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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3

[마산에서 온 편지] 사막에서 피어나던 꽃들 사막에서 피어나던 꽃들 강가에 나무(마산토박이)대학에 가면 더 큰 세상과 배움을 마주할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수능 한 해 전이던 1997년 11월,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교대와 사범대 합격선도 덩달아 올랐다. 그전까지만해도 원하던 사범대에 무난하게 합격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지원조차 생각지 않았던 경남대 사범대에도 낙방하고 말았다. 한 해 뒤 재수 끝에 합격했지만 새내기의 설렘 대신 패배감이 엄습했다. 지역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던 대학, 그것도 재수해서 들어갔다는 사실은 아버지께 실망을 안겨드렸다. 치열한 학과 분위기도 견디기 힘들었다. “선배, 인생이 뭐예요?” 한 해 먼저 다른 대학에 입학한 친구는 선배에게 이렇게 물었다지만 여기서는.. 2026. 10. 12.
[마산에서 온 편지] 씨앗이 뿌려지던 날들 씨앗이 뿌려지던 날들 강가에나무(마산 토박이) 옛집 옆으로 난 골목엔 딸 셋에 아들을 막내로 둔 집이 있었다. 그 집 셋째 딸이 나랑 동갑이었다. 이제 막 문을 연 병설유치원의 첫 입학생으로 함께 다녔으니, 친구네는 그전부터 거기 살았을 것이다. 위로 세 살, 다섯 살 터울의 오빠를 두었던 나는, 어린 날엔 그것이 얼마나 큰 나이 차이였는지 오빠들의 놀이에 낄 엄두를 도통 내지 못했다. 성별이 다른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딸 많은 친구네 집을 내 집처럼 드나들기 시작했다. 친구네 집은 골목에서 다섯 개 정도의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대문이 있었다. 나는 계단 아래서 고개를 위로 바짝 쳐들고 친구를 부르기 시작했다. “친구야, 놀자~ 친구야 놀자~.” 아무 대답이 없으면 안에서 들어오라는.. 2026. 5. 11.
[마산에서 온 편지] 사람을 닮은 마산 사람을 닮은 마산강가에나무(마산토박이) 마산에서 보내는 편지지만 이 지명이 사라진 지도 여러 해가 지났다. 하나의 생활권이었던 마산, 창원, 진해가 2010년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라는 명칭으로만 그 흔적이 남게 된 것이다. 계획도시 창원이 너른 분지에 상업지구와 주택지구가 잘 구획되어 있고, 도심을 연결하는 체계적인 도로망으로 정돈된 느낌을 준다면, 해군기지가 있는 진해는 군항도시답게 비교적 낮은 건물들이 안정감을 준다. 이 두 곳에 비하면 마산은 다소 정신없이 어수선하다. 간혹 창원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마산으로 오게 되면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1899년 개항 이후 일찍부터 발전해 온 마산은 기존의 지형을 유지하면서 해안선.. 2026.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