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등산
며칠 전이었습니다. 아들은 남편과 밖에 나가 있고, 집에는 친정 어머니가 오셔서 딸 아이와 낮잠을 주무시고 계셨지요. 잠도 오지 않고 딱히 무언가에 집중도 안 되던 저는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 뒷산으로 향했습니다. 장마철이라 비가 올 듯 말 듯 했지만, ‘비가 오면 흠뻑 맞지 뭐~’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에 젖은 나무냄새가 향긋했고 새소리가 들리며 마치 다른 시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얕은 뒷산이지만 금세 숨이 차올라 시계를 보면 고작 10분밖에 지나지 않아 있었습니다. 늘 신기합니다. 인스타를 할 때의 10분은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등산할 때의 10분은 아주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한 시간 정도 등산했을까요? 습한 날씨 탓에 온 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기분은 상쾌해지고 졸음도 싹 달아나 있었습니다.
어쨌든 제가 이렇게 아이의 낮잠 시간에 운동을 한 것은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 앞 복지관에서도 매트 필라테스란 운동을 하는데요, 우아한 ‘필라테스’의 모습을 상상하며 들어갔지만, 알고 보니 ‘매트’ 위에서 플랭크, 스쿼트 등을 주로 하는 격렬한 맨몸운동이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1년을 버티다 보니 제법 체력이 붙은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냐고 물으신다면, 설거지할 때 요리했던 냄비까지 한 번에 싹 닦을 수 있게 되었고(예전에는 힘에 부쳐서 중간중간 쉬어가며 설거지를 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빨래도 개서 바로바로 수납장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튼튼해지는, 강해지는(?) 기분은 참 뿌듯합니다. 어제보다 오늘의 ‘나’가 더 단단해지고 그래서 일상에서 화를 좀 덜 내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제가 운동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에 가서 체력측정을 하고 왔습니다. 인바디 결과를 보니 아직 갈 길이 멀지만, 1년 동안 노력해서 이만큼이라도 좋아진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몸과 마음을 챙기려고 합니다. 한 달 뒤에, 세 달 뒤에, 또 1년 뒤에 '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기대해보며 포토로그를 마칩니다.



'북-포토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북-포토로그] 내가 클래식을? 계촌 클래식 축제에 가다! (0) | 2026.06.16 |
|---|---|
| [북-포토로그] 매일 매일 새로워지는 법 (0) | 2026.05.15 |
| [북-포토로그] 봄 결산 (0) | 2026.04.23 |
| [북-포토로그] 알약 도전기 (0) | 2026.04.15 |
| [북-포토로그] 노래방이라는 새로운 세계 (0) | 2026.03.19 |
| [북-포토로그] 반려동물 '안' 뽑기 (0) | 2026.02.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