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드라망 블로그953 마지막글 [대학]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천명은 아무것도 아니다 천명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峻命不易(준명불이) 『대학』의 마지막장은 전 10장으로 治國平天下(치국평천하)장이다. 결국 대학이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平天下(평천하)인 것이다. 격물치지에서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의 최종목표는 결국 평천하를 위한 것이었다. 平天下(평천하)! 평평할 平(평)자가 있어서 이 말이 꽤 그럴듯한 것 같지만 사실 천하를 정복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우리같이 작은 나라 백성들에게는 平天下(평천하)는 썩 유쾌한 말이 아니다. 무슨 권리로 평천하를 운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평천하 뿐 아니라 치국의 군주도 마찬가지다. 그는 무슨 권리로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는가? 아비가 집안을 다스리는 것이야 자식을 낳았기 때문이라 치자. 하지만 군주의 통치는 소위 “쎈놈”이니까 함.. 2016. 3. 9. [약선생의 도서관] 『명상록』 - 나를 위해 쓰는 글! 여가, 자기를 만드는 시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글이란 걸 처음 쓰기 시작했던 마흔 즈음, 나는 대체 누구에게 글을 쓰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을 나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사실 변변한 블로그 하나 없던 나는 내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 따위는 애당초 없었고, 설사 있었어도 에세이 발표장이 아니면 내 글을 읽어 줄 사람도 딱히 없었다. 그런데도 고통스럽게 글을 쓰는 내 모습을 보면, 대체 누구에게 보이려고 이 괴로움을 감수하려는지 알쏭달쏭했던 것이다. 직장 스트레스도 감당 못하는 주제에 아무도 안 보는 글에 쏟아내는 그 무의미한 고통이라니, 한심한 노릇 아닌가. 그 여가에 잠이라도 실컷 자 놓지, 이런 참. 고민 끝에 나는 한 가지 묘안을 냈다. 당시 초등학생인 큰 아이.. 2016. 3. 8.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미니강의 : 문체반정을 이겨낸 용기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미니강의"나는 어째서 이옥에 관한 글을 썼는가" 저는 이옥을 읽고 쓰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이옥이 있을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자. 한때 무언가를 쓰고 한때 사건의 중심에 잠깐 있기도 했지만, 잊혀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자.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뭔가 해보려고 애썼지만 그냥 스러져간 자들. 그런 자들의 삶이란 뭘까, 이런걸 계속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하는 채운 선생님의 강의는 위와 같은 말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채운 선생님의 책을 통해 다시 살아난 이옥을 보고 있노라면, 이옥이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처럼 그렇게 그냥 사라지고 말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를 가까이 두고 배우고 싶어집니다. 그의 삶의 .. 2016. 3. 7. [낭송뮤비] 서백호, 맺고 끊음이 확실한 금기운이 가득한 고전들 〈낭송 뮤비〉 혹은 〈낭송 홍보영상〉서백호, 금기운이 담긴 고전들 서백호는 금金, 곧 가을의 기운이다. 색깔로는 흰색, 동물로는 백호다. 오장육부 중에선 폐와 대장이, 얼굴에선 코가 금에 속한다. 가을은 심판의 계절이다. 가을이 오면 여름에 무성했던 것들이 다 소멸되고 사라진다. 그래야 열매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륜가운데는 당연히 ‘의’義에 속한다. 금기운이 부족하면 폐가 약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맺고 끊는 결단력이 부족하다. 그러면 생활이 늘 산만하고 분주하다. 금기운을 내 안에 자양하고 싶다면 서백호에 해당하는 고전을 읽으시라. 고미숙 지음,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171쪽 어느덧 낭송뮤비 서백호편을 소개할 때가 되었습니다. 위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중 굵게 처리한 부분이 참 마음.. 2016. 3. 4.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2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