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의식탁위로28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청소는 나의 운명 《마녀 배달부 키키》③ 캐릭터 키키(3) 청소는 나의 운명 키키는 붉은 돼지 키키는 과연 어떤 마녀가 될까? 바닷가 마을에 계속 머무르게 될까? 설마 톰보와 결혼까지 하고? 키키는 마녀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리는 마법사 계열의 개시를 멋지게 알리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후의 마법사들과 비교해보면 키키에게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온천장의 유바바는 다섯 손가락 전부 반지를 끼고서, 온갖 금은보화로 장식한 오피스와 내실(內室)에서 일한다. 움직이는 성의 하울도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자기 방을 엄청나게 꾸미고 살며 외모 가꾸기에도 소홀함이 없다. 바다 여신의 딸인 포뇨는 외모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그 어머니 그란 만마레 역시 귀걸이며 목걸이며 화려한 화장이 대단했다. 그란 만마레는 움직일 때마다 별빛과.. 2023. 12. 21.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제각각의 모습으로 크다 제각각의 모습으로 크다 미스테리의 신, 토토로 이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다섯 살짜리 메이가 그들한테 붙여준 이름입니다. 진짜 이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들은 아주 옛날, 이 나라에 거의 사람이 없었을 때부터 이곳 숲속에 살아왔습니다. 수명도 수천 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큰 토토로는 2미터 이상이 되기도 합니다. 푹신푹신한 털에 덮인 큰 수리부엉이인지 너구리인지 곰인지, 이 생물은 요괴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위협하지는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느긋하게 살아왔습니다. 숲속의 동굴이나 고목의 빈 구멍에 살며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어째서인지 이 영화의 주인공 사츠키와 메이의 어린 자매들한테는 들키고 말았습니다. 소란스러움이 싫어 인간들과 함께한 적은 한번도 없던 토토로들이었지만, 사츠.. 2023. 11. 30.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어떻게 엄마를 구할 것인가? 어떻게 엄마를 구할 것인가? 네 머리의 피를 보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줄거리를 붙잡기가 난해하다고 하지만 중심 사건은 세 가지이다. 윗세계에서 마히토가 자신의 머리를 돌로 찧은 것, 두 번째는 아랫세계에 내려가 키리코와 함께 와라와라를 구한 것, 마지막은 그 밑의 산실에서 나츠코를 깨운 것이다. 이 세 가지 사건은 그 자체로는 개연성이 없다. 하지만 마히토의 모험 전체가 무엇을 위한 여행인지를 염두에 두면 이 사건들은 필연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마히토가 하굣길에 돌로 머리를 찧은 것은 이사를 온 그 다음날이다. 오프닝의 화재 씬이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터지는 소년의 피여서 보는 관객은 누구라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소년의 머리에서 피가 꿀렁꿀렁 철철 흘러내리는 모습은 《원령.. 2023. 11. 16.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변신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지난 10월 25일 개봉했다. 7월 일본 개봉 이후로 명작이냐 망작이냐를 두고 전세계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지난 열 편의 미야자키 감독 작품들과 달리 대단히 압축적인 방식으로 전개될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 작품의 디테일에 대한 보충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미야자키 스스로도 자기가 잘 모르는 부분도 많이 있다고 할 정도다. 개봉 첫날 아침에 영화관을 찾았다. 정말 한 방울의 정보도 없었기에 장면 하나하나에 푸욱 빠져서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 역시 주인공 마히토의 고민과 결단, 그 주변 가족들의 행동 방식, 왜가리-남자라는 독특한 캐릭터 등 어떤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선명하지 않았다. 심지어 두.. 2023.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