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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북-포토로그] 정읍 여행

by 북드라망 2025. 10. 20.

 


정말 오-랜만에 KTX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생소한 전라도 정읍으로 말이지요! 감이당 화요 대중지성에서 동학농민운동을 배우고 현장 답사를 간 것이었죠. 용산역에서 정읍역까지 1시간 35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역사책에서 머리를 위로 질끈 묶은 전봉준의 사진만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는 “사리에 밝고 문장을 잘 다루”(『평등과 자주를 외친 동학농민운동』, 이이화 저, 사파리, 88쪽)었다고 합니다. 그저 한 명의 장수(?)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글을 잘 짓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약간은 놀랐답니다. 아무래도 힘만으로는 여러 사람들을 이끌 수 없었겠지요, 문과 무의 조합(!)이 많은 농민들이 전봉준을 따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정읍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 있는데요, 너른 잔디밭을 배경으로 박물관과 전시관, 추모관 등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깨끗한 유모차와 휠체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스탬프 투어와 이벤트, 게다가 어린이 박물관까지! 너무도 훌륭했답니다. 이번 여행에는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함께 했는데요, 잔디밭을 보자마자 곧장 뛰어다니더라고요ㅎㅎ 동학농민운동과 전봉준을 잘 모르지만, 여기저기 둘러보고 들으며 익숙해진 듯 합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과 사발통문작성터, 전봉준 생가터를 둘러본 후 정읍 쌍화차거리로 향했습니다. 아침부터 일어나 피곤해진 몸이 이 곳에서 건강해지는 시간을 보내며 충전했습니다. 노른자 동동인 쌍화탕을 맛볼 수도 있고요, 저는 자신이 없어 기본 쌍화탕을 시켰습니다. 쌍화탕을 시켰을 뿐인데, 여러 간식들을 챙겨주셨습니다. 정읍에 가시면 꼭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동학은 과거 잘못된 세상을 고쳐 다시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나선 것이라, 민중에 해독되는 탐관오리를 버히고(베고) 일반 인민이 평등적 정치를 바로잡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며 사복을 채우고 음탕하고 삿된 일에 소비하는 국세와 공전을 거두어 의거에 쓰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며 조상의 뼈다귀를 우려 행악을 하고 여러 사람의 피땀을 긁어 제 몸을 살찌우는 자를 없애 버리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며 사람으로서 사람을 매매해 귀천이 있게 하고 공토로서 사토를 만들어 빈부가 있게 하는 것은 인도상 원리에 위반이라, 이것을 고치자 함이 무엇이 잘못이며 악한 정부를 고쳐 선한 정부를 만들고자 함이 무엇이 잘못이냐? 자국의 백성을 쳐 없애기 위해 외적을 외적을 불러들였나니 너희들 죄가 가장 중죄한지라, 도리어 나를 죄인이라 이르느냐?  - ‘전봉준 공초’ 중에서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당당했던 전봉준!
글을 배우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고 살아내는지 생각하게되는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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