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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식색신언』 옮긴이 인터뷰 『식색신언』 옮긴이 인터뷰 1. 조선 후기의 문인 이용휴가 『식색신언』(食色紳言)이라는 책의 발문을 쓴 걸 보고 이 책을 호기심에 구해 보시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이용휴의 발문 내용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혜환 이용휴는 연암 박지원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렸을 정도로 문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자기다운 글을 자기만의 형식으로 직접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바탕에는 엄청난 독서가 숨어 있었습니다. 기이한 책들을 구해서 수장(收藏)하고 끊임없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의 글들은 기존의 것들을 충실히 이해한 뒤에 얻은 궁극의 성취였습니다. 달라지기 위해서 달라진 것이 아니라, 같아지다 보니 끝내 달라져 버렸습니다. 그는 명청(明淸) 시기의 진귀한 책에 대해서 서문이나 발문을 많이 달았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2021. 11. 9.
돌고 돌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돌고 돌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그깟 과학 나부랭이? 그놈은 무용할 뿐 아니라 해롭다! 학교를 그만둘 즈음부터 지금까지, 환경공학에 대한 내 입장은 변함없이 단호했다. 그동안 ‘전공에 회의를 느꼈다’고 점잔빼며 말해왔지만 실은 삐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엥? 아무리 삐돌이라 해도 학문에 삐질 수가 있다니? 가능하다. 기대가 컸다면. 우리는 심지어 날씨나 운명에까지도 성을 내지 않는가. 그때나 지금이나 환경공학에 대한 내 판단은 이렇다. 이 학문의 취지도, 구체적 커리큘럼도, 거기 종사하는 사람들도 환경에는 별 관심이 없구나. 아, 이걸로는 사슴벌레 한 마리도 살릴 수 없겠구나. 학부 건물 현관에 언제나 어지럽게 솟아있던 분리수거통의 모습이 선명하다. 오염물질을 없애고 수치를 낮추고 안 보이게 만드는 일에 .. 2021. 11. 8.
신간 『식색신언―식과 색에 대한 지혜의 말들』이 출간되었습니다! 식욕과 색욕에 대한 선인들의 절절한 조언이 담긴 책, 신간 『식색신언―식과 색에 대한 지혜의 말들』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결실의 계절을 맞아하야,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를 소개해 드린 지 2주 만에 신간 소식을 또 들고 왔습니다.^^ ‘식욕’과 ‘색욕’에 대한 절제와 ‘청정한 삶’에 대한 선인들의 조언이 담긴 책, 『식색신언―식과 색에 대한 지혜의 말들』입니다! 이 책은 중국 명(明)나라 때 양생가(養生家)인 용준의 『식색신언』(食色紳言)을 완역한 것인데요, 『식색신언』은 식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음식신언』(飮食紳言)과 식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남녀신언』(男女紳言), 총 2권으로 이루어졌는데, 국역본에서는 ‘절제하는 삶’, ‘살행하지 말라’, ‘금주하라’, ‘금욕.. 2021. 11. 5.
[만드는사람입니다] 괴담이 가득한 세상에서 괴담이 가득한 세상에서 목공소 괴담 목공소에 취직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급한 주문이 있어 밤늦게까지 목공소에 남아있던 날. 목수님은 먼저 퇴근하셨고, 나도 퇴근을 위해 정리를 하던 중이었다. 동네는 조용했고, 방금 전까지 들리던 테이블 톱의 소음이 사라진 탓에 목공소는 더 고요하게 느껴졌다. 기계들과 쌓여있는 나무들이 왠지 으스스하게 느껴지던 순간, 갑자기 목공소 한쪽에서 엄청나게 큰 굉음이 들려왔다. “꽝!” “으악!” 난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내팽겨 치고 일단 목공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무슨 소리지…?’ 숨을 고르고 마음을 진정시킨 뒤 천천히 문을 열고 목공소에 들어섰다. 목공소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했다. 불을 켜고 소리가 난 장소로 .. 2021.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