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주역] 흩어짐, 새로운 생성으로 나아가는 길
흩어짐, 새로운 생성으로 나아가는 길 風水渙 ䷺ 渙, 亨, 王假有廟, 利涉大川, 利貞. 初六, 用拯馬壯, 吉. 九二 ,渙奔其机, 悔亡. 六三, 渙其躬, 无悔. 六四, 渙其羣, 元吉, 渙有丘, 匪夷所思. 九五, 渙汗其大號, 渙王居, 无咎. 上九, 渙其血去逖出, 无咎.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해체와 생성’을 통한 자기 변형의 문제이다. 이것은 순서가 있는 게 아니라 동시에 일어난다는 생각이 든다. 완고하게 붙들고 있던 것들을 무너뜨리고 흩어버리는 순간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주역의 환괘는 바로 이런 ‘흩어짐과 모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기 지반을 흩어버리고 다시 모은다는 것은 결국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몸을 트는 것이다. 환 괘의 괘사와 각 효들은 이 때 무엇을 경계..
2020. 3. 3.
[내인생의주역] 고귀한 축적
고귀한 축적 山天大畜 ䷙ 大畜, 利貞, 不家食, 吉, 利涉大川. 初九, 有厲, 利已. 九二, 輿說輹. 九三, 良馬逐, 利艱貞. 曰閑輿衛, 利有攸往. 六四, 童牛之梏, 元吉. 六五, 豶豕之牙, 吉. 上九, 何天之衢, 亨. 주역의 大畜괘는 축적에 대한 담론이다. 우리 시대의 축적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증식하는 자산 축적에만 포인트를 둔다. 그 부가 어떻게 순환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담론은 풍부하지 못하다. 그러나 주역의 대축괘는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소유와 증식을 전복하는 담론이다. 즉 축적이 극에 이르렀을 때 대축괘는 모두 흩어버린다. 그래서 ‘하늘의 거리가 형통하다.’(何天之衢, 亨)고 한다. 어떻게 하나도 쌓인 것이 없을 때를 가장 큰 축적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대축괘의 축적방식은 초반에는 위태롭..
2020. 2. 18.
[내인생의주역] 크게 싸워야 만난다
크게 싸워야 만난다 ䷌天火同人 同人于野, 亨, 利涉大川, 利君子貞. 初九, 同人于門, 无咎. 六二, 同人于宗, 吝. 九三, 伏戎于莽, 升其高陵, 三歲不興. 九四, 乘其墉, 弗克攻, 吉. 九五, 同人, 先號咷而後笑, 大師克, 相遇.上九, 同人于郊, 无悔. 동인의 괘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에 관한 괘이다. 나는 늘 이 주제에 꽂힌다. 타인과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를 묻는다는 건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묻는 동시에 인간 본연에 대한이해를 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죽을 때까지 이 질문에 묻고 답하며 살고 싶다. 동인괘가 제시하는 답을 한 마디로 줄이자면 동심(同心)이다. 은 군자가 “마음을 함께 하여 하나로 되면 그 날카로움이 쇠도 자르며 그 말에서는 난초와 같은 향기가 난다(二人同心, 其利斷金,..
2020.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