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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아기가왔다 : 포토에세이33

[아기가 왔다] 딸의 낮잠 친구와 어떤 침대 딸의 낮잠 친구와 어떤 침대 우리 딸은 (다른 모든 아기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낮잠을 자기 전에 특정한 행동을 한 후 특정한 상태로 잠자리를 세팅하려고 한다. 마치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장갑 벨크로를 여러번 고쳐 붙이는 타자 같다. 우리 딸은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아빠에게 안아달라고 한다. 그러고는 전등 스위치를 제 손으로 직접 끊다. 그 다음엔 잠자리 옆에 사진에 보이는 야옹이(일명 '응야') 인형을 두어야 하고, 옷걸이에 걸어둔 페이크퍼 조끼를 덮어 달라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요즘은 스마트스피커에서 나오는 파도소리를 배경으로 까는 과정이 추가 되었다. 이 모든 준비를 마치면 일단 아빠(어떤 침대의 정체다)가 눕는다. 그러고 나면 딸이 아빠 배 위에 눕고, 딸의 등을 조끼로 덮어주는 것이다.. 2019. 3. 8.
바나나를 좋아합니다 바나나를 좋아합니다 우리 딸은 과일을 참 많이 먹는다. 매 끼니 때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딸기도 먹고, 사과도 먹고, 배도 먹는다. 끼니와 끼니 사이 중간엔 간식으로 바나나를 자주 먹는데, 바나나는 아빠가 보기에 우리 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 top3에 들어가고도 남는다. (부동의 1위는 귤인데, 손발이 하도 노래져서 귤은 요즘 못 먹고 있다.) 가령 요즘 부쩍 자주 먹는 딸기의 경우 "딸기 먹을래?" 물어보면 간혹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그래도 주면 먹기는 한다) 그러나 바나나와 귤의 경우엔 단 한 번도, 배가 아무리 빵빵해도 절대 고개를 흔드는 법이 없다. 언제나 긍정이다. 이것도 닮는 건가 싶기는 하다. 무슨 말인가 하니, 아빠도 바나나를 꽤나 즐겨먹는다는 이야기다. 사진은 수요일 아침에 찍힌 .. 2019. 1. 11.
그...그만... 이제 그만 "그...그만... 이제 그만" 딸과 나는 온몸을 이용해서 논다. 요즘 부쩍 자주하는 놀이는 딸을 업고 등으로 한번씩 통통 튀겨주는 놀이인데, 통통 흔들릴 때마다 아주 자지러지게 웃는다. 다만 이 놀이를 얼마만큼 해야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딸과 아빠의 감각이 다르다. 아주 많이 다르다. 놀이를 시작할 때 아빠의 마음은 '이렇게라도 딸의 주의를 좀 돌려놔야지'이다. 그래서 딱 재미있을 정도, 그러니까 열번 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한다. 그 정도 하고선 바닥에 딸을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딸은 아빠의 등에 찰싹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그러니까 딸의 감각으로는 이 놀이를 삼사십번쯤은 더 해야 하는 것이다. 아빠의 등과 허리는 어떻게 되든 말든...ㅠ 물론 그때마다 아빠는 절로 '그..끄.. 2018. 11. 9.
낮잠 시간이 사라진다면... 낮잠 시간이 사라진다면... 지옥이 있다면 아마 그곳일게다. 물론 '엄마'는 이번주 한글날에 그 지옥을 겪었다. 한글날을 맞아 아빠에게 반나절 휴가를 주어 내보냈는데, 세상에 그 사이 딸이 내내 잠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를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낮에 아기가 자야 할 시간에 자주는 것이 부모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냐 하면, 밤에 제 시간에 자는 것 다음으로 중요하다.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쩝. 여하간 우리 딸은 (아빠랑 있으면) 비교적 규칙적으로 낮잠을 잔다. 하루 한번, 주로 오전에 내리 두어시간을 자거나, 그게 아니면 오후에 한시간 조금 넘게 자거나 한다. 전에는 주로 안고 있어야 잠이 들곤 했는데, 요즘은 소파에 눕혀 놓고 손인형으로 놀아주다보면 스르륵 잠이 든다. 아기.. 2018.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