글쓰기, 새로운 존재양식을 선언했다. 리좀(rhizome)! 그것은 뿌리줄기식물을 뜻한다. 고구마밭을 떠올려 보자. 고구마가 한창 물올랐을 때에는 어디까지가 이 고랑이고 저 고랑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줄기들이 중심 없이 사방팔방 아무 곳에나 뿌리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뿌리줄기들은 하나에서 수만 개로 갈라지거나 결국엔 모두가 하나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게 리좀이다. 리좀은 나무와 질적으로 다르다. 하나의 뿌리에 얽매이지 않고 어떠한 지점과도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천 개의.. 2012. 2. 28.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