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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지2

교정(校訂)의 맛 교정(校訂)의 맛 오선민(인문공간 세종) 6월의 생명 찬가 모내기를 마친 6월의 들판을 보니, 싱그러운 씩씩함이 느껴진다. 이글이글 한여름의 열기와 우당쿵쾅 번개 돌풍의 충격도 예감된다. 어떤 뜨거운 시작이 다가온다. 이렇게 6월이 생기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막 교정지를 출판사로 보냈기 때문이다. 이제 책은 내 손을 떠나 그 자신의 탄생을 위해 걸어간다. 어떤 시련이 책을 기다릴 것인가? 전체 내용을 지탱해줄 문면(文面)의 디자인이라든가, 과감한 표정을 지을 겉표지의 모습이라든가, 인쇄소에서의 여러 공정과 생산-유통에서 발생할 일들도 궁금하다. 나에게는 설명하고 싶은 진실이 있었지만, 책이 통과할 세상의 진실은 다를 것이다. 그래도 소망하기를, 신화의 맛을 나누고픈 이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한 .. 2023. 6. 27.
묘수, 좀생이별들의 결정체 음기작렬! 가을 밤하늘, 본색本色을 드러내다 -가을철 별자리를 찾아서④ 손영달(남산강학원 Q&?) 한로, 완연한 가을 찬 이슬이 내리는 절기 한로(寒露). 결실과 수확의 시기다. 그래선가 평소에도 원체 일복이 많은 나지만 매년 이 즈음이 되면 정말 감당 안 되게 일거리들이 쇄도한다. 작년 이맘때 쯤, 나는 전쟁 같았던 연구실 이사를 마치자마자『갑자서당』의 교정지를 받아들었다. 연구실에 오기 전 조선소에서 땜장이 노릇을 할 때는 한 달에 일을 570시간 씩 했다. 10대 후반엔 코피 터져라 수능 공부 하다말고 고향집에 끌려가 비탈밭 3천 평에 심어 놓은 옥수수를 혼자 다 따기도 했다. 왜 집안마다 속 썩이는 삼촌들 하나씩 있지 않은가. 우리 집안의 풀리지 않는 숙제인 한 삼촌이 밭이란 밭마다 일을 잔뜩 벌.. 2012.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