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이 노래

[지금, 이 노래] 라이브 앨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법

by 북드라망 2025. 5. 23.

라이브 앨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법
― 혁오, Sunset Rollercoaster – Young Man (AAA LIVE)

송우현(문탁네트워크)

 

나는 대체로 ‘라이브 앨범’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직접 라이브 공연을 보러 가는 건 좋아하지만, 음악을 들을 때는 정제된 환경에서 잘 다듬어 낸 소리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밴드인 혁오의 첫 번째 라이브 앨범이기 때문이다. 혁오는 음원과 라이브 모두 정말 훌륭한 밴드다. 특히나 요즘 공연 문화의 주요 시장이 밴드 음악에서 전자 음악(케이팝, 힙합, EDM 등)으로 옮겨간 뒤로, ‘제대로 된 라이브 무대’를 보기 힘들어졌다. 반주가 아닌 음원을 틀고 공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케이팝 무대는 립싱크가 기본값이 되었다. 밴드의 무대라고 할지언정 ‘연주가 훌륭하다’고 느낄만한 무대는 드물게 되었다. 무대를 즐기는 방식은 다양하기에 그게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런 요즘 분위기 속에서 오롯이 연주에 공을 들이는 듯한 혁오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정말 신비로운 기분이 든다. 밴드 멤버 간의 깊은 대화를 지켜보는 기분, 그 대화에 청자로서 함께하는 기분. 훌륭한 밴드나 악기 연주 무대를 본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혁오와 Sunset Rollercoaster의 협업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이들의 무대 영상을 보고 있으면 이들이 왜 협업을 하게 되었는지, 어떤 식으로 음악을 만들었는지 예상해 볼 수 있다. 감상 방법을 추천하자면, 앨범을 먼저 들으며 콘서트의 광경을 상상한 뒤에 라이브 영상을 시청해 보라. 아주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