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어느 멋진 날", 북드라망 식구들의 주말 이야기


편집자 k: 33년 전엔 처서, 지금은 백로


지지난 주말 저는 서른세번째 생일을 맞이하였습니다(사쿠라 만발한 삼땡이네요, 하하. 죄송합니다; 흑. 명절을 앞둬서 그런가 자꾸 화투장이 눈에 아른거리네요;;;). 2월 29일생도 아니고 죽을 때까지 매년 돌아올 생일이라 별 소회도 없고 해서 침까지 흘려 가며 하루 종일 잘 잤습니다. 해가 저물 때쯤 깨서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으면서 tv 뉴스를 보다가 마침내 깨달았지요. '오늘이 백로였어!' 제 사주팔자가 어떤 글자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이제 눈감고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생일을 절기와 연관지어 보지는 않았기에 (별것도 아닌데) 꽤 놀랍지 뭡니까?(그리고 여기서 이런 말씀드려도 될랑가 모르겠지만 제가 요즘 <절기서당>을 편집하고 있어서요, 호호. 다음달엔 책으로 나옵니다^^v)


백로, 느낌 아시죠? ^^*


내친 김에 만세력을 펼쳐보니 제가 태어났던 해의 백로는 제 생일 다음날, 그러니까 저는 33년 전 그날, 처서의 마지막 날 태어났네요. <절기서당>의 미녀 필자, 송혜경 샘은 백로를 “음양의 눈물”이라고 표현했는데, 33년 전에는 음양의 눈물이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하늘이 먼저 통곡을 했었던 모양입니다.


신문 1면에 33년 후 추징금 납부로 재해(財害)를 겪게 될 당시 대통령이 수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기사가 실려 있네요. 밤에는 인터넷 뉴스를 살펴보니 김조광수 감독이 동성애인과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더군요. 또 미녀 필자의 말을 인용하면 백로는 ‘봄과 여름의 양의 기운이 가을의 음기와 만나 마음에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주는 때, 기존의 배치와 작별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2013년 백로에는 대한민국에서 남자와 남자의 결혼이라는 새로운 배치가 만들어졌네요. 불의 방향을 지키고 있던 숭례문이 화기가 강했던 무자년에 불탔다는 걸 알게 됐을 때만큼이나 신기하네요. 저 부부들 뭔가 알고 그러진 않았을 텐데 어떻게 백로에 결혼을 하게 됐는지, 참……(아, 이런 게 운명!). 좌우간 축하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두 분 결혼 안 하셨음 저 잠만 잔 주말에 뭘 가지고 <주말에 뭐했지?>를 썼어야 하나요, 흑.^^   

백로에 새로운 배치를 만든 두 분, 축하드립니다~ ^^



살림꾼 Y가 본 영화 – 스파이


추석이 다가오네요. 명절 때가 되면 가족들끼리 먹고 노는 것도 지쳐서 극장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추석 때는 가족영화가 많이 개봉하지 않나 싶어요.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스파이>는 입소문을 타고 추석 때 “빵”터트리려고 미리 개봉한 영화 중 하나인데요. 전 이 영화를 스토리도 모른채, 단지 ‘다니엘 헤니’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중국활동을 왕성하게 하느라 국내에서는 TV 광고 속에서나 간간이 볼 수 있었던 그를 맘껏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하나로 보게 된 영화였는데요. 실망스럽게도 영화 상영시간 2시간 중에서 다니엘 헤니를 볼 수 있는 시간을 모두 합쳐 봤자 30여분도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니 영화 포스터에도 떡하니 박혀 있는 그의 얼굴은 뭐란 말입니까...그래도 잠깐 잠깐 나오는 그의 얼굴은 정말이지 이 세상 사람의 얼굴이 아닙니다. ^^)


오~ 이런 느낌? +_+


하지만 다니엘 헤니를 많이 볼 수 없다는 단점 빼고는 ‘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설경구나 문소리 이 두 배우의 연기력은 의심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코미디를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라는 믿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설경구는 패스하고서라도, 문소리는 대박! 그 자체였습니다. 문소리가 이렇게 코미디 연기를 잘해낼 줄이야… ‘문소리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어요.

지금 이 순간, 아무런 고민없이, 생각없이 그냥 쭈~욱 웃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 강추! 합니다 ^^


살림꾼 Y의 별점은요...? ★★★☆☆


영화를 안 봤더니 스틸컷 고르기가 미묘한 1人;;; 이거 코믹한 장면이었겠죠? ^^




마케터 M, <바람이 분다>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더군요. 제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보게 된 것은 오래전, 친구가 빌려준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서였습니다. 그후로 팬이 되어서(^^) <원령공주>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루밑 아리에티> 등등...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뿐 아니라, 지브리에서 나온 것들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소식을 듣고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다음 사람이 또 이어가겠지만요~)


스튜디오 지브리 캐릭터들의 회식 장면인데, 캐릭터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ㅎ_ㅎ (키키는 오늘도 배달을 간 모양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작품인 <바람이 분다>의 상영관을 찾기가 의외로 힘들어서;; 극장에서 보는 건 포기하고 말았지요.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바로 <책으로 가는 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선택한 50권의 책(이와나미 소년문고)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저도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이 있어서 반가웠고, 또 모르는 책들도 있어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그중 인상적인 한 구절을 옮겨봅니다.


"역시 이것"이라 할 만큼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맨처음 보았던,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귀를 기울이면>의 ost도 함께 소개합니다. <바람이 분다>는 나중에 DVD로 만날께요! 흑!


귀를 기울이면 OST - Country Road from fresa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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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나디아 2013.09.17 11:52 답글 | 수정/삭제 | ADDR

    김조광수 감독님의 결혼이 절기와도 조응하는 사건이라니. 참 신기하네요~^^

    • 북드라망 2013.09.23 11:15 신고 수정/삭제

      절묘한 시기에 탁월한 해석이 빛나는, 그런 사건(!)이었지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