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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0

“이 책은 다만 『삼국사기』를 이야기하는 책일 뿐” 『삼국사기, 역사를 배반하는 역사』“이 책은 다만 『삼국사기』를 이야기하는 책일 뿐” 좌우노소를 막론하고 말빨을 세우는 데 ‘역사’처럼 가져다 쓰기 좋은 재료는 없다. 이 말에는 어떤 부정적인 느낌도 담겨있지 않다. 오히려 반대다. 나는 그런 점에서 ‘역사’가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객관적인 사실들의 집합으로, 정말 순수하게 그렇게 다뤄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이미 생명을 다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도 ‘역사’를 입에 올리지 않으리라. 결국 역사를 읽고 공부한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 혹은 사건들의 집합체로서, 혹은 병렬체로서의 연대기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관점 아래에서 직조된 역사 기술을 이해하는 작업이다. 역사가들은 저마다 무엇을 기억해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함으로.. 2017. 12. 12.
2017 북드라망 북어워드 _ 올해 북드라망을 빛낸 책들~* 2017 북드라망 북어워드 _ 올해 북드라망을 빛낸 책들~* 안녕하세요!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북드라망 북어워드” 현장, 북드라망 블로그를 찾아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2017년 새해는 북드라망뿐만 아니라 출판계 전체에 전해진 ‘비보’로 시작되었지요. 바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매서점인 송인서적의 부도 소식이었답니다. 북드라망은 매월 말일에 송인서적으로부터 가져간 책에 대한 지불을 받고 있었는데요, 연말에 입금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바빠서 그렇겠거니 연초에 바로 입금되겠거니 마음을 놓고 있다가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게 된 거였지요. 출판계의 여러 분들이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는 것을 믿고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참 저희처럼 조그만 출판사가 그런 일을 당하니까 여파가 상당하긴 했습니다.아무튼 그 .. 2017. 12. 11.
육아, 그것의 핵심은 컨디션 관리 육아, 그것의 핵심은 컨디션 관리 육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는가? 아기를 향한 무한한 애정? 시간을 벌어주는 각종 아이템? 돈? 뭐 다 좋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구체적으로는 ‘컨디션 조절’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이것은 순간적으로 얼마나 많은 힘을 낼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작은 힘이라도 얼마나 꾸준히 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출력이 들쭉날쭉 하면, 아기도 힘들고 아빠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다. 모두가 힘들다. 그래서... 아프면 안 된다. 그런데 내가 요즘 아프다. 그러니까...크흑...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콧물, 코막힘에 이은 인후통으로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다. 나는 원래 감기를 달고 사는 편은 아니었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걸려서 고생하기는 .. 2017. 12. 8.
사회라는 몸 사회라는 몸​ 이때 곤란했던 역어로, 예를 들면 (미국)헌법 서두에​‘정부의 임무는 justice와 society에 있다’라는 원어가 있다.이에 맞는 한자를 할당하면 의(義)와 인(仁)이라는 두 글자면 끝나는데, 이는 너무 단촐하기 때문에 justice는 정의(正義)로, society는 회사(會社)라든지 사회(社會)라든지 사교(社交) 등 여러 번역어를 찾았다. 모리 아리노리는 ‘그냥 임시로 소사이어티라고 하면 된다’고 주장했는데 그래 가지고는 번역이 아니라는 비난이 일어나 고심참담했다.​─ 久米邦武, 『久米博士九十年回顧録』下, 256쪽 ‘사회적인 것’의 번역불가능성 ​우리는 society를 보면 바로 ‘사회’라는 번역어가 생각나지만, 이 번역어가 곧바로 정착된 것은 아니었다. society의 번역어로서 .. 2017.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