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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편집자 k의 드라마 극장

자꾸 영애씨에게 눈이 가는 이유가? ― 재미로 보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사주 풀이

by 북드라망 2015. 11. 9.


[편집자k의 드라마극장]

도화의 여신, 막돼먹은 영애씨




얼마 전 월동 준비로 더플코트(일명 떡볶이 코트)를 하나 샀습니다. 결국 샀지만, 사면서도 한참을 망설이고 또 망설였습니다. 3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니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자꾸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궁상, 진상, 밉상을 담당하고 있는 정지순(배우와 극중 이름이 같은데요. 극중의 정지순을 떠올린 것입니다. 배우 정지순님 오해 없으시길^^;;;)이라는 자였습니다. 시즌 4에서였던가 정지순은 우연히 길에 버려진 여성용 빨간 떡볶이 코트를 득템하여 줄기차게 입고 다니는데, 아니 입고 다닌다기보다는 코트에 몸을 끼워 넣고 다니는데 그 모습이 참……. 빨간 떡볶이 코트 저도 참 좋아하여 한때 주야장천으로 입고 다녔으나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어쩐지 다행스럽고, 이제 다시는 빨간색으로는 떡볶이 코트를 입을 수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쥐색으로 골랐는데도 어쩐지 떡볶이 코트를 입으면 나 자신도 정지순처럼 돼 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어 선뜻 고르지를 못할 정도로 저는 〈막돼먹은 영애씨〉의 인물들에 포~옥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아, 저는 이 드라마를 왜 이제야 봤을까요!!



떡볶이 코트;;; 딱 아시겠지요?;;; 주인공보다 먼저 등장한 밉상;;



2007년 4월 시즌 1이 방영된 〈막돼먹은 영애씨〉(이하〈막영애)는 2015년 10월, 무려 시즌 14를 마무리하였고, 현재 시즌 15 제작이 확정된 상태라고 합니다. 케이블계의 최장수 드라마로, 이미 오래전에 ‘케이블계의 <전원일기>’라는 별명을 얻었지요. 저는 대개 그렇듯이 이 드라마도 본방 사수는 하지 못하였었는데, 우연히 시즌 14의 첫방을 보고 좀 봐야겠다 싶어 (웃겨서요^^), 시즌 1의 1회부터 정주행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10월 중순 즈음하여 시즌 14까지 모두 섭렵하였지요. 시즌 1부터 14까지 횟수로만 따지면 무려 253회! 저도 참 징한 인간이지 뭡니까;;; 시즌 10과 11에서는 중도 작파할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성실하게(?) 정주행을 마친 저를 우선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시청률에 따라 조기종영도 서슴지 않는 방송계에서 <막영애>가 시즌 14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청자들에게 ‘먹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참 이상하지 뭡니까. 주인공 영애씨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막돼먹은”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이 ‘막돼먹었다’는 것은 뚱뚱하고, 많이 먹고, 힘도 세고, 예쁘지 않으며(드라마에서는 자꾸 ‘못생겼다’고 나오는데, 어딜 봐서 못생겼다는 건지;;; 심히 못마땅합니다!!!), 점점 나이까지 먹어가는 여자를 세상이 어떤 눈으로 보는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막돼먹은 영애씨’에게 열광합니다. 그 이유는……, 직접 보시면 압니다.^^ 직접 보실 자신이 없으시면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을 해보셔도 나옵니다. 제가 귀찮아서 안 쓰는 것이 아니오라 (정말로) 다른 것을 하려고 그런 것이옵니다.



사주명리를 조금 배우고 난 뒤부터 어디서든 누군가의 생년월일시에 관한 정보가 나오면 귀를 쫑긋하게 되는데요, 실제 인물이 아니라 드라마 속의 극중 인물의 생일이라도 그렇습니다. 재미 삼아 만세력에 입력을 해서 사주를 뽑아보곤 합니다. <막영애>라고 그 긴 시즌 내내 생일 에피소드 한 번이 안 나오겠습니까.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시즌이 길기도 하고 (아마도) 작가들도 가끔씩 바뀌기도 하고 할 것이라 그런지 영애씨의 생일이 자꾸만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일단 1978년생으로는 나오는데 어떤 데서는 6월 8일로도 나왔다가, 6월 13일로도 나왔다가 그러더라구요. 그러던 차 시즌 13이 마무리되고 특집으로 편성된 ‘막돼먹은 긴급토론’에서 영애의 신상명세를 소개하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서는 6월 19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최신의 정보를 믿기로 하고 이 생년월일로 만세력을 돌려보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재미로, 입니다. 영애씨도 가상이고, 생일도 가상이니까 여기에 큰 의미는 두지 마시고, 그저 편안하게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1978년 6월 19일이 생일이라고 치고, 태어난 시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어차피 재미니까 시간도 하나 넣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왕이면 도화살으로 할까요?^^ 자·오·묘·유 중 (제 생각으로) 영애씨의 느낌과 가장 잘 통하는 오시(午時 오전11시부터 오후1시)를 넣기로 합니다(쥐, 말, 토끼, 닭 중에 말이 가장 활동적인 느낌이 크니까요^^)


그러면 이런 명식이 나옵니다…… 오마나!



하하하, 일간 임수보다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지지의 불바다! 그것도 오화로만(네, 시지 오화는 제가 설정한 것이지만;;;) 말입니다. 더구나 지지의 살은 온통 도화살! 시지를 설정해 놓지 않아도 연지, 월지, 일지가 모두 도화입니다. 도화는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없어도 남들의 주목을 받는 기운인데요. 대독 사장(배우 유형관님으로, 영애씨의 원조? 사장님입니다. 대독은 뭐 다들 아시겠지만 '대머리 독수리'의 줄임말이죠. 흠흠) 같았으면 “으휴 덩어리! 그렇게 몸이 크니까 남들 눈에 잘 띄겠지!” 하겠지만, 노노노입니다! 그녀는 어쩐지 사람들의 눈이 가는 ‘매력덩어리’였던 것이지요. 영애씨의 끊이지 않던 연애사에도 도화의 기운이 한몫했겠네요.


도화도 연지, 월지, 일지, 시지에 올 때 그 해석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연지의 도화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도화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해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도화를 갖고 태어나는 것이 될 테니까요. 그래서 도화가 연지에 하나뿐이라면 그냥 없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하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어요. 남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평탄한 삶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연지에만 도화가 있을 때는 의미가 없지만 다른 지지에 도화가 있을 때 연지 도화는 다른 도화살의 기운을 더해 주는 터보엔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니, 아예 쓸모가 없는 도화는 아니네요. 영애씨의 경우는 연/월지의 도화가 모두 ‘오화’(午火)로 병존을 이루는 만큼 그 기운이 더 세겠지요.  


월지의 도화는 ‘일’ 도화라고 하는데요. 월지에 도화가 있는 사람은 업무적인 면에서 이목을 쉽게 끈다고 합니다. 또한 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달까요. 영애씨의 전적(?)을 살펴보면 네 살 연하 꽃미남 최원준과의 연애도 영애씨가 원준의 사수로 원준을 잘 길들인(?) 데서부터 시작이 되었더랬지요. 


일지의 도화는 풍류도화라고 해서, 시쳇말로 잘 ‘노는’ 사람의 특성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영애씨… 하면 또, 음주가무를 빼놓을 수가 없죠. 영애의 어머니가 영애를 두고 “니 년이 목숨을 끊지. 술을 끊겠냐!”고 할 정도로 영애와 술은 그렇고 그런(응?) 관계입니다. 일지 도화를 가지고 풍류를 ‘너무’ 즐긴다 하시는 분들은 건강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중년 이후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합니다(그러니까 영애씨도;;; 시즌 오래 가야지요)! 일지 도화는 주변 사람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줌으로써 매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스펙과 외모는 준수하지만 유머 감각과 사회성은 영 떨어지는 장동건(영애의 대학 선배이자 회사 상사이기도 했다가 시즌8에서 파혼)이나 외모지상주의자 산호(일명 산초. 시즌 12에서 영애와 파혼한 것으로 해서 하차했다 시즌 14에서 영애와 재회. 낙원사 작은 사장과 영애를 두고 삼각관계), 역시나 어리고 예쁜 여자만 밝히는 철없는 작은 사장(월급쟁이로서의 영애의 마지막 직장 낙원사의 ‘이름뿐인’ 사장으로 영애와 썸만 타고 있다가 시즌 14에 산호가 나타나 똥줄이 타게 됨)을 사로잡은 힘이 아닐까요? 


시지의 도화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도화라고 하는데, 팜므 파탈 혹은 옴므 파탈의 성격을 가진 도화가 아닌가 합니다. 영애씨의 사주에서는 임의로 설정한 것이지만 영애씨의 삶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일지의 자수(子水)와 오화가 충(冲)인데, 영애씨를 보면 자수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흑. 자수는 비겁이니 영애씨 자신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영애씨는 화려한 연애사만큼이나 상처가 많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9년간 영애씨의 시간은 하루도 ‘충’이 아니었던 날이 없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좌충우돌의 세월이 영애씨를 더 단단하게 해주었음이 물론입니다. 시즌 14에서, 돌이켜보면 그 동안 자신의 선택은 틀린 것이 없었다는 영애의 독백에서 그 어떤 ‘충’이 쏟아져도 꺾이지 않을 영애씨의 미래를 봅니다. 이제 스스로 길을 내는 방법을 깨쳤으니까요. 시즌 14는 영애의 남자가 산초냐 작은 사장이냐에 대한 궁금증을 잔뜩 남기고 마무리되었지만 저는 자신이 낸 길을 걸어갈 영애씨가 궁금합니다. 산초든, 작은 사장이든, 또는 제3의 남자든, 아니면 혼자서든 저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영애씨 시즌 15에서 또 만나요!!!


‘충’도 이런 ‘충’이 없었던 시즌 14의 하이라이트;;; 영애씨, 앞으로도 포스가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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