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민의독국유학기2

[현민의 독국유학기] 실패하는 이야기 실패하는 이야기 글_현민친구들과 함께 동천동의 책방 우주소년을 운영했습니다.서점을 운영하며 스쿨미투집 1권과 같은 이름의 공동체 탐구집 2권을 만들었습니다.지금은 독일에 삽니다. 가을이다. 낙엽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간다. 이번 여름에는 많은 실패를 했다. 살면서 이렇게나 많이 실패해본 적이 있던가? 처음 타지에서 이민자로 살기를 결심했을 땐 당연히도 많은 실패와 고난을 예상했다. 이 정도로 주저앉으면 안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실패하는 일은 늘 낯선 감각을 가져다준다. 떠나온 사람에게 ‘다시 돌아가기’라는 결론은 별로 달갑지 못하다. 이번 여름 나는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야 할까 봐 불안했다. 독일에 도착해 1년간 어학연수를 한 후, 나는 책과 관련된 아우스빌둥을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아우스빌둥이라는 .. 2025. 10. 23.
[현민의 독국유학기] 어젯밤의 이야기 어젯밤의 이야기어제는 밤 늦게까지 글을 쓰다가 스스로에게 약간 실망하면서 초콜렛을 찾으러 부엌에 들어갔다. 부엌에는 레오가 있었다. 레오는 두 달 전쯤 이사 온 이탈리안이자 독일인이다. 내 윗방에 사는데 내가 늦게 자기 때문에 레오가 얼마나 늦게까지 안 자는지 그의 발소리로 확인할 수 있다. 레오는 늦은 밤에 꼭 담배를 한 대씩 피러 나온다. 문을 열어 인사를 하자마자 그가 쇼파 위에서 자고 있는, 우리 집에 자주 오는 고양이를 가리켰다. 레오는 그 고양이와 같이 찍은 셀카를 보여주었다. 나와 레오가 같은 물건을 산다면 나는 설명서를 아예 읽지도 않고 무작정 끼워보는 편인 반면에 레오는 침착하게 읽은 뒤 하나씩 맞춰보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겠다. 레오는 그런 식으로 나에게 물리적인 평안도, 마음의 평안도 주.. 2024.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