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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자연과 문명의 저편 《모노노케 히메》① 배경 자연과 문명의 저편 《모노노케 히메》의 포스터를 보자. 희고 거대한 들개가 무서운 눈으로 우리를 노려본다. 그 옆에 입술에 피를 묻힌 눈이 큰 소녀 역시 증오에 찬 눈으로 우리를 직시한다. 이들의 분노와 적의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들개-어미와 그의 인간-딸이 함께 싸우는 듯이 보이는 포스터와는 달리 1997년 작품《모노노케 히메》의 진짜 주인공은 아시타카라고 하는 소년이다. 신을 죽이기로 한 인간이 어떤 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그 어리석음을 딛고 나아가기 위해 어떤 고난을 뚫고 나가야 하는지, 미야자키 하야오는 원한의 사슬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한 소년의 모험담을 그렸다. 포스터에는 살벌한 현장을 목격하고 있는 모녀가 그려져 있지만, 사실 이들이야말로 아시타카가 .. 2024. 1. 18.
[내인생의주역시즌3] 중지곤, ‘서리’를 경계하는 마음 중지곤, ‘서리’를 경계하는 마음 ䷁ 重地坤(중지곤) 坤, 元,亨,利, 牝馬之貞, 君子有攸往. 先迷, 後得 主利. 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 吉. 곤, 원, 형, 리, 빈마지정. 군자유유왕. 선미, 후득, 주리, 서남득붕, 동북상붕, 안정, 길. 곤은 만물이 생겨나는 근원이고, 만물을 성장시켜 형통하게 하고, 만물을 촉진시켜 이롭게 하고, 만물을 완성시키는 암말의 올바름이니 군자가 나아갈 바를 둔다. 앞장서면 헤메게 되고 뒤따르면 항상된 도리를 얻을 것이니 이로움을 주관한다. 서쪽⦁남쪽은 벗을 얻고 동쪽⦁북쪽은 벗을 잃으니 편안히 여기고 올바름을 굳게 지켜야 길하다. 初六, 履霜, 堅氷至. 초육, 리상, 견빙지. 초육효,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르게 된다. 六二, 直方大. 不習无不利. 육이, 직.. 2024. 1. 17.
[아기가 왔다2] 까꿍 놀이 까꿍 놀이 아기가 9개월쯤 되었을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잠시 저녁거리를 사고 있는데, 유아차에 있던 딸이 혼자 얇은 담요로 얼굴을 가리더니 홱 하고 내렸다고 한다. 나는 그 상황을 보지 못했지만, 남편과 첫째가 똑똑히 목격(!)했다고 한다. 그 후로 딸의 셀프 까꿍 놀이는 계속되었다. 방문을 열었다가 닫으며 숨었다가 나타났고, 또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오빠의 내복 바지나 책, 분리수거하려고 꺼내 놓은 종이 등등)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내리기 바빴다. 그날도 딸은 얇은 천 기저귀를 가지고 신나게 까꿍 놀이 중이었다. 나는 이번에는 꼭 기록하고 싶어서 앞에서 핸드폰을 들고 촬영하기 시작했다. 한 열번쯤 손을 올리고 내리며 놀이를 즐기는 딸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갔다. 바닥에 ‘쿵’ 소리가 났.. 2024. 1. 16.
[내 인생의 일리치] 스마트폰과 쾌락의 활용 스마트폰과 쾌락의 활용 정건화 스마트폰, 어떤 참을 수 없음 『소셜 딜레마』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는 섬뜩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리콘밸리의 똑똑한 기술자들과 디자이너들이 심리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거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물론 아니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플랫폼에 사람들을 더 자주, 더 오래 붙들어두려면 인간 심리의 취약한 지점을 가차 없이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메일의 아이콘 하나, 페이스북의 ‘좋아요’ 같은 기능 하나도 ‘그냥’ 만들어진 건 없다. 그들이 애용하는 가장 기초적인 이론 중 하나는 인간의 두뇌가 불확실한 피드백에 더 강력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이 이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게시물들을 시간 순으로 노출시키는 게 아니라, 새로고침을 .. 2024. 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