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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지성30

불들의 드라마, 여름 그리고 하지 하지, Reloaded 2 혹은 ‘절기드라마’ 시즌 2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음기, 너 어디 있니? 이맘때쯤 넋이 나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만히 있어도 육수가 등줄기에서 삭은 내를 풍기며 줄줄 흐르고,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 앞에 하릴없이 얼굴을 디밀고 있는다. 아.. 이 바람 또한 냉풍은커녕 열풍(熱風)이 아닐 수 없구나. 문득 주변을 떠올린다. 함께 공부하던 학원의 수강생 중 몇몇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소리 소문 없이 여름의 열기에 흩어져 버린 사람들. 나 역시 더운 나머지 약속이고 모임이고 그냥 바깥나들이를 포기하고, 집에서 엎드려 있고만 싶다. 해가 져 어둑어둑해질 무렵에나 비로소 숨통이 트인 듯 기어 나와 시원한 맥주를 탐욕스레 들이킬 뿐.. 하지만 저 원망스런 따가운 태양은 하.. 2012. 6. 21.
망종, 씨앗이 되는 법 망종, ‘리환궁’으로의 초대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리환궁, 정점의 다른 이름 핫!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리환궁(泥丸宮)? 듣도 보도 못했다. ‘궁’자가 들어가니 경복궁, 창경궁 같은 궁궐이라고만 짐작할 뿐. 장하다. 1/3은 맞춘 거다.^^ ‘리환’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의 니르바나 즉 열반을 의미한다. 유불도 삼교에서 ‘하늘의 중심’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기에 옥황상제님의 처소라고 말한다. 그 궁전은 약초들이 빽빽하게 널려 자라고 있고 사람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평탄한 공간이 높다랗게 걸려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헌데 단청 입힌 궁궐의 내부는 텅 비었고 그 안에는 지극히 신령한 신(神)이 끊임없이 모여든다고 한다.* 이렇게 기묘하고 썰렁한 궁궐이라니. 불로장생이 목표인 도교에서는 리환궁에.. 2012. 6. 5.
곡우 - 각설하고 정신줄부터 붙잡자! 곡우, 존재의 씨앗을 틔우다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곡우, 간절함의 다른 말 촉촉한 봄비가 내려 곡식을 윤택하게 하는 곡우의 이미지는 허상이다. 이때는 오히려 가뭄이 심하기 그지없다. 한 해 농사를 좌우하는 봄 가뭄의 엄습은 농부들을 근심하게 한다. 입춘부터 청명에 이르는 동안 정성스레 마련한 씨앗이 한순간에 말라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곡우는 이 절기 동안 비가 와서 붙여졌다기보다, 비를 바라는 농부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 마음이 얼마나 지극했는지 모든 일상이 기우(祈雨)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다. 곡우는 볍씨를 담그는 때이다. 볍씨는 농부에게 희망의 씨앗과 진배없다. 어떻게든 잘 돌봐 싹을 틔워 무럭무럭 자라게 해야 한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다. 흔히 실없는 소리.. 2012. 4. 20.
언 땅이 녹는다, 우수(雨水) 얼음도 녹고 내 마음도 녹이는 시절 김동철 (감이당 대중지성) 3개의 비단 주머니 제갈공명(諸葛孔明)은 동오(東吳)로 장가들러 떠나는 유비(劉備)의 경호대장 조자룡(趙子龍)을 부른다. 그에게 3개의 비단 주머니를 내놓으며 분부한다. ‘아주 위급한 상황에서만 끌러보고 그 지시대로 행하라’. 동오에 건너가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조자룡은 비단주머니 안에 담긴 계책대로 유비를 위기에서 탈출하게끔 돕는다. 제갈공명의 자로 잰 듯한 어시스트와 그것을 어김없이 골로 연결시키는 조자룡의 결정력. 환상의 콤비 플레이다. 문득 그런 비단 주머니가 있다면, 급할 때마다 끌러보고 애매한 순간에 도움을 주겠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조자룡에게는 단지 3개의 비단 주머니가 전부였으나, 우리에겐 자연이 선사한 24개의 비단 .. 2012.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