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데 진심인 사람들
2022년 첫 번째 <메디씨나 지중해> 글이다. ‘작년’에 바르셀로나에 왔다고 말하는 게 조금 어색하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지났단 말인가? 벌써 네 번째 소식을 전하고 있건만, 이번에도 나는 ‘메디씨나’도 ‘지중해’도 아닌 생활 이야기를 한다. 사전준비를 할 시간도 없이 무작정 바르셀로나에 와서 그런가, 아직도 어버버 적응 중이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을 때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고 첫 번째 소식에도 썼었다. 그런데 마음만 프로였나보다. 마음 빼고 나머지는 다 느릿느릿… 느긋하게 적응 중이다! ㅋㅋ.
내가 박물관 스텝이라고?
최근에 내가 작게 사고 친 일이 한 번 있다. 사고의 원인은 역시나, 내 부족한 까딸란어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몇 달 전 우리는 바이오물리학 수업 세미나 시간에 초음파 기계의 원리를 배웠다. 세미나가 끝난 후 교수님은 교실을 떠나는 우리들을 붙잡았다. 공지할 게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병원 중 하나인 ‘발데브론’에서 연말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초음파 행사를 개최하는데,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이메일을 써야 한단다.
교수님은 행사 자료집도 보여주셨다. 일반인 대상이라 그런지 설명은 쉽고 명료했으며, 초음파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실험들도 있었다. (최소한 우리가 방금 들은 세미나보다는 재미있어보였다.) 애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너도나도 이메일 주소를 적었다. 나도 휩쓸려서 적게 되었다.
얼마 후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했다. 참가할 수 있는 날짜를 정해서 알려달라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반인 오픈 행사라고 했는데, 그러면 행사 기간 중 아무 때나 가도 되는 것 아닌가? 코로나19 때문에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건가? 조금 의심스러웠지만 나는 시간이 비는 날짜를 삼일 정도 골라서 보냈다.
그 다음 온 이메일은 더 혼란스러웠다. 온라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줌 주소가 적혀있었다. 게다가 행사 기간 동안의 시간표도 첨부되어 있었다. 내 이름은 내가 고른 삼일 내내 적혀있었다. 이 즈음되니 모를 수가 없었다. 아… 행사를 관람자가 아니라 봉사자로 참가할 사람을 모집했던 거였구나! 세상에, 실험을 해보는 정도가 아니라 남들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거구나!!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나는 현재 까딸란어를 50%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수업은 그럭저럭 따라가고 있다. 예습과 복습, 파워포인트에 적힌 키워드와 친구들이 그때그때 주는 도움 덕분이다. 하지만 그날 내가 50% 밖에 이해하지 못한 교수님의 공지는 어디서도 오해를 바로 잡을 수 없었고, 나는 내 해석을 덜컥 믿어버리고 말았다.
친구들의 적극적인 태도도 내 혼란을 가중시켰다. 만약 그날 그토록 많은 친구들이 행사에 자원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눈치껏 ‘아, 이건 할 게 못되나보다’ 짐작했을 것이다. 이 자원봉사는 어떤 인센티브도 없다. 돈을 주는 것도 아니요, 밥을 주는 것도 아니요, 봉사시간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친구들은 단지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황금 같은 연휴에 참여를 결정한 것이다.
여하튼 덕분에 나는 삼 일간 바르셀로나의 최대 과학박물관인 ‘꼬스모까샤’의 임시 스텝이 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그리고 내가 애초에 궁금해 했던 실험을 질리도록 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올 때마다 똑같은 실험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음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며, 공기나 물과 같은 매개체가 있어야 퍼져나가며, 서로 다른 소리굽쇄로 공명 현상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으며…어쩌구저쩌구……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주로 아이들이 실험대를 찾아왔기 때문에 언어가 복잡할 필요가 없었다. 나에게는 다행인 일이었다. 진동하는 소리굽쇄를 가까이 대면 직접 손대지 않아도 공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했다. 다들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자기도 해보겠다며 너도나도 손을 뻗었다.
바르셀로나 출신의 미취학 아동의 경우 스페인어를 아직 배우지 않아서 까딸란어만 하기도 했다. 내가 까딸란어를 잘못 알아듣는 바람에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데, 어떻게 얘네들에게 까딸란어로 실험 설명을 하겠는가? 나는 그냥 스페인어를 고수했다. 내가 까딸란어를 대충 알아듣는 것처럼 아이들도 내 스페인어를 대충 알아듣는 모양새였다. 혹은 부모가 내 말을 까딸란어로 따로 번역해주기도 했다.
스텝으로 일을 했던 삼일 동안 복병은 딱 한 명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세 살 정도로 보이는 남아였다. 이 친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뒤에 서 있는 엄마에게 대놓고 물었다. “엄마, 왜 이 사람은 까딸란어를 안 써? 못 쓰는 거야?” (아이는 까딸란어로 물었지만 이 말은 나도 100% 알아들었다.) 아이 엄마는 당황했다. “쉿!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그리고는 아들을 다른 쪽으로 데려갔다. ㅎㅎ…아기야, 이모 가슴에 그렇게 비수를 꽂다니…나도 안 쓰고 싶어서 안 쓰는 게 아니란다^*^
하루 다섯 끼를 먹는다고?
그동안 까딸루냐에서 언어 외에도 적응할 게 또 있었다. 바로 끼니의 개념이었다. 이건 비단 까딸루냐만이 아니라 스페인 전역에 다 적용되는 이야기다. 이 사람들은 하루에 무려 다섯끼를 먹고 산다. 바쁜 현대사회에 이 다섯 끼를 다 챙겨먹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저 중에서 최소 네 끼는 먹는 것 같다. 스페인에는 먹보들만 사나? 그렇다고 해서 몸집들이 거대한 것도 아니다. 운동 및 활동으로 소모하는 에너지가 엄청난 듯싶다.
첫 끼는 아침이다. 아침은 빵 한조각과 커피로 때운다. 출근하거나 등교하기 전에 집에서 간단하게 챙겨먹고 나간다. 그리고 열한시쯤 되면 출출해지는데, 우리 같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열두시에 점심을 먹어야지’ 생각하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기다리는 대신 두 번째 끼니를 챙긴다. 이때도 한입 음식을 먹긴 하는데 아침보다는 조금 더 심각하게(?) 챙겨먹는다. 햄과 야채가 들어가는 샌드위치를 먹고, 이때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스페인에서 맥주는 술이 아니라 음료 취급을 받는다.)
세 번째 끼니가 하루 중에 제일 중요하다. 이때가 ‘진정한 음식’을 먹는 시간이다. 아닌 게 아니라 다들 거하게 먹는다. 전채는 물론 메인 디쉬까지 야무지게 먹고, 와인을 곁들인 후 식사 후에는 디저트에 커피까지 챙겨먹는다. 이 시간을 겨냥해서 스페인 레스토랑들은 ‘메뉴 델 디아(오늘의 메뉴)’를 내놓는다. 메뉴 델 디아는 매일 메뉴가 바뀐다. 또 메뉴의 선택지는 넓은데 금액은 동일한 세트 메뉴이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먹어보고 싶은 요리를 시킬 수 있다. 보통 두 시에서 네 시까지가 메뉴 델 디아 시간이다. 그리고 이때 배부르게 먹고 나면 한 숨 자야 한다. (내가 경험해보았다.) 스페인의 낮잠 시간인 ‘시에스타’가 괜히 생긴 게 아닌 것이다.
네 번째 끼니는 밤 일곱시 경에 술과 먹는 가벼운 안주, 따빠스 타임이다. 여섯시에서 일곱시 사이에 먹는다. 한국의 식습관대로 밤 일곱시에 배꼽시계가 울리더라도 이때는 저녁을 먹을 수 없다. 저녁을 준비하는 식당들이 모두 여덟시에서 여덟시 반에 문을 열기 때문이다. 물론 따빠스를 여러 개 시켜서 저녁을 대체할 수도 있다. 스페인 음식문화는 따빠스 종류가 많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물가가 싼 남부 지역인 안달루시아 지방이 아닌 이상, 따빠스를 주구장창 시켜먹다가는 웬만큼 비싼 레스토랑에서 한 끼 식사하는 것만큼 금액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시계가 여덟시를 알리면 하루의 마지막 식사가 시작된다. 더 느긋하게 저녁을 찾는 사람들은 식당에 아홉시 경에 나타나서 거의 밤 열한시까지 먹고 가기도 한다.
황당한 것은 이런 시간의 리듬이 법으로도 관리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레스토랑들은 밤 여덟시 전에는 저녁 타임을 시작하지 않는다. 네 시에서 여덟 시 사이에는 오직 따빠스 술집만 문을 연다. 심지어 스페인의 식습관을 따르지 않을 게 분명한 중국 식당마저도 이 스케줄을 따르고 있다.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여덟 시 전에 장사를 시작하려면 세금을 훨씬 더 많이 내야한다고 한다.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레스토랑+바’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법이 보호해주는 식습관이라니!
처음에는 이 식습관에 적응이 안 됐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열두시 경에 점심을 먹으려 한 적이 있었다. 빨리 식사를 마치고 학교 과제를 할 생각이었다. 헌데 친구들이 다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아직 열두시밖에 안 됐는데 점심을 먹는다고? 나는 나대로 의아했다. 얘네들은 배가 안 고픈가? 분명 아침을 여덟시 전에 먹었을 텐데? 생각해보니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부지런히 카페테리아를 들락날락거렸다. 두 번째 끼니를 챙겨먹느라 그랬던 것이다.
사 개월이 지나니까 나도 이 스케줄에 익숙해졌다. 이제는 밤 일곱시에 저녁을 먹으면 이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배달음식 하나를 시켜먹으려 해도 여덟시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느지막이 저녁을 먹으면 힘이 남아 돌아서 잠도 늦게 자게 된다. 다음 날 일찍 움직여야 하는 스케줄이 있을 때에는 저녁을 조절해서 먹는다. 어휴, 끼니 설명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다니. <돈키호테>에서 ‘산초’ 캐릭터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 사람들은 먹는데 정말 진심이다!
알고 보니 나 양식 좋아했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이 있다. 까딸루냐의 음식은 맛있다. 스페인 음식이 대체적으로 맛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들었지만, 나는 내 위장은 100% 아시아 정체성을 띠고 있다고 확신했다. 해외 생활을 오랫동안 했지만 양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흡족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뉴욕에서부터 그랬다. 별 네 개 반짜리 비싼 프랑스 음식점에 가는 것보다 허름한 베트남 음식점에서 7달러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편이 훨씬 배가 편했다. 육 년 전에 아버지와 함께 영국에 갔을 때도 음식의 낮은 질과 비싼 가격의 대비를 보며 혀를 내둘렀었다. 이런 곳에서 살면 저절로 우울증 걸리지 않을까? 또 쿠바에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도록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정통 로컬 까딸루냐 음식점에서 메뉴 델 디아를 몇 번 맛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값싼 요리라도 사람들이 정성을 쏟아서 조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다음에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조리법과 그게 또 맛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마지막에는 그냥 현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랬네, 알고 보니 나 양식 좋아했네… 양식에 대한 내 거부감은 단지 제대로 된 양식을 못 먹어봐서 그랬던 거였다.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던 것이다! 지중해 음식은 이렇게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물론 모든 식당이 다 박수를 칠만큼 맛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 생각을 바꿔놓기에는 충분히 많았다. 게다가 좋은 식당을 찾아서 굳이 시내까지 나가지 않아도 된다. 우리 학교 근처 동네에만 해도 집을 개조해서 운영되는 가족 식당이 있다. 이곳은 하루에 딱 세 시간, 메뉴 델 디아에만 운영한다. 메뉴판도 없고 그날 자신들이 준비한 음식을 판매한다. 여기서 식사를 하면서 그간 새로 배우게 된 음식들이 많다. 까딸루냐식 육회와 족발, 당근 생강 스프와 양파 스프, 생선 볼 튀김…. 이제는 이곳에 갈 일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기대하게 된다.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음식을 소개해줄까? 이런 지역이라면 다섯 끼를 먹는 문화가 생길만도 하다.
먹는데 진심인 또 한 사람
먹는데 진심인 사람이 또 있다. 나의 법적 메이트이자 실질적 룸메이트, 제프리다. 제프리는 최근 몇 달 간 조금 우울했다. 스페인에서 코로나 케이스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 친구는 밖을 나가기를 거부했다. 옆에 있는 내가 숨이 막힐 정도였다. 우울증을 겪느니 코로나에 걸리는 편이 낫다고 제프리를 설득해보려 했으나 제프리의 입장은 완강했다.
게다가 그 사이에 겨울이 왔다. 평생을 열대 지방밖에 경험해보지 못한 이 친구로서는 살면서 처음으로 10도 이하 추위를 겪어보는 것이었다. 동북아 출신인 내가 보기엔 귀여운 추위였지만, 이런 내 말이 제프리에게 위로가 될 리가 없었다. 제프리는 도대체 왜 온도 범위가 15도와 25도 사이에 머무르지 않는 장소에서 인간이 살아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사피엔스 선조들의 이주정신을 폄하하다니…)
제프리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제프리는 음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맛있는 음식을 향한 이 친구의 태도는 내가 훌륭한 책을 향해 품는 감정과 비슷하다. 한번은 헤드셋을 끼고는 컴퓨터로 뭔가를 보면서 한국어로(!) “감동… 감동… 진짜 감동….” 이렇게 중얼거리기에, 뭘 하는가 봤더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보고 있었다. 출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프랑스 쥐의 이야기다. 제프리는 이 애니메이션이 주는 교훈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다. 쥐의 열정과 프로페셔널함에서 인생을 배울 수 있다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맛있는 식당에 가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직접 요리를 해야 한다. 요즘 이 친구는 한식에 취미를 붙였다. 스페인에 오기 직전에 한국에서 몇 개월 머문 시간이 영향을 준 듯하다. 최근에 꽂힌 음식은 부추전이다.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밀가루를 써서 얇고 바삭한 부추전을 부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 원래는 파전을 좋아했는데, 파는 부추보다 물이 더 나오고 가격도 비싸서 부추로 노선을 바꿨다고 한다.
또 며칠 전에는 김치찌개를 끓이기도 했다. 내가 사놓은 김치가 점점 시어가자 인터넷으로 ‘신 김치 요리’를 검색해본 모양이다. 내가 고추장이 없어서 제프리는 앞집 중국인 이웃 샤오에게 고추장을 빌려야 했다. (이 두 사람은 나보다 더 한식을 좋아한다.) 샤오는 “해완이가 맛있는 한국 음식을 하나보지?”라고 말하며 흥분했는데, 거기에 제프리가 들려준 답이 걸작이다. “해완이는 맛있는 한국 음식을 하지는 않고 먹을 예정이야^^” 아닌 게 아니라 김치찌개는 정말 맛있었다. 그날 나는 밥 두 그릇을 비웠다.
이 소식을 들은 사촌언니는 폭소를 터뜨리며 나에게 말했다. “스페인에서 말레이시아인이 부추전을 굽는다니, 이게 뭔 일이야? 명예 한국인이야?” 제프리의 위장은 ‘명예 한국인’ 타이틀을 받을 만 하다. 외국인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밑반찬까지 섭렵했다. 한인 마트에서 깻잎 장아찌를 사왔는데, 깻잎 장아찌는 삼겹살을 먹을 때 싸먹으면 최고라면서 아껴먹어야 한다고 나에게 강조한다. 또 지난번에 사온 무말랭이가 맛있었는지 식사 때마다 ‘말랭이~’ 콧노래를 부르면서 냉장고에서 꺼내온다. 제프리가 <까딸루냐 주의 ‘말레이 댁’ 정착기>를 연재한다면 나의 <메디씨나 지중해>보다 더 재미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글_김 해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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