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k, 울릉도 다녀왔습니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연락선을 타고 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를 추지도 못했는데, 멀미약 ‘토스롱’을 먹고 나니 울릉도였습니다(이번 주말은 아니고 좀 된 주말이었지만요;;). 추석 연휴를 아쉬워 할 새도 없이 금세 찾아온 연휴,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로 저희 남편은 정말 울릉도 가기를 원하였고, 저는 봉사와 희생 정신으로 무장한 내조의 여왕이었기에 기꺼이 강릉 가는 기차표(청량리에서 강릉까지 거의 6시간 걸립니다. 남편 소원이라 탔지 다신 타고 싶지 않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강릉을 가셔야 한다면 버스, 버스를 타셔요, 흑)와 울릉도 배편을 예약했습니다. 속으로는 ‘울릉도라니(ㅠ.ㅠ)!’, 생각만 해도 까마득한 그 거리에 눈물이 줄줄 났지만 남편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 강한 여자, 그리하여 10월 5일 울릉도에 도착하였지요.
토스롱 덕분에 울릉도로 순간이동?!
울릉도 들어가는 배만 예약해 놓고, 아무것도 해놓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배에서 내려 보니 울릉도는 버스타고는 못 다니겠더라구요;; 저란 여자 남편을 탓하기보다 얼른 아이디어를 내는 여자(풋!). “렌트카를 빌리자!” 렌트카 사무실을 찾으려고 부두 쪽으로 가고 있는데 서 있는 렌트카 발견! “렌트카다! 전화해 보자!” 하는데 옆에 있던 아저씨가 “렌트카 구하세요?” 하시며 당신 핸드폰으로 띠링띠링 전화를 해주시더니 너무나 시크하게 “차 온답니다.” 아니 이렇게 쉽게 일이 되다니;;;
그런데 전화를 받고 오신 렌트카 사장님은 차가 없다며(ㅡㅡ;) 다시 핸드폰을 띠띠띠띠 하시더니, “차 있나? 갖고 온나” 하시더니만 이번엔 차가 온다고 하더군요. 연휴에 주말이라 사실 예약 안 하고 렌트카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라던데 저희는 정말 땡 잡은 것이지요!! 차를 기다리며 울릉도에서 5대째 살고 계신 사장님께 울릉도 현지 사정(?)에 이것저것 들었습니다. 울릉도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결혼적령기의 여성! 그러한 여성층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어쩌다 있는 여자들은 모두 울릉도의 공무원이 데려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이 오십이 다 되어 가는 노총각이 사장님 본인(ㅡㅡ;;). 33년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제 친구를 확 울릉도로 보내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차가 와서 넘겨받았습니다. 이쯤에서 저희에게 차를 구해주신 울릉도 일광여행사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울릉도 여행의 팁!
“울릉도는 모든 게 부족합니다. 렌트카도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아셨죠? 울릉도 가실 땐 렌트카를 미리 예약하세요!). 울릉도에는 일방통행 터널이 2개가 있습니다. 이 터널 앞의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만 통과해야지, 빨간불일 때 들어갔다가 ‘빠꾸’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욕을…(그래서 저희 신호 잘 지켰습니다.)”
울릉도 이야기를 쓰려니까 생각보다 길어지네요. 다음에 주말에 뭐 한 게 없을 때, 하나씩 풀어놓겠습니다.
울릉도는 정말 오징어 천국!
살림꾼 Y가 최근에 본 영화 – 화이
저도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봤어요;; ㅜ_ㅜ (마케터 M)
영화 <남쪽으로 튀어> 이후 약 8개월 동안이나 전혀 볼 수 없었던 ‘김윤석’의 신작 영화 <화이>! 보통,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어떤 배우가 나오느냐를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저로서는 김윤석이 나오는 <화이>를 뿌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보고 싶다>를 통해서 발견한 ‘여진구’도 함께 주인공으로 나와서 더욱더 빨리 보고 싶었던 영화였죠. 그런데 이게 웬일이죠? ‘잔인함의 끝’을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3분의 2를 소리만 들었다면 말 다한거죠... 장르가 액션/스릴러라고 치더라도 이렇게까지 잔인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물론 영화의 흐름이나 스토리를 위해서 최선의 영상이었다고 평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요것은 극히 제 개인적인 취향을 기준으로 얘기한 거니까요) 영화의 스토리 또한 반전이라고 하기도 뭣한 김윤석과 여진구의 관계에도 별로 공감이 가지도 않았습니다.
살림꾼 Y는 다행히(!) 영화 속 반전을 조금만 얘기해주었습니다. ㅎ_ㅎ
하지만 두 배우의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 좋던 ‘김윤석’이 영화를 보고나서 소름끼치도록 무섭게 느껴지고 싫어졌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제 별점은 김윤석의 연기력에 한 개, 여진구의 연기력에 한 개! 해서 총 2개입니다. 요 두 배우가 아니었다면 전 이 영화, 끝까지 보지도 못했을 거에요;;
마케터 M, 미생빠데이와 <미생> 정주행
지난 주, 주말은 아니지만 운좋게 <미생> 북콘서트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드라마를 한때 본방사수했던 저로서는(^^;) 초대가수인 에브리싱글데이를 직접 보는 게 기대되기도 했고, 윤태호 작가에게 직접 <미생>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였죠. 같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바로 앞줄에 키가 크신 두 분이 앉으시는 바람에 옆 틈새로 무대를 봤다는 안타까움이...
이날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청년의 질문과 이에 대한 윤태호 작가의 답변이었습니다. 취업준비생인 청년은 만화가로 데뷔해 안정적인 자리를 잡기 전까지 불안함을 느낀 적이 없냐고 물었고, 윤태호 작가는 잘 안 나갈 때에도 불안하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일 외에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었다면서요. 저는 이 확신과 성실함(혹은 꾸준함)이 지금의 <미생>을 만든 거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중딩일때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만화 작법 책을 사서 공부해보기도 했지만 그쪽 방면으로는 영 재주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윤태호 작가의 대답에 더 뭉클했나봅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계속'하는 힘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웹툰으로 읽을 때에는 패스하곤 하던 바둑 해설도, 책으로 읽을 때에는 좀더 꼼꼼하게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히카루의 바둑>도 정주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바둑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가을이므로 일을 크게 벌리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지요.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바둑을 배운다고 제가 '장그래'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흑~ ㅜ_ㅜ 하지만 언젠가 바둑판의 '그 싸움'의 묘미를 직접 느껴보고 싶습니다. 하하하;;
자신만의 바둑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고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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