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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별자리 여행

과학과 혁명의 별자리, 물병자리

by 북드라망 2019. 4. 8.

과학과 혁명의 별자리, 물병자리



(1.20-2.19)



흉내 낼 수 없는 개성을 소유한 자유로운 영혼,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섞여있는 공항을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보다 친구가 더 소중한 사람들, 이상주의자이며 인본주의자, 때론 느닷없고 돌발적인 에너지를 가진 4차원이고 똘끼 넘치는 사람들... 물병자리는 이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인생 나이 70세에서 77세에 해당하는 에너지인 물병자리는 염소자리에서 얻은 모든 지위에서 내려와 평범한 사람이 되어 자유롭게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얻은 지혜를 세상에 나누어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하늘의 물병 별자리는 지혜의 물이 가득 든 물병을 든 사람이 아낌없이 물을 쏟아주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끝과 시작의 공존, 토대를 깨다


물병자리는 24절기 중 마지막인 대한(大寒 양력 1월 20일 무렵)에서부터 하늘에 봄이 시작하는 첫 번째 절기 입춘(立春 양력 2월 4일 무렵)을 통과하여 우수(雨水 양력 2월 19일 무렵) 전날까지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겨울과 봄의 에너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끝과 시작의 공존! 물병자리는 지구 대기층 공기와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맨 바깥이면서 동시에 지구 밖 우주의 시작이지요. 


물병자리는 열 번째 별자리인 염소자리에서 단단하게 쌓아올린 체계가 익숙해지고 낡았을 때, 마치 번개가 치듯 과감하게 안정된 체계를 부수고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옵니다. 이들은 틀을 잘 알고 있고 동시에 초연하게 깨버리는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론 이들의 새로움이 너무 파격적이어서 50년 쯤 앞선 미래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득권 세력의 반감과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받습니다. 하지만 물병자리는 유용한 것들을 결코 파괴하지 않습니다.


물병자리는 공기 별자리입니다. 가볍고 자유로우며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지성이 발달했습니다. 쌍둥이자리가 다양한 생각을 배우고 교류하는 공기라면, 천칭자리는 역지사지하고 고려하여 조화를 이루는 공기이고, 물병자리는 그 어떤 편견도 없이 각자 고유한 존재로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차별 없이 공존하는 것을 추구하는 공기입니다. 


물병자리는 편견과 차별을 싫어하고 공정심이 강합니다. 타고난 휴머니스트인 이들은 싸움을 좋아하지 않지만 약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저항합니다. 그룹과 인류라는 큰 그림에서 생각하길 좋아하고 자유, 정의, 진보를 좋아해서 NGO 활동이나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위계와 간섭을 끔찍이 싫어하고 원탁에서 논의하는 것을 좋아하며, 앞에서 이끄는 리더보다는 책사(策士)가 되는 걸 더 좋아합니다. 물병자리는 팀으로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속박과 제재를 수용하는 힘이 약합니다. 


어린 물병자리들도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부당한 요구를 하면 그들의 요구와 정확하게 반대되는 청개구리 행동을 하면서 반항심을 표출할 것입니다. 물병자리는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저항과 반항의 아이콘입니다.


물병자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관계는 친구입니다. 부모와도 자식과도 배우자와도 친구 같은 관계를 맺기 좋아하고,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며 살기를 원합니다. 누구하고나 인사하는 순간 친구가 됩니다. 이들에겐 우정과 사랑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라 (Think Different!)


물병자리는 번개 에너지입니다. 그래서 기호 Aquarius.svg는 물결이 아니라 이들의 지혜가 마치 전파처럼 퍼져나가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이들은 번개가 치듯 번쩍이는 직관과 사유로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를 세상에 전달합니다. 이 에너지는 느닷없고 충격적이고 돌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혁명적입니다. 마치 한국 대중음악에서 서태지의 출현이나 아이폰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말입니다. 

 

혁명은 방향을 바꿔 다른 방향으로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다윈, 에디슨은 모두 물병자리로 시대를 전복한 과학자들입니다. 호기심 많고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며 객관성과 독창성이 뛰어난 물병자리에는 발명가, 과학자가 많습니다. 또한 이들은 개인의 사사로운 목적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과학 연구에 열중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동차와 재난 구조용 로봇을 만든 한국계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홍원서) 역시 물병자리입니다. 

 

과학은 앞 세대의 연구를 받아 안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반복합니다. 물병자리가 이 지난한 과정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염소자리에서 훈련하고 온 성실함과 인내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병자리는 실패를 실험으로 생각하고 즐길 줄 압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오늘 내가 새로 발견, 발명한 것들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겸손합니다. 물병자리는 ‘어, 나 그거 알아.’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동시에 ‘그럴 수도 있지.’라는 편견 없음으로 늘 열려있고, 사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과학 정신의 소유자들입니다.

 

물병자리는 현재에 살지만 과거와 미래를 빠르게 넘나들며 시간을 다루는 능력이 있습니다. 가끔 대화 중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물병자리를 보면 내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나보다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은 결코 현재 상황을 놓치지 않습니다. 미래로 자주 날아가지만 물병자리에게 지금 이 순간은 과거 현재 미래가 겹쳐져 공존하는 시간입니다. 

 

이들은 놀라운 속도의 소유자들입니다. 번개 같은 직관으로 동전의 양면을 동시에 보고, 복잡한 상황도 한눈에 파악하면서 아주 빠르게 핵심을 집어냅니다. 자신의 논리를 굽힘없이 주장하지만, 타인의 의견을 통해 논리적으로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으면 곧바로 인정하고 바로 수정합니다. 자존심 세우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개인주의자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물병자리이기에 이들에게 자유는 목숨과도 같습니다. 자유가 없는 물병자리는 괴팍해지고 병이 듭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물병자리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은 자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아무 것도 희망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자유란 그 어떤 것도 바라지 않기에 얽매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자유가 소중하듯 타인의 자유 역시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타인의 규칙에 지배당하지 않고, 부당한 관습의 법칙을 깨버리는 사람들, 타인의 삶을 편견 없이 존중하지만 자신의 개성대로 살아가는 물병자리는 진정한 개인주의자들입니다. 이들은 그룹과 함께 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당파를 만드는 것은 싫어합니다. 그룹 안에서도 개성이 살아있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그룹에서 저 그룹으로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소속이 주는 안정감과 관계와 조직에서의 책임감은 이들에게 번뇌의 지반이기도 합니다. 물병자리의 자유와 개인주의에 대한 욕망은 가족과 조직에서 자주 문제를 일으키고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고독은 낯선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에게는 주기적으로 혼자가 되어 고독 속에 머무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다시 번개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그리고는 워낙에 사람을 좋아하고 친구들 속에 있는 것을 좋아하기에 곧 사람들 속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이들의 초연함과 이성적인 면이 지나치면 다른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교감을 잘 하지 못하게 됩니다. 논리 너머의 감정을 헤아려야할 때도 논리적 이해를 따지면서 차가워지니까요. 또한 지나치게 빠르고 민감한 별자리라서 신경이 과민해지기 쉽고, 이상주의가 지나치면 현실적 실천은 없이 급진적 이론만 떠드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주위에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웃음처럼 이상한 웃음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물병자리일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이들은 미소년이거나 톰보이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물병자리는 중성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쌩뚱맞은 큰 웃음소리나 중성적인 외모 역시 물병자리의 돌발성과 편견 없는 범 인류애적인 특성의 신체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물병자리는 혈색 좋은 피부와 맑은 얼굴을 가지고 있고, 발목이 민감하여 잘 삐거나 골절되기 쉽고, 저혈압 같은 순환기 계통 건강에 조심하면 좋습니다. 지적 특성이 강하고 생각이 많아서 신선한 공기가 반드시 필요하니 실외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명상 수행도 좋습니다. 규칙을 싫어해서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링컨 대통령은 물병자리입니다. 노예들의 비참한 삶을 모른 척 살 수 없었던 민감함, 뛰어난 토론 능력, 그리고 수많은 반대자들을 뚫고 노예제를 폐지했던 그의 삶은 물병자리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자기만의 방’을 쓴 버지니아 울프, 자기본위의 진정한 개인주의자였던 일본의 작가 나쓰메 소세끼 역시 물병자리입니다.

 

천문해석학에서는 21세기를 물병자리의 시대라고 말합니다. AI의 발달, 혁신, 혼밥혼술, 개인주의에 대한 담론 등 물병자리의 특성들이 자주 거론됩니다. 나는 지금 진정 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끊임없이 낡은 것을 깨고 새로워지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 살고 있는가? 물병자리가 즐기는 고독 속으로 들어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나서 다시 세상 속으로 걸어 나와 더 자유롭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 그림 박희진. 별들 사이로 난 길을 동행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그림 그리면서요.

★ 글 김재의. 친구들과 함께 경계를 넘나들며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 여정을 글과 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재의 선생님의 글은 '인문여행네트워크 여유당'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 김재의 선생님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유당에 들러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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