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비가 오더니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오늘은 서울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라고 하더군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구나 싶습니다. 겨울을 잘 보내기 위해 먹을 것을 저장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날이 확 추워지니 곤충들도, 동물들도, 나무들도 월동 준비에 바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뉴스를 봐도, 홈쇼핑 광고를 봐도 온통 '절기'와 관계짓게 됩니다. 요즘 특히나 온수매트나 극세사 침구 세트 방송이 자주 보이더라구요.
다람쥐도 신선하게(!) 겨울을 준비하네요. ^^;
작년 겨울은 정말 길고 무척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겨울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동의보감』에는 '오운육기'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살펴보는 일종의 천문기상학(!)이랄까요. 말 나온김에 오운육기로 한번 올 겨울의 기후를 유추해볼까요? 올해는 계사년(癸巳年)입니다. 하늘의 기운으로는 화(火)가 불급이고, 입동인 요즘의 땅의 기운은 건조한 금기운의 영향권에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올 가을은 비가 많이 오지 않았지요. 대설에서 동지로 넘어가는 마디에 땅의 기운이 바뀌게 되는데 그때 기운은 습하면서 추운 기운의 영향권이라고 합니다. 이 공식대로라면 올 겨울에도 눈이 꽤 많이 오지 않을까 예상이 되네요. 올 겨울은 어떨지, 한번 관찰해 보기로 해요. ^^
▶ 겨울
천지가 음기로 가득 차는 입동(立冬)에는 사람 스스로 양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조상들은 몸이 음(陰)한 노인들을 융숭히
대접하는 치계미(雉鷄米)라는 풍속을 만들어 냈다. 내부의 뜨거움으로 겨울의 음기를 이겨내자는 것. 그러니 우리 역시 입동엔
혼자여서는 안 된다. 옆에 있는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어야 할 때다. 첫눈이 내리는 소설(小雪)은 위축되는 육체의 활동 대신
정신세계를 활짝 열어 지혜를 키운다.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이 담겨 있는 『동의보감』과 같은 책을 읽어야 한다.
대설(大雪)에는 눈이 이불처럼 씨앗을 덮어 주듯, 약한 양기를 잘 덮어 지켜야 할 때다. 그러면 동지(冬至)에 양기가 움튼다. 이
양기를 제일 먼저 맞이할 발을 잘 주물러 주어 양기를 온몸으로 퍼트려야 만물이 얼어붙는 소한(小寒)도 잘 보낼 수 있다.
24절기의 종착역 대한(大寒)에 이르면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하게 해준 모든 존재에 감사의 제를 올린다. 이때 곳간을 열어 그간
쌓여 있던 재물과 양식을 아낌없이 베푼다. 안을 비워 가벼워지는 것, 이것이 새로운 때를 맞이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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