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그때 그 시집10 ‘서울’ 대학가 익명시 모음 『슬픈 우리 젊은 날』 대학생활을 ‘상상’하게 했던 대학가 익명시 모음, 『슬픈 우리 젊은 날』 집에서 첫째인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 가끔 언니나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어려운 숙제를 도움받아 해오는 걸 볼 때도 부럽긴 했으나 그보다는 있어 보이는(?) 팝 음악도 많이 알고, 뭔가 수준 높아 보이는 책들도 읽고 하는 것이 더 부러웠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 이렇다더라, 하는 정보도 미리 알고 있는 것이… 뭐랄까 하나하나 내 힘으로 내가 겪으며 깨쳐 가야 하는 고단함에 비해 손쉬워 보이기도 했고 더 유리해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인터넷이 없던 시절, 정보는 오롯이 지근거리의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었는데, 나에겐 정보를 얻을 곳이 참 없었다(언니 오빠는 고사하고 나이 차가 얼마 안 나는 삼촌이나 이모, 고모도 없었고, 가까운.. 2015. 8. 31. 안도현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 1994년, 뜨겁고 불안했던 여름을 함께한 시집 『외롭고 높고 쓸쓸한』 내게, 대학교 4학년은 고3보다 훨씬 불안한 시간이었다. 고3 때는 ‘대학’이라는 주어진 목표가 있고, 어떻게든 거기를 향해 가면 됐지만, 대학교 4학년 때는 모든 것이 안개 속에 있는 듯했다. 중학생 때부터 지녀온 교사의 꿈을 안고 갔던 사범대이지만, 교생 실습 후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범대에서 배운 것은 ‘교사’라는 직업과 별 상관이 없어 보였고, 교사가 되기 위해 시험을 봐야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아니,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그것이 과목들의 필기시험이라는 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하긴, 이런 것도 사실 다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불만에 가득 차 있던 스물세 살의 자기합리화였을.. 2015. 8. 1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