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비아 버틀러, 『킨』 - 우리가 헤엄치는 물
옥타비아 버틀러, 『킨』 - 우리가 헤엄치는 물 한때 수영은 내가 할 수 있다고, 심지어 제법 잘하는 편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운동이었다. 달리기고 배드민턴이고 탁구고 줄넘기고, 젬병이 아닌 운동이 하나도 없었는데, 유독 수영만큼은 괜찮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로서는 굉장히 특이한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겁이 많고 운동신경이 형편없는 아이였다. 스스로의 신체 역량에 대한 믿음은 날 때부터 영점에 수렴했는데, 전생에 느린 발로 어기적대며 뛰다가 소에 받히기라도 했던 모양이다. 심지어, 이런 기억이 남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걸음마를 하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내 무릎만 남과 달라서 앞쪽으로 꺾여버릴지도 모르니, 함부로 걸음을 떼지 말아야지! 부모님 말씀으로도..
2018.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