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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북-포토로그] 몸은 기억한다!

by 북드라망 2025. 6. 11.

몸은 기억한다!


저는 얼마 전부터 감이당 화요 단기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톨스토이와 세계사를 공부 중이지요. 지난 학기에는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부활』을 읽었고, 이번에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습니다. 드디어 그 유명한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을 것을 생각하니 기대되고 은근히 설레기까지 했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가난한 제화공이 외투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예배당 뒤에 있는 천사를 보고 무작정 집으로 데려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마치 데자뷔처럼, 내용이 너무나 익숙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한대로 이야기는 흘러갔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어렸을 때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할” 필독 동화로 읽은 건가? 아니면 예전에 공부할 때 한번 스쳐간 건가? 감이당 홈페이지에서 제가 수강한 강좌들을 살펴보아도 『지하로부터의 수기』와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있어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없었는데, 참으로 이상한 노릇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에는 분명 없는 데 이미 제가 알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마치 몸에 새겨져있었다고나 할까요. 문득, 평소에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는 지가 중요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를 구성하는 모든 인식이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사라지지 않고 몸에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아닐까요? 아마도 아주 오래된, 과거의 것부터 차차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미 지나간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다지만 앞으로 보고 접할 무언가를 자알~ 계획(?)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 다짐은 서로를 시기, 질투하는 마음이 아닌 예수님의 사랑하는 마음, 또 부처님의 자비심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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