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순례길2 [기린의 걷다보면]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2)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2) 4. 반야심경을 독송하다 순례 넷째 날은 마쓰야마에 위치한 53번 절 원명사에서 시작했다. 절의 산문을 들어서면 우선 미즈야(水屋)라는 곳에서 손과 입을 헹군다. 졸졸 흐르는 물이 넘치는 통(돌이나 나무로 만든)위에 자루가 긴 바가지가 걸쳐져 있다. 처음에는 식수인 줄 알고 마셨다가 나중에야 산문에 들어선 순례자가 입을 헹구고 손을 닦는 정화 의례를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종을 치는 찰소로 가서 종을 치면서 자신의 방문을 고한다. 이것도 순례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알게 되었다. 본당 앞에 비치된 장소에 양초와 향을 올리고 참배를 한 후, 본당을 참배하고 불경을 낭송한다. 이어서 홍법대사를 모셔둔 대사당을 참배하고 나서, 납경소로 가서 납경을 받으면 절에.. 2025. 3. 13. [기린의 걷다보면]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 (1) 시코쿠 순례길을 걷다 (1) 1. 진짜 가는구나 일본의 시코쿠 순례길 걷기, 오랫동안 해 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삼십 대 중반부터 한번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다. 공동체에 온 후 같은 바람을 품은 친구를 만났고, 다른 친구까지 뭉쳐서 한 달에 5만원씩 여행경비를 모았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5년의 시간이 흘렀고 여행 일정은 마냥 미루어졌다. 올해는 꼭 가자고 9월 출발을 계획하고, 5월에 일본 마쓰야마행 비행기티켓을 예약했다. 각자 일정에 치여 별다른 준비도 못했다. 그 사이 8월 태풍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갔다고 하고, 지진도 잦을 예정이라는 기사를 흘려들으며 가야 가는구나 했다. 9월인데 연일 34~5도를 찍는 온도계를 볼 때는 못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예정.. 2025. 2.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