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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현4

[지금, 이 노래] 라이브 앨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법 라이브 앨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법 ― 혁오, Sunset Rollercoaster – Young Man (AAA LIVE) 송우현(문탁네트워크) 나는 대체로 ‘라이브 앨범’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직접 라이브 공연을 보러 가는 건 좋아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정제된 환경에서 잘 다듬어 낸 소리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밴드인 혁오의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이기 때문이다. 혁오는 음원과 라이브 모두 정말 훌륭한 밴드다. 특히나 요즘 공연 문화의 주요 시장이 밴드 음악에서 전자 음악(케이팝, 힙합, EDM 등)으로 옮겨간 뒤로, ‘제대로 된 라이브 무대’를 보기 힘들어졌다. 반주가 아닌 음원을 틀고 공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케이팝 무대는.. 2025. 5. 23.
[지금, 이 노래] 도치(Doechii), ‘나쁜 계집애’―래퍼의 완성형 도치(Doechii), ‘나쁜 계집애’―래퍼의 완성형 송우현(문탁네트워크) 도치(Doechii) - CATFISH / DENIAL IS A RIVER (Live From The 67th Grammy Awards/2025)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지금 가장 핫한 여성 아티스트를 소개해 볼까 한다. 팝 장르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사브리나 카펜터’나 ‘찰리 xcx’ 같은 아티스트도 있지만, 역시 내가 주목하는 이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힙합 앨범 상을 받은 ‘도치’(Doechii)다.도치는 ‘Daniel is a River’라는 곡으로 빠르게 유명세를 탔는데, 이 곡은 도치의 전 남자친구가 다른 동성 친구와 바람이 난 일, 헤어진 이후 전 남자친구가 다시 도치 집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 일.. 2025. 3. 24.
[지금, 이 노래] 제니(Jennie) - ZEN : 그 누구도 내 혼을, 기품을, 내 신경을 망칠 수 없나니 제니(Jennie) - ZEN : 그 누구도 내 혼을, 기품을, 내 신경을 망칠 수 없나니송우현(문탁네트워크)   근래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의 솔로 활동이 큰 인기다. 그중에서도 브루노 마스와 함께 한 ‘APT.’는 한국의 보편적인 거주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신선함으로 작용하면서 전 세계적(특히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나는 로제보다도 같은 그룹의 멤버인 제니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제니는 초창기부터 비주얼, 연기력을 포함한 ‘아이돌적 역량’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로제에 비해 음악적 역량은 부족해 보였는데(사실 제니가 부족하다기보다는 로제가 뛰어나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에 따라 나는 무심코 제니는 배우로 활동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니의 솔로곡들은 내 편견을 완전.. 2025. 2. 21.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리뷰 ⑤ 궤도를 비틀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 리뷰 ⑤ 궤도를 비틀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송우현(문탁네트워크) 가끔 내 글이나 앨범을 들은 친구들은 부럽다는 듯이 말한다. “넌 진짜 멋지게 사는구나….” “나도 직장 때려치우고 공부하면서 살아볼까?!” 그런 친구들은 사회나 학교에 찌들어 ‘현타’가 왔다며, 계속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한탄한다. 그들에게 나는 조금이나마 다른 루트를 개척해 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인문학 공동체에서 적게 벌며 적게 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멋진 걸 공부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하지만 나도 별다르지는 않다. 똑같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엎어질까 불안해하고, 세미나가 이번 주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에세이 기간만 되면 괜히 쓰지도 않던 곡을 열심히 쓴다. 애초에.. 2023.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