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50 4월의 슬픔은 우리가 맺어온 연결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4월의 슬픔은 우리가 맺어온 연결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주디스] 버틀러는 상실의 슬픔이 파도처럼 우리를 덮칠 때, ‘알 수 없음’이 우리를 장악한다고 말한다. (......) ‘너’를 상실함으로써 내가 무언가에 압도된다면, 그것은 ‘나’ 자신을 알 수 없다는 감각이다. 이것은 나 자신을 벗어나는 감각, 내가 나의 것이 아니라는 박탈의 감각이기도 하다. ‘너’를 상실하게 되면서 사실은 내 존재가 ‘너’ 덕분에 가능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알 수 없음’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은 나를 구성하는 것이 너와의 유대관계였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슬픔은 몸에 대한 버틀러의 사유를 확장한다.”(이선현, 「주디스 버틀러, 몸 그리고 수행성」, 『여성철학자의 철학 이야기』, 216~217쪽)12년 전 그때부터.. 2026. 4. 24. [60갑자와 12운성] 장생, 태어나는 중인 존재 — 미완성이 여는 첫걸음 ② 장생, 태어나는 중인 존재 — 미완성이 여는 첫걸음 ②박장금(하심당)★ 지난주 장생 이야기에서 이어집니다.(링크) 5. 나의 사주에서 장생 찾기 지금까지 우리는 장생을 시간의 흐름으로도, 기질의 형태로도 살펴보았다. 이제 그 장생을 나의 사주 안에서 찾아보자. 명리에서 기준은 언제나 ‘나’다. 그 ‘나’를 나타내는 것이 사주팔자에서 ‘일간(日干)’이다. 일간은 내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며, 모든 해석이 시작되는 중심이다. 12운성 역시 이 일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즉, 나와 연지, 월지, 일지, 시지의 관계 속에서 각각의 운성 상태가 결정된다.이제 여기서 하나의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12운성 조견표다. 조견표는 내 일간을 기준으로 각 지지가 어떤 상태에 해당하는지를 보여주는 지도다. 사용 방법은 .. 2026. 4. 6.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리뷰] ‘살아감’에 대한 생각 ‘살아감’에 대한 생각 이기헌(인문공간 세종)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오선민 선생님의 신간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을 읽으면서 그런 질문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관계’다. 작가는 시종일관 사람 그리고 물건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는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매일 만나고 함께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잘 해나가야 하는 건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평소 주의를 두지 않는 물건까지도 여기에 포함되다니. 작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11편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인물들의 관계 맺음, 또 그들 주변에 배치된 물건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나는 많은 사람 속에 뒤섞여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조용히 혼자서 다른 존재들의 끄달림 없이 .. 2024. 12. 30. [읽지못한소설읽기] 우리는 모두 썩는다 우리는 모두 썩는다 엔도 슈사쿠, 『침묵』, 공문혜 옮김, 홍성사, 2003 1638년 3월 예수회 소속 신부 로드리고와 가르페, 마르타는 에도 막부의 박해에 의해 붕괴된 일본 선교를 재건하고자, 포르투갈을 떠나는 배에 오른다. 이들은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이었다. 왜냐하면 '시마바라의 난' 이래로 일본의 '키리시탄'은 뿌리가 뽑힌 듯 보였기 때문이다. 정권의 관리들은 신자들에게 성화를 밟고, 그들이 믿는 신을 욕하게 함으로써 배교를 유도하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엔 끓는 유황 온천에 신자들을 몰아넣어 죽이는 형벌을 가하였다. 외국에서 온 신부라고 해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배교의 유혹은 신자들의 그것보다 더욱 집요하였는데, 신자들에게 가해지는 형벌을 신부들이 보도록 하는 것은 형벌 자체의 잔혹함에 못지.. 2023. 9. 21. 이전 1 2 3 4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