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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북-포토로그] 자전거 타기와 시 외우기

by 북드라망 2026. 10. 21.

자전거 타기와 시 외우기


#두 발 자전거 도전!
얼마전부터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의 두 발 자전거 타기 맹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운동 신경이 둔한 아이라 친구가 두 발 자전거를 탄다는 소식에 급히 따라 해보았는데요, ‘두 발 자전거 타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 것인가!’를 체감하며 아이 아빠와 저 모두 따라 붙어서 도와주었습니다. 아이는 4발 자전거도 타지 않았던 터라 자전거 타는 것 자체가 어려웠는지 10분 정도만 타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일주일에 서너번은 나가서 연습했답니다. 주말에는 조금 더 했고요. 아이 친구는 (자전거 타기가 그다지 좋지 않은) 집 앞 놀이터를 왔다 갔다 하더니 3일 만에 탔다고 하던데, 저희 아이는 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시간이 좀 더 걸리나보다 하고 그 후로 편안히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빠와 몇 번 더 자전거를 타고 다녔을까요?(사실 페달을 없앤 자전거를 끌고다니는 수준입니다!) 저는 며칠 만에 놀이터에 나가 아이가 자전거 타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웬걸요? 혼자 한 5-6m는 가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예 혼자 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도 않았는데요! 아이와 저는 눈이 동그래져서 서로 바라보았답니다. “오잉?!” 그렇게 오래 걸릴 것 같던 두 발 자전거 타기는 의외로 금세 끝났고, 아직 코너링이 익숙치 않아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니고 있지만 그래도 중심을 잡으며 앞으로 가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해졌답니다.

#시 외우기
아이가 요즘 “그래비트랙스”를 가지고 잘 놉니다. 그래비트랙스는 중력을 뜻하는 영어 ‘Gravity’에 트랙(trax)을 연결하여 공을 잘 굴러가도록 하는 놀이인데요, 트랙도 종류도 많은 터라 아이는 더 높고 다양한 트랙을 만들기 위해 여러 확장을 가지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이에게 미션을 주었습니다. 주역의 64괘를 외우면 주겠다. 달라이 라마의 아침 발원문을 암송하면 주겠다 등등. 그랬더니 아이는 어려울 법도 한데 미션을 하나하나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미션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외우기입니다. 요즘 학교에서 위인에 대해 배우는지, 세종대왕, 윤동주 이야기를 하고 <백명의 위인들> 노래도 흥얼거리더라고요. 그 노래에 “별 헤는 밤, 윤동주!”라는 가사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계절도 가을이고, 윤동주의 시를 외우면 좋겠다 싶어서 미션을 주었지요. 시가 길어서 세 번에 나누어서 외우게 시켰습니다. 이 시는 제가 고등학생 때, 국어 선생님께서 다 외우면 수행평가 점수를 준다고 하신 기억이 있습니다. 그 중 한 친구가 전부 외워서 놀랐었는데 그걸 초2 아들이 하고 있다니! 어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데, 나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나... 하며 생각해봅니다. 아이는 현재 2/3 정도까지 외웠고요 자기 전에 누워서 아이의 시를 듣고 있을 때 행복해지더라고요.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아! 사실 시를 낭송하는 것도 자전거 타기와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꺼낸 것이었습니다. 어려운 단어들이 나와 외우기 어려워하자 저희는 그냥 하루에 한번 씩 읽으라고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날 신기하게도 어제는 안 외워졌던 문장이 몸에서 흘러 나오는 것이지요! 아이는 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하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저는 이 낭송의 경험을 이미 감이당에서 체험(?)했고, 공부란 머리로 생각해서만 되는 것이 아닌 정말 몸으로 하는 ‘신체적인 사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고미숙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호모 쿵푸스'를 익히고 있는 요즘입니다. (호모 쿵푸스가 궁금하시다면,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를 서점에서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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