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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별자리 여행

성취와 공헌의 별자리, 염소자리

by 북드라망 2019. 3. 25.

성취와 공헌의 별자리, 염소자리



(12.22-1.20)




하나의 일에 집중하여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반복되는 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인내하며 살아가는 사람, 어떤 역경이 와도 수많은 실패에도 끈질기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는 사람, 그리하여 마침내 장인의 경지에 오르는 사람, 그 사람들이 바로 염소자리입니다. 생활의 달인, 마스터, 스승, 지도자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은 진지하고 성실하며 강한 자기절제력을 가지고 있고, 긴 시간을 노력하여 자신이 원하는 일을 반드시 이루어냅니다.  


전갈자리에서 죽음을 통과하고 사수자리에서 다양한 모험을 통해 우주의 이치를 깨달은 후, 염소자리는 이제 현실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기획하고 사람들을 조직하여 성취해냅니다. 인생 나이 63세에서 70세의 에너지를 가진 지구별의 통치자, 이들은 밤이 가장 긴 동지(양력 12월 22일 무렵)부터 체감 추위가 가장 강하다는 소한을 지나 대한(양력 1월 20일 무렵) 전날까지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밤과 추위, 이들은 그 시간을 다스리는 사람들입니다. 



성취의 역사, 시행착오의 역사

 

염소자리는 흙의 기운을 가진 별자리답게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며 진지하고 약속을 잘 지킵니다. 근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규율과 원칙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같은 흙 별자리인 황소자리가 부드러운 기질을 가지고 있다면 염소자리는 목표를 향한 냉정함을 가지고 있고, 처녀자리가 조직을 위해 봉사하는 반면 염소자리는 조직을 이끌고 싶은 욕망이 강합니다. 그래서 염소자리의 목적의식과 성취욕이 지나치면 야망에 눈이 멀게 되고 워커홀릭이 되며 목적을 위해 타인을 희생하는 일도 서슴지 않게 됩니다. 

 

사실 염소자리의 성취의 역사는 시행착오의 역사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들은 본능적으로 압니다. 어떤 일을 이룬다는 것은 많은 것을 버리고 선택하는 과정이며 실패를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다음에 오는 물병자리가 실패를 재밌는 실험으로 생각한다면, 염소자리는 현실의 냉정한 결과로 받아들입니다. 장엄하고 무거운 교향곡의 느낌이랄까요. 

 

염소자리는 12별자리 중 시간의 유한함을 가장 잘 감각하는 별자리입니다. 그래서 미리 준비하고 재차 확인하고 완벽하게 시간 안에 이루어내려고 합니다. 때가 아니면 한 걸음 물러나 기다릴 줄도 압니다. 이들은 동이 트지 않는 밤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염소자리의 주요 기질인 냉정함은 바로 이 시간의 유한성에 대한 인식에서 기인합니다. 

 

회사 신입 사원 중 처음엔 눈에 틔지 않지만 나중엔 임원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람, 검정색, 감청색 양복이 잘 어울리고, 단정한 정장과 헤어스타일에 적당한 높이의 힐을 신은 커리어 우먼은 염소자리의 전형적인 이미지입니다. 

 

염소자리의 기호 Capricorn.svg 무릎의 슬개골을 형상화했습니다. 염소자리의 염소는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염소가 아니라 험준한 산을 타고 오르는 산양입니다. 날렵한 몸매로 언제나 사냥꾼보다 높은 위치를 선점하며 잡히지 않는 동물이지요. 이들은 계속 뛰어 올라 꼭대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뛰어오르려다 결국 추락하는 비극을 맞기도 합니다. 그래서 염소자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릎을 구부리고 내려오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내려올 때를 아는 염소자리는 빛이 납니다.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조심성이 많고 진지합니다.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고 쉽게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며 속내를 들어 내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지켜보며 천천히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도 간 보나 하는 느낌이 들만큼 신중합니다. 모든 흙별자리들은 파트너를 고를 때 현실적입니다. 하지만 일단 사랑을 시작하면 한 사람에게 몰두하고 오랫동안 책임을 다합니다.  



겨울 흙의 힘, 공헌

 

염소자리는 겨울 흙입니다. 동양 사주명리학의 축(丑)토와 비슷합니다. 겨울 흙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단단해집니다. 그 단단함으로 씨앗이 때가 아닌 때 튀어나와 얼어 죽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봄이 와서 새싹이 여린 몸으로 세상에 나왔을 때 단단하게 받쳐줌으로서 그들이 자리를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겨울 흙은 때를 알고 기다릴 줄 압니다. 자신은 얼었다 녹았다의 고된 훈련을 반복하며 추위를 견디면서도 새로운 세대를 위해 헌신합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별자리, 공헌의 별자리입니다. 


성숙한 염소자리는 그 과정을 즐길 줄 압니다. 자신의 힘이 세상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끼며 노력합니다. 이 기쁜 마음은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을 만듭니다. 

 

하지만 염소자리가 과정은 뒤로하고 오로지 목표에만 사로잡히거나 사욕만 추구하면 1등만 살아남는 사회를 만듭니다. 체면과 명예만 생각하며 딱딱해집니다. 인정 욕망에 시달리며 자기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찾아다닙니다. 그리하여 동료와 가족들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염소자리의 노력은 때때로 결실을 맺지 못하기도 합니다. 전력을 다한 후 실패한 염소자리는 큰 고통을 느끼며 우울해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과정을 증명하지 않는다.’고 정화 스님은 말합니다. 염소자리는 그렇게 현실을 배우고 인생을 배웁니다. 염소자리는 대기만성이 많습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염소자리가 겪는 숱한 실패는 다양한 경험이 되어 쌓입니다. 실패도 매번 다르니까요.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각자에 맞는 가르침을 줄 수 있게 됩니다. 마치 공자가 각각의 제자들을 다르게 가르쳤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염소자리는 스승의 자리에 올라섭니다.



스승이 된다는 것

 

염소자리는 스승의 별자리입니다. 이들의 삶은 배움의 연속이고, 자기 분야의 마스터로서 제자들에게 지혜를 나누어 줍니다.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는 단 하나의 조건은 누군가의 제자였던 적이 있을 것, 이것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라고 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는 말합니다. 

 

누군가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오는 무한하고 거대한 에너지에 접속한다는 것입니다. 그 일부가 되고 동시에 자신만의 빛깔을 만들어 갑니다. 그리하여 제자는 스승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전통이 만들어지는데, 전통은 통념도 인습도 아닌 끊임없이 새롭게 창조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전통은 열린 구조이지요. 염소자리는 전통을 관장합니다. 

 

우리 몸에서도 염소자리는 몸의 근간인 뼈, 관절, 무릎, 치아를 관장합니다. 만약 염소자리 자녀를 두었다면 치아가 아주 튼튼하거나 아주 약할 수 있으니 아이의 치아 관리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습니다. 

 

염소자리는 목표가 너무 높아서 일중독에 빠지기 쉽고, 규율과 원칙에 지나치게 철저하여 관계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실패에 대한 걱정이 많고, 비관적인 관점으로 인해 쉽게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목표를 조금 낮추고 휴식과 자신의 결실을 즐기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몸을 유연하게 해주는 요가, 수영 등의 운동도 좋습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염소자리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고, 운동과 일상 업무, 책을 읽고는 저녁에 친구들과 간단히 맥주 한 잔을 한 후 잠을 자는 하루 일과를 매일 반복합니다. 마라톤을 좋아하고, 꾸준하게 자신과 일상을 관리하면서 끊임없이 글을 쓰는 그의 모습은 염소자리의 전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승과 제자에 관한 영화 <위플래쉬>와 수많은 실패와 죽음을 반복하면서도 결국 달에 첫발은 내딛는 영화 <퍼스트맨>을 감독한 데이미언 셔젤도 염소자리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분명할 때, 염소자리 에너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자신의 욕망을 현실 속에서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냉정하게 계획세우고, 성실하게 걸어갑니다. 중간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 꿋꿋하게 걸어갑니다. 그 여정에서 배우는 것들은 모두 우리 삶의 기쁨이지요.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마침내 자신이 소망했던 것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결실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결실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 그림 박희진. 별들 사이로 난 길을 동행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그림 그리면서요.

★ 글 김재의. 친구들과 함께 경계를 넘나들며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 여정을 글과 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재의 선생님의 글은 '인문여행네트워크 여유당'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 김재의 선생님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유당에 들러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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