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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22

바람을 다스리는 혈, 곡지 친절한 곡지씨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채울 길 없는 욕망 그는 중풍에 걸려 오른쪽 반신이 흐느적대고, 제 입안의 침도 잘 수습하지 못한다. 뭐라고 말을 하기는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이 버벌거린다. 나니까 대강 알아듣지 타인하고는 거의 의사소통이 안 된다. 입술을 오므리지 못하니까 나를 ‘복희야’라고 부르고 싶을 때는 입가에 심한 경련이 인다. 나는 그게 불쌍하지 않고 고소하다. 처녀 적 그의 집에서 식모살이 할 때부터 함부로 부르던 이름을,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그의 마누라가 된 후에도 기분이 좋을 때나 화가 날 때는 연달아 불러대곤 했다. 반신이 무력해진 후에도 속에서 뻗치는 기운은 여전한 듯 말이 잘 안 돼 고함으로 변할 때는 유리창이 다 들들댄다. 원래 기운이 넘치는 장대한 남자였다. 개같.. 2012. 6. 29.
나는 정말 이해가 안 돼 -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내게 너무 힘든, 관계 속의 부딪침 마케팅 만수 때때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쉽게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저 사람은 못할까라는 부정적인 방식으로요. 그렇게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미운 모습만 자꾸 보이게 됩니다. 미운 모습을 싫어하는데 온 힘을 쏟다보니,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렵더군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문득, '왜 이렇게 그 사람의 행동이 싫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계기는 제가 상대방에 대해 무의식중에 어떤 기대를 하다,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도 좋아하길 바란다거나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하게 여긴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얼마 전 같이 공부하자고 약속한 사람이, 어떤 이유 때문에 나가던 수.. 2012. 1. 2.
아주 특별한 출간 파티! 고미숙, 감이당 그리고 북드라망! "사람들은 아프다. 아프고 또 괴롭다. 아픔과 괴로움, 둘은 아주 종종 겹쳐진다. 암은 감기만큼 흔한 돌림병이 되었고, 자폐증과 우울증, 각종 정신질환은 숫제 스펙이 될 지경이다. 몸이 아프니 마음이 괴롭고, 마음이 괴로우니 몸이 더욱 아프다. (…) 마음의 괴로움 또한 마찬가지다. 사랑이 깨지고 가족이 무너지고 친구와 이웃이 사라져도, 그래서 고독과 불안에 떨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던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법과 제도, 정신분석가 혹은 심리치료사에게 맡겨 버린다. 그럴수록 삶과 존재의 간극은 커져만 간다." _ 고미숙 고미숙 선생님의 밴드 감이당과 북드라망이 만났습니다. 두둥! 북드라망은 책에 담긴 '앎'을 인연의 그물망으로 엮어 세상과 나누는 지혜의 인드라망이라는 뜻입니다. 북드라.. 2011. 11. 21.
슬플 때 소화가 잘 안되는 이유 주간 김현경 슬픔(悲/憂)을 주관하는 건 폐다. 폐는 가을의 기운이고 가을이 되면 만물이 다 떨어진다. 이 하강하는 기운이 슬픔의 감정이다. 눈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 큰 슬픔을 만났을 때 털썩 주저앉는 것, 저절로 어깨가 축 처지는 것, 모두가 가을 금기의 하강 기운이다. 낙엽이 질 때 우수에 잠기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폐는 외부와 마주치는 관문이기 때문에 감수성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것, 타인의 고통에 공명하는 것도 일종의 능력이다. 이것이 모자라면 일단 패기가 없을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호기심도, 감응력도 동시에 다 떨어진다. 혹은 반대로 툭하면 우는 사람이 있다. 이건 감수성이 아니라 일종의 피해망상이다. 늘 시선이 외부를 향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자극에도 눈물이 줄.. 2011.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