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추적자>의 백홍석, 사주명리로 본 그의 비밀은?!

백홍석, 당신은 추적자가 아니라 비겁자야!!


드라마 <추적자>, 잘 만든 드라마라고 첫회부터 소문이 자자했지만 요즘 드라마 보기를 돌같이 하던 저였기에 그다지 관심은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고, 보게 될 드라마는 볼 수밖에 없는 것인지 저와 <추적자>는 마주치고야 말았습니다.

딸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백홍석(역은 손현주가 맡았습니다. 꺄악! 양동근이 코 찔찔 흘리던 <형>에도 나왔었고, <모래시계>에도 나왔었다는데 도통 기억은 나지 않는 아주 오래된 연기파 완소남!!). 딸의 죽음 이후 와이프(는 김도연! 아, 제가 어렸을 때 정말 예쁜 언니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참 많이 흘렀대요… 흑)마저 실성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고 어렵게 장만한 집도 경매로 처분되고……, 눈이 뒤집어질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돌아버리거나 술로 하세월하거나 할 텐데, 딸의 장례 발인날까지 범인을 잡아다 딸의 영구 앞에 무릎을 꿇게 하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결국은 범인을 잡아옵니다. 뿐인가요. 범인을 법정에 세웠지만 아내까지 죽고 범인이 무죄판결을 받게 되자 범인을 총으로 쏴서 죽입니다. 사람을 죽였으니 형사 옷도 벗고, 철창행 신세가 되지만 탈옥을 해서 나머지 공범들을 잡기 위해 온갖 우여곡절을 겪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숟가락을 같이 쓸, 그야말로 식구(食口)들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신강은 역시 다르네요. 계속 한번 보시죠.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백홍석의 딸을 다치게 하고, 마약과 원조교제를 했다는 누명을 씌우고, 죽이기까지 한 3대 범인들(짜잘한 애들은 일단 제쳐둡시다)은 유력한 대선후보 강동윤의 부인이자 국내 최고의 재벌가 한오그룹의 둘째딸 서지수와 인기 최고의 가수 PK 준(백홍석이 죽인 애는 얘), 그리고 지지율 70%가 넘는 대선후보 강동윤입니다. 딱 봐도 감이 오시지요?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진실을 밝힌다니 이건 누가 봐도 지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저희 북드라망 독자님들이라면 또 하나의 감이 오시겠지요. 자식은 자식대로, 부인은 부인대로, 직장은 직장대로 잘못되어 버리니 재성, 관성이 엉망진창이겠구나, 하는 감이요.
 

사실 저는 <추적자>를 8회부턴가 보기 시작했는데요, 도피 중인 백홍석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강동윤의 수하 신혜라가 돈 10억으로 백홍석을 돕는 황반장을 매수하려는 장면부터였습니다. 그날 저녁 착찹한 마음으로 백홍석을 찾은 황반장과 아무것도 모르는 홍석의 대화가 참 짠했습니다.


황반장 : 홍석아, 니는 통장에 돈 들어온 거 중에 젤로 큰돈이 얼마고?
백홍석: 연말에 상여금 들어올 때 400만원 정도요. 반장님은 연말에 얼마 들어옵니까?


흑, 당신들의 빈약한 재성…. 백홍석, 당신한테는 도대체 뭐가 있는 겁니까, 있긴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네, 있네요. 재성, 관성이 제구실을 못하고 다 나가떨어진 덕분인지 아주 바짝 독이 올라서 불타고 있는 득실득실한 비겁(比劫)이 백홍석에게 보입니다. 요것이 바로 백홍석을 ‘추적자’가 아닌 ‘비겁자’라 하는 이유입니다!(‘비겁卑怯하다’의 그 비겁 아니어요! 오해 없으시길;;)


뭘 해도 잘 어울리는 손현주(쿨럭)!! 비겁과다는 일명 거지사주라고도 하는데 재성을 두고 여러 경쟁자(비겁)가 싸워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비견과 겁재를 비겁이라고 한다는 것, 북드라망에 처음 오신 분들이 아니라면 이젠 웬만큼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간단히만 설명하고 가자면 자신의 일간과 같은 오행을 비겁이라고 하는데 이 중에서도 자신의 일간과 음양이 같으면 비견, 다르면 겁재라고 한답니다. 어쨌든 나와 같은 오행이니 또 다른 나를 의미하기도 하고, 또 다른 나이니 형제자매, 동료, 경쟁자, 친구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나’인만큼 내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기가 세지는 것이므로 자존심도 세고(절대 남에게 굽히지 않습니다. 굽히는 것을 가장 치욕스러워하구요), 강하죠. 포기를 모릅니다. 딸의 상중에도 친구(비겁이죠;)에게 너 내 친구니까 상주하라며 빈소를 맡겨두고, 범인을 찾아 나서고 결국 잡아옵니다. 보통 신강이 아닙니다. 왕입니다, 왕!
백홍석의 행동도 가히 비겁과다라 할 만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이들을 보면 역시 비겁의 힘이 세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백홍석 스스로도 고백한 바입니다. 물론 “나 비겁 많다!”라고 직접적으로 한 것은 아니옵고, 드라마에서는 멋지게 말했지요. 한번 보실까요?


내 옆에는 사람들이 있어. 물론 니 옆에도 사람들이 있겠지. 총리 자리면 신념도 버리는 대법관도 있고, 돈이면 뭐든지 하는 사람들, 있겠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법을 지키기 위해서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검사,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형부와 맞서는 기자, 사고를 당하고 자기 목숨이 위험한데도 나를 걱정해 주는 형사. 강동윤! 이게 사람이다. 이게, 내가 아는 사람이다.


저는 저 대사가 이렇게 들리더라구요.


내 옆에는 비겁들이 있어. 물론 니 옆에도 비겁들이 있겠지. … 내 옆에 있는 비겁들은 다르다. … 강동윤! 이게 비겁이다. 이게, 내가 아는 비겁이다!


(쫌 오버스럽나요;; 하하) 백홍석의 추적은 사실 혼자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수정이(백홍석의 딸)가 태어나던 날 병원에서 백홍석과 몇 시간 동안이나 태어나길 기다렸다며, 수정이는 자기의 딸이기도 하다는 황반장과 백홍석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따르는 두 번의 이혼 경력을 가진 조형사, 그리고 백홍석과는 약간 껄쩍지근했던 것 같은데(중간을 못 봐서요;;) 조형사를 좋아하면서 물심양면으로 백홍석을 돕는 큰형님 용식이, (역시나 중간을 못 봐서 자세한 사연은 모르겠지만) 검사였다가 나중에는 백홍석의 변호까지 맡게 되는 최정우 검사(<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카메오로 나왔을 때부터 참 괜찮게 봤습니다, 류승수님!! 이 분의 진가를 알고 싶으시면 <얼렁뚱땅 흥신소>를 꼭 보세요!!)와 백홍석에게 있어 가해자의 친족이면서도 자기 가족의 치부까지 세상에 밝히며 백홍석을 돕는 은인 서지원 기자 그리고 백홍석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고 강동윤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했던 사람들(굳이 굳이 따지자면 지장간의 비겁?)까지도 저는 모두 백홍석의 비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많은 백홍석의 비겁들 중 류승수를 택한 건 어디까지나 사심!(글도 썼는데 이 정도 마음은 괜찮겠죠;;) 배를 타고 흐르는 곡선이 참 자연스럽네요! (>.<)


물론 비겁들이 언제나 길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를 무겁게 하면서 내게 피해를 주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 상주 역할을 부탁했던 홍석의 가장 친한 친구는 사실 강동윤에게 사주를 받고 수정에게 약물을 주사해서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입니다. 이 때문에 수정이는 마약을 했다는 누명까지 써야 했구요. 황반장도 10억 때문에 “자신도 이럴 줄 몰랐다”며 백홍석에게 총을 겨눈 적이 있습니다(물론 우리 황반장님 다시 돌아오셨지만요). 참, 수정이 학비 모아둔 돈 500만원을 아들 학비에 보태라고 황반장에게 줬다가 그 돈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습니다. 조형사 역시 몸을 아끼지 않고 백홍석을 돕지만 나중엔 몸을 너무 아끼지 않다가 오히려 백홍석을 곤경에 빠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 주변 사람들까지 이렇게 사고를 치는 비겁들,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스토리 풍성해지고 긴장감 있고 더 좋습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비겁에 대처하는 명리학적 자세에 대해서도 말해 줍니다. 비겁자 백홍석은 자신에게 붙어 있는 비겁들이 또 하나의 자신임을 잊지 않습니다. 서로 뜻이 맞고 좋을 때는 내 입속의 혀처럼 느끼다가도 뭔가 틀어지면 그때부터 바로 눈엣가시가 되어 버리는 것이 인간사의 흔한 풍경입니다만 백홍석은 다릅니다. 비록 자신의 뒤통수를 치는 비겁일지라도 그들을 한 몸처럼 생각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잃지 않습니다. 쫓기는 상황에서도 자신 때문에 곤란해질 후배 조형사를 위해 자신이 그를 인질로 끌고 다닌 것이라는 쪽지를 남기고 혼자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사실 이 정도는 약과;), 믿었던 친구가 자신의 딸을 죽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이이도 사람인지라 가서 친구를 죽이려고 하지만 친구의 딸을 보고는 죽이려는 마음을 접고 자수를 하라고 설득합니다. 믿었던 황반장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을 안 뒤에도 그가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걸 알고, (어쨌든 잡힐 순 없으니까) 황반장을 기절시키고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사라집니다. 나중에도 자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황반장의 마음을 풀어주고 마지막에도 황반장의 승진을 위해 황반장의 손에 의해 수갑에 채워져 잡혀 갑니다.


저렇게 서로를 끝까지 믿을 수 있는 비겁이라면 하나쯤 갖고 싶네요. 무비겁자인 저로서는 참...쩝;;


사주에 비겁이 많으신가요? 그건 어쩌면 내가 보듬어야 할 또 다른 ‘나’들이 많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비겁이 많은 사주 중에는 깡패 아... 아니 큰형님도 계시고, 성직자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겁이 많으신 분들, 또는 비겁이 아예 없으신 분들(없는 건 많은 거랑도 같아요!)도 주위를 한번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어디 굶고 있거나 울고 있는 또 다른 내(비겁)가 있지는 않은지 말이어요.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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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쿠로 2013.02.13 17:35 답글 | 수정/삭제 | ADDR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네요~! 공부 재미에 이러다가 드라마까지 보게 될 것 같아요. ㅋ

    (참고로 재성과다에ㅠ.ㅠ) 비겁이 아.예. 없는 신약사주인데요. (지장간까지 들쳐보니 다행이도 인성은 좀 있어요. 편인 1, 정인2 )
    손에 쥔 것이 없으면 불안해지고, 돈을 벌지 않으면 존재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은 자신이 이제서야 좀 이해되네요. 덕분에 마음 편하게 이런 저런 공부(?)와 나름 준비하는 일(화폐가치로 전환될 것 같지 않는 ^^:)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긍정적 심뽀가 생기는 군요. ㅋ

    질문요!

    글에서 언급하신, "(비겁이) 아예 없으면 많은 것과 같다"는 말의 의미를 좀더 설명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비겁과다가 되는 건가요?
    왠지 보이지 않는 내 자신들과 싸우는 그런 기분이네요.

    • 북드라망 2013.02.14 09:18 신고 수정/삭제

      쿠로님, 반갑습니다! 역시 무비겁자인 글쓴이입니다 ㅋ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사주명리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비겁과다와 무비겁이 통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제가 볼 때는 비겁과다는 백홍석처럼 눈에 보이게,
      무비겁들에게는 비겁후보군이 다양하고도 넓은 미개척지(?)처럼 주어지는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 '보이지 않는 자신'이라고 하셨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무비겁자인 제가 느끼기엔요. 저를 비롯해서 제가 본 (얼마 되진 않지만;;;) 무비겁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의식 과잉이 아닌가 싶은데요. 당장 내 옆에서 나를 감싸고 있는 비겁자들의 비겁(형제, 친구, 동료)보다 무비겁자의 보이지 않는 비겁이 자기를 더 괴롭힐 때가 있지요. 흑.

      좌우간 우리 무비겁자들의 살 길은 보이는 비겁들(우리가 만들어야죠;;;)과의 관계로 보이지 않는 비겁들을 털어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 앞으로 '비겁'해요! ㅋㅋ

    • 쿠로 2013.02.14 18:41 수정/삭제

      ㅋㅋㅋ
      자의식 과잉으로 살아온 이력이 있어서 시원스럽게 '비겁'할 자신은 없지만, 노력해봐야 겠네요.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