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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첫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by 북드라망 2017. 2. 27.

3월 첫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타자의 추방』, 한병철, 이재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책소개

타자가 있었던 시대는 지나갔다. 비밀로서의 타자, 유혹으로서의 타자, 에로스로서의 타자, 욕망으로서의 타자, 고통으로서의 타자가 사라진다. 오늘날 타자의 부정성은 같은 것의 긍정성에 밀려나고 있다. 같은 것의 창궐이 사회체社會體를 덮치는 병리학적 변화들을 낳는다. 박탈이나 금지가 아니라 과잉소통과 과잉소비가, 배제와 부정이 아니라 허용과 긍정이 사회체를 병들게 한다. 한병철은 오늘날의 사회를 특징짓는 공포, 세계화, 테러리즘, 진정성의 추구와 같은 현상 속에서 같은 것의 폭력을 추적해 나간다. 

'한병철 시리즈'의 최신작. 철학적 차원에서 '근대'는 '주체의 시대'로 요약할 수 있다. 주체란 무엇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하는 것들이 문제였고, 거칠게 보아 '역사'는 그 물음들에 답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그럼 지금의 문제는 무엇인가? '타자'의 문제다. 물론 '주체'라는 개념과 함께 등장한 문제들이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문제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타자성을 경유해야만 한다. 



『히든 피겨스』마고 리 셰털리, 고정아 옮김, 동아엠앤비 



책소개

나사와 나사의 전신인 미 항공자문위원회(NACA)에서 일한 흑인 여성 수학자들에 대한 실화 에세이. 1950년대와 1960년대, 노예 해방이 이루어지고 백여 년이 흐른 뒤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흑백 차별이 성행하고 있었다. 흑인 여성이 버스의 백인 칸에 앉았다가 승차를 거부당했고, 백인 식당은 흑인에게 음식을 서빙하지 않았으며, 흑인 입학을 명령받은 학교는 자진 폐교하여 아예 학생을 받지 않기도 했다. 


남녀 차별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암흑의 시기에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자신들의 재능을 빛내 인류를 달에 보낸 인물들이 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수십 혹은 수백 명이다. 그 숫자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것은 그들이 그야말로 '히든 피겨스' - 가려진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기계가 아닌 인간을 칭하던 시절, 인류가 우주를 꿈꾸기 시작하던 그 시절에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자신들의 재능을 꽃피운 그녀들의 이야기는 한계를 극복하고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간 도전과 용기, 감동 그 자체이다.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고, 숨겨진 이야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그게 '실화'라면, '감동'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법.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고양이처럼 생각하기』, 팸 존슨 베넷, 최세민 옮김, 페티앙북스 


책소개

많은 사람들이 개와 고양이를 비교하고, 인간의 방식 혹은 심지어 개의 방식으로 고양이를 이해하고 대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오해가 발생한다. 인간이라는 높고 우세한 시선으로 고양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의 입장에서 그와 그가 처한 환경을 바라본다면 고양이에게 정말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고 이것은 곧 우리의 행복한 삶과도 직결된다. 


고양이 행동학계의 대모로 불리며 수십 년을 고양이 연구에 매진한 저자는 고양이처럼 생각하는 법을 통해 그의 행동을 결정하는 본능을 이해하고 제대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운다면 고양이의 행동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생길 수 있는 행동 문제를 미연에 예방할 뿐 아니라 보호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까지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행동학에서 본 고양이 양육대백과”로 정리될 수 있는 이 책은 크게 입문과 심화 두 범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입문편에서는 나에게 맞는 고양이 찾는 법, 고양이의 언어 이해하기, 고양이에게 안전한 환경 만드는 법, 고양이가 아플 때 돌보는 법, 집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절 교육법, 사료 선택부터 다이어트까지 건강한 식사법, 털손질을 비롯한 위생 건강 관리법, 고양이와 여행하는 법을 다뤘고, 심화편에서는 고양이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하며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화장실 선택부터 문제 해결까지, 스크래칭의 모든 것, 다양한 행동문제 수정하는 법, 공격성의 종류와 문제 해결법, 새로운 가족구성원을 맞이하는 법(아기, 개, 배우자, 고양이), 임신과 출산, 노령묘 돌보기 및 펫로스 대처법과 응급 상황 및 응급 조치법을 다뤘다. 부록으로 상세한 의료정보도 실려 있다.

나는 고양이보다는 개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자', 그러니까 도무지 이해불가능한 어떤 장벽 너머에 있는 존재가 '되는' 일, 그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한 요령들에는 언제나 관심이 많다. 분야로 치자면 '동물행동학'이 빠질 수는 없지. 인생의 책 중에 『인간의 그늘에서』(제인 구달)이 빠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고양이처럼 생각하기', 당연히 '인간의 삶'에도 도움이 될 듯 싶다.



『모차르트』, 히사모토 유코, 박선영 옮김, 음악세계 


책소개

피아노 작품 해설 시리즈 3권. 모차르트의 작품이 지닌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원전악보를 토대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와 그 연주법을 설명하고 있는 일종의 연주 해설서이다. 다이내믹, 페달, 프레이징, 장식음, 템포 등 연주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모차르트의 편지, 동시대 교본, 역사 연구 등을 포함한 지금까지의 연구를 단서로 가장 적합한 연주법을 제시하고자 했다.

피아노를 전혀 치지 못하지만, 모름지기 '감상자'라면 이런 책 한권 쯤은 있어야 하는 법. 게다가 모차르트를 열광적으로 좋아한다면 당연히! 바흐는 약간 무섭달까 부담스럽달까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고, 베토벤은 약간 너무 진지해서 우스울 때가 있지만, 모차르트는 언제나 옳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노여울 때나, 즐거울 때나. 모차르트 피아노 소타나의 '뉘앙스'를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니, 이건 뭐, 기대가 몹시 크다. 



『wish you were here』, 마크 블레이크, 이경준 옮김, 안나푸르나


책소개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좋아해서 알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든 책이다. 때문에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핑크 플로이드를 왜 좋아해야 하는지 주장하거나, 밴드에 대한 찬사 따위를 정리한 구절은 단 한 곳도 없다. 저자는 밴드의 구성원들의 내면에 가까이 가려 노력하거나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어떤 식으로 합의하거나 충돌하면서 음악을 만들었는지 설명한다.


핑크 플로이드가 음악을 통해 얻어낸 성취는 차고 넘치지만 대중 앞에 공개된 내부의 갈등은 종종 그들의 예술적 성취를 집어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핑크 플로이드의 창립자였던 시드 바렛은 책에 언급된 바와 같이 밴드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생채기 같은 것이었고, 이 자국은 밴드의 생명과 괘를 같이 한다.


또 그들의 음악에 어떤 형태로든 나타날 뿐 아니라, 로저 워터스와 데이비드 길모어와의 갈등의 근원에도 자리한다. 성숙한 인간이나 위대한 예술의 만든 사람도 결국 불완전한 인간이다. 이들도 그렇다. 이 구구절절한 내용, 각 앨범들의 탄생과 그 이면의 이야기들. 더 나아가 그들이 라이브 에이드를 통해서 재회할 때의 감정에서, 현재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핑크 플로이드는 뭐…, 이제는 그냥 '클래식'이지'하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 일년에 한두번도 잘 듣지 않게 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을 때마다 감동하곤 한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음… 다시금 감상의 전기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소회야 일단 뒤로 하고 보더라도, 출간 자체가 대단한 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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