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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북-포토로그] 어서와요, 함백 유니버스

by 북드라망 2026. 8. 11.

어서와요, 함백 유니버스


이번 주말에 강원도 정선에 있는 함백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바로 공부 캠프가 열렸기 때문이지요. 경기도 군포에서 출발하는 저희는 어머니가 계신 강원도 원주를 거쳐 함백 신동문화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얼굴들. 서울 남산자락에서 만나다가 또 먼 곳, 새로운 곳에서 뵈니 더더 반갑더라고요. 함백에서 지냈던 1박 2일 동안은 마치 다른 시공간에 있었던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돌아온 지금까지도 감사한 마음과 인연에 충만하진 기분이랄까요. 

일단 며칠동안 수도권을 덮고 있던 더운 열기과 에어컨 바람에 지쳐있었는데, 높은 산 아래 위치한 함백에 들어서니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마침 구름이 낀 날씨라 비도 살살 내리고 그날 묵을 숙소, 함백 아파트에 위치한 “지산재”에 들어서니 약간은 서늘한 바람이 불더랍니다. 저는 이 더위에 이런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니… 너무도 황당(?)했답니다.  (심지어 저희는 밤에 추워서 문을 꼭꼭 잤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몇날 며칠 동안 에어컨 바람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을 그 하룻밤에 모두 보상 받은 듯 했습니다.

사실 함백 캠프의 마지막 날 순서인 고미숙 선생님의 ‘연결’에 관한 북토크를 듣고 싶었는데, 아이가 준비한 주역의 64괘와 태권도를 결합한 “태권 주역”을 무사히 선보인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답니다. 9세, 4세 아이들을 데리고 얌전히 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기란 불가능한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답니다. 캠프가 마무리 된 후 다음 날 비폭력 세미나를 위해 동네에서 시간을 보냈는데요, 제가 공부하는 동안 남편은 둘째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는데 의외로(?) 아무 연락 없이 잘 지내서 또 놀랐답니다. 넓게 펼쳐진 인조 잔디가 깔린 축구장(거기에 공도 여러 개 있었고요)에서 뛰어놀기도 하고요, 함백 초등학교 안 놀이터에서 모래놀이, 주변 산책 등 다양하게 즐기고 있었더라고요. 무엇보다 동네에서 하나뿐인 편의점만 들어가도 아는 익숙한 얼굴(깨봉 빌딩에서의 샘들)들과 화장실에 가려고 들어간 함백 산장(함백의 베이스 캠프)에서 선생님들께 간식 얻어 먹기 등등. 분명 혼자였으면 힘들었을 그 고된 육아의 시간을 수월하게 보낸 듯 했습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저희는 그저 육아하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았을 뿐인데 가는 것만으로 환영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그 인연으로 자연스레 머물 곳과 넘쳐나는 먹거리들! 네트워크의 힘을 몸소 체험하고 온 덕분에 감사한 마음과 충만해지는 기분을 여전히 느끼게 되는 듯 합니다. 문득, 고미숙 선생님의 강의 화면 중에 등장한 한 문구가 생각납니다. 바보야,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연결’이라니까! 아이들을 보느라 제가 제대로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대략 이런 의미였던 듯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희끼리, 오롯이 4명이 놀러갔다면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까요? 돈은 돈대로 쓰고 힘은 힘대로 들고. 어떤 새로움도 없고. 여러 선생님들과 지낸 (빠질 수 없는 공부도 함께 하며) 시원한 함백에서의 1박 2일은 그야말로 꿈만 같았답니다.

돌아오려고 나서는 길에도 선생님들께서는 기름값 하라며 용돈을 챙겨주시고, 사과즙을 한 꾸러미(왕창!) 챙겨 주시고, 누룽지를 주시고, 뭐 더 줄 것이 없는지 둘러보셨습니다. 함백 캠프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온 지라 저희가 공동체에서 무엇을 배우고 할 수 있는지를 절로 고민해보게 됩니다. 어느새 군포에 돌아오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공부하기 딱 좋은 이 때에, 육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은 이겨내고 배움에 더 정진할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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