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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4

『한국의 근대성 소설집』, 문학을 읽었으면 떠나라! 『한국의 근대성 소설집』, 문학을 읽었으면 떠나라! “문학을 통해 근대를 만나고자 했던 이광수는 조선의 근대문학을 서구의 근대문학으로 수입하려 했다는 것. 그것은 이광수에게 있어 문학(리터러쳐)이란 이제까지의 문학(전통적인 문=학)과는 대척점에 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광수의 이러한 태도는 비단 이광수만의 시각이라기보다 근대 초기 계몽주의자들의 계몽담론에 대한 문학적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요컨대 이미 새로운 시대는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대가 저기에 ‘있다’. 문명의 길, 근대의 길, 이제 과제는 하루라도 빨리 저기 있는 이상(원본)으로서의 근대를 따라가는 문제였다는 것.”- 문성환 엮음, 『한국의 근대성 소설집』, 해제, 11쪽 ‘유럽’은, 그저 자신들이 살던 .. 2016. 7. 19.
[약선생의 도서관] 철학의 '서체중용'을 넘어서 - 풍우란의 『중국철학사』 중국 ‘철학’의 모험과 회귀 풍우란의 『중국철학사』 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본시 목소리가 백조처럼 맑았던 솔개가 있었다. 그런 솔개가 어찌된 일인지 말이 우는 소리를 듣고 부러워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지만, 이 솔개는 있는 힘을 다해서 말 흉내를 냈다고 한다. 그런데 아뿔싸, 말 우는 소리를 따르려 갖은 기술에 온몸을 받치는 사이, 솔개는 이미 가지고 있던 자신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러니까, 말 우는 소리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백조처럼 맑게 노래하는 법만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어쩌면 동아시아의 사유가 솔개와도 같은 처지에 있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모두 알다시피 20세기 초 동아시아의 엘리트들은 너도나도 똑같은 질문 앞에 섰다. 서양은 왜 부강한가? 대답은 너무 당연한 .. 2016. 7. 12.
승자도 패자도 없다! 오직 싸울 뿐! 구경하지 말고 달려라! 나는 평생 선두에 서 본적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반에서 중간을 벗어나지 못했고, 겨우 들어간 지방의 한 대학에서도 학점 좋은 상위권에 밀려, 직장에는 들어갈 수 있으려나 싶은 그런 사람이었다. 어찌어찌하여 용케 직장에 들어가서도 그런 상태는 계속 되어, 똑똑하고 좋은 대학 나온 친구들에게 밀려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물론 남들처럼 결혼도 하고, 정규직에, 간혹 승진도 했기 때문에 내가 열등하지는 않다고 애써 자족한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아주 이상한 감정에 사로잡혀 살게 된다. 내가 분명 열등하지 않아 보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애매한 상태에 있다는 감정 말이다. 그래서 우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따라한다. 그들의 생각, .. 2013. 1. 22.
달이 차오른다, 추분 추분, 달이 차오르는 시기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추분의 시간, 추석의 공간에 드러나다 추분을 기점으로 밤은 낮보다 길어진다. 사람들은 대체로 추분에 관심이 별로 없다. 비슷한 시기에 공교롭게 '민족의 명절' 추석이 있기 때문이다. 추석과 추분은 무르익은 가을의 한복판인 중추(仲秋)에 나란히 속해있다. 추분이 추석에 묻힌 감이 있으나, 둘 사이는 상호보완하는 관계이다. 추분에 밤이 길어지는 우주의 이치는 추석에 인간의 풍속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요컨대 하늘의 원리가 땅에 구현되는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나타난단 말인가? 그 연결고리는 미묘하다. 추석은 말 그대로 가을(秋) 저녁(夕)이다. 왜 그렇게 이름지었을까? 조상들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가을 저녁에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것은.. 2012.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