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드라망 이야기 ▽738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 밑줄긋기 사실 인생에는 ‘번영’이라는 사건도 없고 ‘몰락’이라는 사건도 없다. ‘지극한 사랑’의 순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랑의 소멸’도 한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시간들은 매일 똑같은 것 같지만, 그런 매일이 모이고 쌓여서 흥망성쇠의 굴곡과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만든다. 조설근처럼 미세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면, 번영과 몰락이라는 이미지는 사라지고 수많은 사건이 교차하는 현재만 남는다. 그리하여 그 하늘과 땅처럼 넓었던 간극은 평범한 날들로 채워지고, 삶의 모순은 수많은 사건들의 필연적인 연결이 되는 것이다. 십수 년의 시간 동안, 그의 글쓰기는 단순히 과거를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찰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그의 기록은 그가 장담한 대로 우리에게 새로운 안목을 선사한다. 똑같은 것 같.. 2021. 10. 26.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 지은이 인터뷰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 지은이 인터뷰 1. 『홍루몽』은 『삼국연의』, 『수호지』, 『서유기』와 함께 중국 4대 명저로 꼽히는 책입니다만, 『삼국연의』 등에 비해서는 독자들에게 덜 알려진 편인데요. 먼저 『홍루몽』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홍루몽』은 가보옥과 임대옥, 설보차라는 세 명의 풋풋한 십대 소년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 줄거리인 대하소설입니다. 또 ‘몽’(夢) 자가 들어간 것에서 눈치챌 수 있다시피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판타지 소설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사대명저 중에서 『홍루몽』을 최고로 꼽고, 전 세계 문학인들에게도 『홍루몽』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바로 옆의 우리에겐 좀 생소하죠. 그건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수호지』나 『삼국지』와 같이 남성 중심적.. 2021. 10. 25.
감성시리즈 두 번째 책,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가 출간되었습니다! 감성시리즈 두 번째 책,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철이 없었죠, 『홍루몽』을 읽으려고 했다는 게…’ 『홍루몽』을 처음 읽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라고 감히 자신합니다. 저도 그랬었더랬지요. 120회나 되는 롱롱 스토리이니 독자들을 아주 들었다 놨다 하며 정신 못 차리게 하는 소설일 거라 생각했으나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까지 집 안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일들”(김희진, 『대중지성, 홍루몽과 만나다』, 북드라망, 2021, 30쪽)이 책 속에서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데…, 아! 정말이지 책을 놓아 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세미나만 아니었으면 그대로 작파해 버렸을 것이었지만, 세미나가 뭔지…(는 북드라망의 ‘깐부’출판사 봄날의박씨에서 나온 『.. 2021. 10. 22.
『이반 일리치 강의』 밑줄긋기 그런데 이반 일리치는 (도구를) ‘누가 소유하는가’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도구의 성격 자체가 어느 시점을 지나면 삶의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것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전통적인 좌파의 시각에서 보는 노동의 소외, 우울, 착취, 이런 문제들이 생산수단의 소유 문제보다는 생산수단, 곧 도구의 성격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거죠. 이런 점에서 일리치는 기존의 사고 방식들과 많이 달랐습니다.(39-40쪽) 우리 시대는 (일리치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도구 과잉’의 시대다. 가령 예를 들면, 나에겐 두 대의 유선 키보드와 세 대의 무선 키보드가 있다. 쓰다가 고장이 난 것을 그대로 두어서이기도 하고, 막상 고치려고 해도 딱히 ‘사용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2021.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