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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48

길이 끝난 곳에서 운명은 시작되고 길이 끝난 곳에서 운명은 시작되고 우리는 대개 자신들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낀다. 물론 어느 누군들 자기 마음대로 살고 있겠는가. 우선 나부터도 회사에 앉아 보고서를 읽노라면, 불현듯 알 수 없는 서글픔에 빠지곤 한다. 내가 무언가에, 예컨대 가족이나 명예 같은 것에 얽매여 있기라도 한걸까? 글쎄, 여기에 이르면 그게 딱히 불분명해진다. 가족만 동의하면 당장 회사를 그만둘 수 있냐는 질문에는 바로 대답하기 쉽지 않고, 명예로우면 얼마나 명예롭겠냐며 그 알량한 직함이걸랑 당장 내던지라는 말에는, 어찌 반응해야할지 곤혹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딱히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그러니까 가족이든 명예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박차고 나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마저 선뜻 감행하지 못한다. 결국 자유로워.. 2013. 1. 8.
추워야 산다, 소한(小寒) 소한, 추위가 여는 새로운 길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춥다! 27년만의 강추위라는 요즘, 원초적인 이 소리만 무한반복하게 된다. 겨울철이면 남들보다 추위를 더 타는 터라, 나는 한(寒)에 한(限) 맺힌 사람이다.^^;;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길을 언 발 동동거리며 걷다가 문득 생각해본다. 도대체 왜 추워야 하는 거지? 추위는 무슨 쓸모가 있는 걸까? 추울 필요가 꼭 있을까? 추위에 대한 짜증에 가까운 이 질문이 어느 틈엔가는 진짜 궁금해져버렸다. 잔털부터 새끼발가락 끝까지 매콤하게 추운 이 절기에 치열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절묘한 질문이다. 오늘은 이름부터 한(寒)이 서린 소한(小寒)이다. 꼭, 추워야 한다 24절기는 마지막 두 절기인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으로 긴 여정을 마친다. 맞다. 그 이름에.. 2013. 1. 5.
영화 「후궁」으로 만나는 '몸과 정치' 권력의 맛; 영화 「후궁-제왕의 첩」 이번에는 좀 가볍게 가보자. 앞의 글들이 너무 무거워서 재미가 없다는 반응들이 있어서. ㅜㅜ 원래 그렇게 딱딱하게 무게 잡는 사람 아니다. 그리고 누군가 지적했듯이 내 자신이 무척이나 많이 알아서 남들에게 뭘 가르쳐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거나, 행여나 위험한 주장 내세우며 “나를 따르라” 선동하는 그런 위인도 못된다. 그저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된다고, 꼭 남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백수일 뿐. 여튼 새해 첫날부터 딱딱한 이야기 읽기 싫으실텐데 오늘은 쉬어가는 셈치고 영화평으로 가볍게 읽을 글을 쓰고자 한다. 영화 한 편 보신다고 생각하시고 편안히 즐기시길〜 오늘 이야기 할 영화는 바로 「후궁-제왕의 첩」이다. 안 보신 분들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한데. 뭐, 보.. 2013. 1. 2.
나를 바꾸고, 나의 세상을 바꾼 거대한 파도 壬水 - 반격의 물줄기 술과 담배를 동시에 끊는다고 선언했을 때, 사람들 첫 반응은 냉소 일색이었다. 물론 끊었다가 다시 하기를 수백 번 반복했고, 그 선언이 깨질 때마다 강도도 더 커져 왔으니, 그리 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내는 아예 듣는 척도 하지 않는다. 용케 며칠 참더라도 내가 완전히 끊으리라고 믿지도 않았다. 나도 내 자신을 믿을 수 없으니, 그야말로 삶의 위태로움만 댐처럼 둘러싼 상황. 반전을 이끌 내부의 힘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고, 댐은 더 높아가기만 하던 바로 그때, 몸이 갑자기 꽝, 무너졌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었다. 몸이 무너지는 것, 그것은 큰 물이 댐을 무너뜨리는 것과도 같았다. 내 몸을 뚫고 큰 물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느낌. 몸이 무너지자 갇혀 있던 욕망.. 2012.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